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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제조업이 아니라 한국의 경제 전체가 걱정이다 시사인 2024년 3/26일자의 커버스토리에 양승훈교수의 의견이 실렸다. 그는 사회학자여서 산업을 연구하는 나와는 다른 물에서 놀고 있지만, 아마 한번쯤은 어디선가 만났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그가 울산의 제조업에 대해 내놓은 걱정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제조업은 구상과 실행으로 구성된다. 그리고 구상과 실행이 분리되면, 양교수의 걱정처럼, 지방은 더욱 빠른 속도로 망가진다. 지금 한국이 그렇다. 미국은 실행에 해당하는 생산을 해외로 빼돌리고 구상만 하면서 부가가치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애플이 미국에서는 설계만 하고 생산은 중국에서 했던 것이 대표적이다. 국가는 기업 덕분에 부자여도 국민은 가난한 이유이다. 그래서 미국이 IRA법이나 반도체관련 법을 들고 나온 것이다. 아예 모든 가치사슬을 미국내.. 더보기
믿음을 묻는 딸에게, 아빠가 저자인 정한욱원장은 많은 나라에서 개안수술 등의 봉사를 하다가 마침내 무연고인 고창에 내려가서 안과를 개원했다. 시골에 노인을 위해 안과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일게다. 내가 이분을 알게 된 것은 여러 재난지역에 의료봉사 활동을 하며 돌아다니다가 아프리카에 수년간 의료선교사로 머물렀던 형님과 페북친구여서 나도 다리 건너 페북으로 친구가 되었지만, 아직까지 한번도 만난 적은 없다. 지난 2년간 고창군을 지원하는 일을 하면서도 병원에 찾아가질 않았으니 전형적인 온라인 친구인 셈이다. 내가 페북을 탈퇴했다가 복귀한 후에도 친구를 신청한 이유는 이분의 독서편력 때문이다. 폭넓게 다양한 책을 읽을 뿐 아니라 읽은 책을 요약 정리하는데 정말 진심이다. 사실 이분이 정리한 글을 읽으며 내가 읽을 책을 선택해보지만, 이.. 더보기
나의 올드 오크 켄 로치 감독, 2023년 개봉 오래전 같은 감독의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보았던 터라 어떤 분위기일지는 미리 짐작할 수 있었다. 전작에서는 1980년대 마거릿 대처 수상(한국에서는 그녀가 위인전에 포함되어 어린이들에게 영웅으로 세뇌되고 있지만, 많은 영국사람들에게는 한 사람의 악마일 뿐이었다)이 세계 최초로 신자유주의를 표방하면서 벌어진 결과를 한 가족의 삶을 따라가면서 보여주었다. 그들을 위해 존재한다고 믿었던 사회복지제도가 직장을 잃은 그들을 어떻게 배신하는지를 보여주는 신자유주의 영국의 가난한 자들의 삶. 이번에 관람한 ‘나의 올드 오크’는 전작의 연장선에서, 시리아 난민을 영국의 폐광된 탄광도시, 더햄에 정착시키면서 발생하는 에피소드이다. 폐광으로 일자리를 잃은 주민들은 그렇지 않아도.. 더보기
원명원(圆明园, 위안밍위안)과 영국의 뻔뻔한 아편 장사 지난해 여름, 북경에 일이 있어서 갔다가, 전부터 북경에 갈 때마다 가고 싶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던 원명원을 방문했다. 방학 기간이라 중국인 관광객이 넘쳐났고, 더운 날씨에 힘들었지만, 역사를 되짚어 본다. 우리가 일제에 나라를 빼앗겼던 아픔만큼이나 학습할 게 많은 역사이기 때문이다. 원명원의 기원은 1700년대 초, 청나라 황제였던 강희제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원명원은 강희제가 넷째 아들 옹친왕에게 하사한 정원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후 옹친왕이 옹정제로 즉위한 이후 증축했고 이후 건륭제 시절에도 거듭 증축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건륭제 말기부터 관리들의 부패로 청나라가 쇠퇴하기 시작했고, 이 시기에는 마침 인도를 식민지로 만들었고, 다시 호시탐탐 아시아를 노리던 영국이 동인도주식회사를 통해 중국의 .. 더보기
유모차와 유아차 신문을 읽다가 마음이 아픈 기사를 읽었습니다. 요즘, 단어에 대해 그 의미를 살펴 정정하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아마 그런 일의 하나로 유모차를 유아차로 변경하고 있나봅니다. 1. 단어의 문자적 의미로나 또 역사적인 경험으로나 유모차가 적절하지 않습니다. 다만 지금에 와서 단어를 그런 문자적의미로 사용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유모차라고 해서 크게 문제를 일으키거나 오해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걸 꼭 바꿔야 하느냐는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또 그런 단어가 한두개가 아닐 것입니다. 인정합니다. 2. 그러나 기사의 사진 속에서 발견한 글은 충격적입니다. 유아차는 중국에서 쓰는 말이라며 비아냥 대는 글 말입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일상 단어 중에 (구체적으로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아마.. 더보기
남북, 그리고 한반도 주변 외교 어제 저녁(2023/9/23) 뉴스에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시진핑주석과 한덕수총리가 만나서 우호적인 대화를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런데 이를 해석하는 기자나 인터뷰 및 외교부 관계자의 설명을 듣기가 민망했다. 지난 30년 이상 지속된 한반도주변 외교 관계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없는 발언이었기 때문이다. 북은 언제나 2극외교를 견지해왔다.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자신의 필요를 따라 양쪽을 오가며 문제를 풀어나갔다. 핵무장에 대해 남측이 중국을 통해 압박하면 북측은 러시아에 우호적인 태도로 압박을 피해가는 식이다. 중러는 서로 비친미국가그룹의 수장역할을 하고 싶기 때문에 경쟁적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던 북측이 오랫동안 희망했던 중국식 개방정책을 실현하려면 대미관계를 풀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트럼프시절.. 더보기
혜우당의 아침 쓰을쓰을쓰르르르 쓰을쓰을쓰을쓰르르르르 낮엔 너무 더우니 새벽에 놀겠다고 쓰르라미 시간을 무시하고 운다 뽀로롱 뽀롱 부지런한 새가 벌레를 잡는 법이라고 이름 모를 새는 겁을 준다 어슬렁거리는 이웃 개를 위협하며 굵은 목소리로 으르렁 거리는 둥이 슬금슬금 달아나니 아차차 금새 목소리를 바꾸어 부드럽게 불러보지만 이웃집 개는 돌아오지 않는다 구구 구구 산비둘기 한 마리 뒷북을 친다. 2023.7.30. 아침 더보기
고도 성장은 불가능하다 문재인정부가 시작될 때, 우리 사회의 근본 문제는 다음 두 가지라고 생각했다. 이 문제는 그 때 갑자기 생각했던 것이 아니라 오래 누적된 생각의 결론이었고, 지금도 변함이 없다. 1. 낮은 출생률 2. 고도 성장 불가 2번부터 거칠게 정리해보자 이미 한국경제는 과거와 같은 고도 성장이 불가능한 단계에 진입했다. 가난한 나라는 조금만 노력해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지만 한국처럼 이미 충분히 성장한 나라는 조금만 성장해도 그 절대적인 증가량 규모는 가난한 나라의 10-20% 성장에 해당할 만큼 증가한다. 게다가 폐쇄경제에서 경제의 장기성장률은 인구증가율로 수렴한다. 인구증가율이 낮아지거나 아예 감소하면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방향으로 이동한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과거의 고도성장을 정치적으로 이용해먹고 싶은 자들.. 더보기
빌바오구겐하임미술관, 포드 모델A, 바스크민족주의 빌바오, 지금은 전혀 다른 일을 하지만 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했던 아들이 종종 비정형성 건축의 상징이라고 말하던 빌바오구겐하임미술관이 있는 곳이다.(사진1 +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 나무위키 (namu.wiki) 참고) 이곳에 전시된 미술품보다 건물이 워낙 유명해서 내부 작품 관람에 큰 공을 들이지 않았다.(미술 까막눈이기도 하다^^). 미술관 건물을 안팎으로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입장료 값어치를 한다. 여행을 할 때는 가능한 그곳을 기억할 만한 기념품을 구입한다. 물론 그 나라의 명품 비슷한 것에는 눈도 돌리지 않아 큰 돈을 쓰는 것은 아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비싸게 주고 산(38유로) 미술관 전경을 담은 액자(사진2)가 내 책장의 한 칸을 차지했다. 포드 모델A 호텔에 들어서니 로비에 1.. 더보기
스페인에서의 첫날밤-윤석열차? 한일장신대 차정식교수가 이끄는 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 여행에 신청해서 함께 하기로 했다. 일정이 너무 빡세서 여러번 고민했지만, 나름 의미 있는 여행이 될 것 같았다. 인천을 출발해서 두바이를 거쳐 마드리드에 도착한 후, 다시 긴 시간을 육로로 이동해 빌바오에 도착했다. 첫날 부터 이번 여행이 얼마나 힘든 여정이 될지 암시하는 듯 했다. 도착 후 저녁식사 장소는 우리식으로 하면 기사식당 비슷한 곳이었다. 대륙을 운행하는 대형트럭들의 정비소가 밀집되어 있고 운전기사들이 잠을 자는 동네로 보였다. 우리네 기사식당이 그러듯이 지친 몸에도 식사는 맛있었다. 식당 내부에는 벽화가 가득 그려져 있었고, 흥미를 느낀 내가 벽화를 사진 찍자, 사장으로 보이는 남자가 나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마당을 둘러 싼 담장에도.. 더보기
정치하는 사람과 정치인 1 극동아시아에서 시작하는 육지는 계속 서쪽으로 이어져 이곳 ‘까보 다 로카’에서 드디어 대서양을 만나면서 끝난다. 포르투갈에 있는 땅끝마을이다. 성서 속의 이야기, 요나가 야훼의 명을 거부하고 도망치려던 곳 다시스가 이곳이 아닐까? 잠시 막연한 추측을 해본다. 이곳에는 십자가를 위에 얹은 돌탑이 서있다. 거친 바다바람이 날리는 모래가 종아리를 때려 따끔거린다. 사진을 찍고 싶어 폰을 꺼내지만 바람에 몸을 가누기 어려워 원하는 그림이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 우리 모두는 뜻을 세우고 살아가지만, 그 길을 가기 위해서는 모진 바람과 시련을 이기면서 나아가지 않으면 방향을 잃게 마련이다. 끊임없이 내가 가는 길이 내 욕심이 아닌지 살펴보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서 정치인이 되는 것과 정치하는 삶은 일치하지 않을 .. 더보기
일당 지배국가의 음모 세상에는 왕정국가도 많고 일당지배 국가도 적지않다. 흔히 일당지배국가라고 하면 쉽게 중국의 공산당을 떠올리지만, 사실은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부르는 국가 중에도 있다. 그 대표가 일본이다. 물론 일본에는 많은 군소정당이 있다. 그러나 수구보수진영의 양대 정당이었던 자유당과 민주당의 야합(1955년)으로 탄생한 자유민주당(자민당)은 일본 국민들의 변화요구에 잠깐 정권을 놓은 것을 빼면 줄곧 정권을 놓지 않은 장기집권 정당이다. 풀뿌리 정치를 빼면 사실상 일당지배국가이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시도가 있었다. 1990년 위기에 몰린 군부 쿠데타세력은 당시 4개 정당으로 나뉜 정당체제 중에서 3개의 정당을 통합하여 민주자유당(민자당, 일본 자민당과 글자 순서만 다르다)을 출범시킨다. 일본식 영구집권 시도였다. 지금.. 더보기
일본 엔화 환율의 급변이 걱정이다. 어제 엔화 환율이 100엔당 800원대에 진입했다. 표면적으로는 한국은 이자율이 높고 일본은 낮은 탓이다. 당장 나타날 일은, 1)한국에서 일본으로 떠나는 관광객이 늘어날 것이다. 시간이든 돈이든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원화가치가 높아 일본관광의 유혹이 크기 때문이다. 이게 문제는 아니다. 2)일본이 과거사 문제로 화이트리스트 배제라는 자충수를 두었고 한국은 소부장 국산화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화이트리스트 품목들을 국산화하거나 대체수입선을 발굴해서 한국경제는 아무 문제가 없게 되었다. 그러나 이런 환율변화는 심각하다. 국산품이나 대체수입품의 가격이 일본산보다 비싸져서 그동안의 노력이 도로아미타불이 되기 때문이다. 3)이미 대중관계 악화로 무역수지 적자가 심각한 수준인데 대일 무역적자.. 더보기
미국의 IRA법(전기차관련 규제)은 성공할 수 있을까? 미국이 인플레감축법이라고 이름을 붙이고서는 사실상 무역장벽을 높게 쌓아올리는 제도를 도입했다. 이 제도로 미국은 더 이상 자유무역을 추구하지도, 자유시장국가라고도 우길 수 없게 되었다(여전히 이렇게 믿는 나라는 미국을 제외하면 한 나라뿐인듯 하다). 여기에 한국산 전기차들이 규제치를 통과하지 못해 전기차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되었다는 소식도 들린다. 다들 우와좌왕하고 있다. 그래서 이법은 중국을 겨냥한 듯 보이지만, 노골적으로 한국을 겨냥한 법이다. 중국산전기차를 미국에 수출하기에는 원가경쟁력은 높아도 제품경쟁력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 자동차회사들은 아직 전기차 시대에 진입하지 못했다. 미국의 입장에서 그 법의 성공여부는 5년쯤 뒤에나 확인할 수 있겠지만, 그다지 성공적이지는 않을 것 같다. 첫째는.. 더보기
김포도시철도가 압사 수준이라는데… 불가사의한 일이다. 어디 김포만그럴까? 다른 지하철도 부분 부분 그렇다. 그런데도 국가에 아무 대책이 없다. 모든 국민이 서울에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모여들고, 지하철이 이태원 참사와 다를바 없는데… 모든 공기업과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해도 부족한 판에 포스코는 반대로 서울로 이전했다. 지옥.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87556.html 더보기
틱톡이나 페이스북이나… 요즘 미국을 중심으로 틱톡이 무슨 핵무기나 되는 것처럼 난리다. 이런 일은 미의회 청문회를 계기로 더욱 소란스러워졌다. 그러나 정작 청문회에서 드러난 증거는 아무 것도 없다. 제노포비아. 중국과 연관되면 모두 악마라고, 제재해야 한다고 외칠 뿐이다. 오랫동안 이슬람에게 하던 행동의 대상만 바뀌었을 뿐이다. 내게는 틱톡이나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심지어 카카오톡도 본질적으로 전혀 다르지 않다. 몇달 전까지 사용하던 페이스북 마저 탈퇴했다. 나의 인생이 그곳에 기록되어 있는데, 그 정보가 다른 나라로 이전되는 것에 동의해야 사용할 수 있다. 아예 드러내놓고 정보수집용으로 활용하겠다며 동의하라고 압박한다. 이 모든 메신저들이 돈벌이를 위해 내 정보를 기업들에 팔아넘기는 것을 비즈니스모델이라고 부르며 .. 더보기
또 다시 핵무기를 실전에 투입하는 미국과 영국 영국이 우크라이나에서 열화우라늄탄을 공식적으로 사용하겠다고 한다. 러-우 전쟁을 걱정하는 것은 이 전쟁에 핵이 사용될 가능성 때문이다. 미-영은 이미 이 포탄을 이라크와 발칸에서 사용했다. 그러나 상대방이었던 국가들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파장이 작았다. 그럼에도 기형아 탄생이 급증했었다. 게다가 러-우 전쟁은 다르다. 러시아가 핵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앵글로색슨들이 핵전쟁을 유도하고 있다. Ukraine war: UK defends sending depleted uranium shells after Putin warning https://www.bbc.co.uk/news/world-europe-65032671 Ukraine war: UK defends sending depleted ur.. 더보기
용서라는 말의 치열함에 대하여 “그러니까 저는 이 사람이 천벌 받는 것을 전제로 용서했던 거죠. 용서라는 말을 함부로 쓸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스스로 고통스럽지 않을 때가 되어야 비로소 용서를 할 수 있어요. 계속 피를 흘리고 있을 때는 용서할 수가 없죠.” 더보기
새봄을 알리는 향기 공원의 매화가 피기 시작한다. 단 두 송이가 피었는데, 핀 꽃의 향기가 코끝에 맴돈다. 그렇게 향기나는 삶은…… 더보기
그림; 교회, 우리가 사랑한 한국교회사 100년에서 제법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교회 72개를 담채화로 그린 책이다. 코로나 기간 동안 이근복목사님이 손수 그린 그림들이다. 물론 그림만 있는 그림책은 아니다. 그 교회를 왜 선택했는지를 암시하는 두 쪽 남짓의 글이 함께 있다. 이근복목사님은 한국 현대사에서 교회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순간마다 현장에 있었다. 1991년 봄, 백병원 앞에서 만나뵌 이후 간간히 소식만 들었는데, 반가운 책을 발견했다. 청파교회 김기석목사님이 적은 추천사의 일부를 옮겨본다. “그가 그린 교회 그림을 유심히 바라보다 보면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중략)… 각 교회의 역사와 결정적 순간들을 떠올리며 그 빛나는 순간이 재현되거나 지속되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고 있음을 알기에 각각의 그림을 무심히 바라볼 수 없었.. 더보기
공정위가 노동탄압하는 나라 미국의 역사에서 남북전쟁이 끝난 후, 1800년대 후반은 산업혁명이 절정에 이르러 여러 가지 사회문제를 낳았다. 카네기 같은 입지전적인 부자가 탄생한 시절이기도 하다. 이들이 기업 합병이나 담합을 통해 사회적으로 끼친 죄악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기업합병과정에 전투가 벌어지는가 하면, 노조를 상대로 전투를 벌이기도 하지만, 사법처리 대상은 오직 노동자들뿐이기도 했다. 인종 카스트가 부활하고, 링컨이 주장했던 노예 해방은 사실상 이루어지지 않았다. 휴가나 쉬는 시간이 없이 이루어지는 장시간 노동에 임금은 낮았고, 노동환경은 끔찍했다. 1890년에만 2,451명의 철도 노동자가 근무중에 목숨을 잃었고 다친 사람은 22,000명이 넘었다고 한다.(, 폴 S.보이어 지음, 김종원 옮김, 위즈덤하우스, 2021).. 더보기
짱깨주의의 탄생 2018년 크리스마스에 우리나라 언론을 도배질 했던 중국 뉴스. “크리스마스가 사라진 중국”. 물론 새빨간 거짓말이다. 나는 언제부터서인가 중국뉴스는 언론사(홍콩의 언론사 포함)에 상관없이 믿지 않게 되었다. 내가 가서 본 것과 중국 밖에서 듣고 보는 뉴스는 달라도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한미의 언론은 의도된 조작이거나 크게 양보해도 무식한 공상인 경우가 많았다. 사람들이 중국에 대해 착각하는게 있다. 시스템은 고도로 발전했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추적하고 처리하는 시스템이 좋다고 해서 사전에 통제가 가능할 것이라고 믿는 착각. 중국은 인구가 많고 국토가 넓어서 완벽한 통제가 불가능하다. 두번째는 해외 경험을 한 인구가 넘쳐나고 그래서 이미 국민의 생활 속에 서구문명이 깊숙이 들어와 있는데, 크리.. 더보기
고 이영석교수님, 고 손용엽교수님 (2022/02/16) 어제 이영석교수님의 부고를 들었다. 2010년대 중반 내가 몰입했던 주제는 제4차산업혁명이었다. 그리고 이교수님은 영국사, 특히 산업혁명기 역사에 두분의 대표학자 중 한분이다. 이교수님은 역사학자, 그리고 다른 한분은 경제사 학자이다. 이 당시 나는 이교수님의 연구를 많이 참조했고, 기회가 되면 만나뵙고 혜안을 듣고 싶었다. 그러나 동료교수들과 조금 다른 관점에서 책(AI시대와 영화, 그리고 시)을 내고 이어서 바로 벌어진 지엠군산공장 철수 사태 때문에 이 주제는 한쪽으로 제켜둘 수 밖에 없었다. 그 사이에 이교수님의 부고를 듣게 된 것이다. 더 마음이 편치 않은 것은 이교수님의 부인이 알고 보니 내가 초등학교 고학년 때 부터 알았던, 그러나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로는 몇차례 잠시 스쳐가며 인사를 했을 뿐.. 더보기
임영신, 유가일, 임은정 내가 우리나라에서 마음으로 존경하는 세 여성이 있다. 물론 젊어서는 나보다 선배들을 존경했는데, 요즘은 내가 늙어서 나보다 젊은 분들을 존경하게 된다. 인생은 그런 것이다. 후생가외. 임영신, 이라크 전쟁에 인간방패로 참가하셨고, 이후로도 이매진피스를 통해 평화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유가일(유은하), 임영신님과 함께 이라크 전쟁에 인간방패로 참가하셨고, 이후에도 제주강정기지 반대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문제는 그 후유증을 심각하게 겪었고 최근에는 노동을 하면서 많이 회복되었다. 그래서 새로운 평화활동을 위해 뒤늦은 유학을 준비중이다.(이글을 처음 쓴 때로부터 4달이 지나 비자 문제로 중단되었다) 임은정, 우리 시대 진정한 검사이시다. 검새가 아닌… 온갖 핍박 속에서도 검찰의 바른 자리매김을 위해 묵.. 더보기
지성주의 지성주의: 내가 어울렸던, 정확하게는 나를 외국인이라고 외로울까봐 친구가 되어주었던 이들은 성경을 읽을 때 언제나 현재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했다. 예술, 학문, 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서 자기 분야에서 창조질서를 이야기 하며, 그래서 장애나 난민 문제 등을 하나님의 창조세계 속에서 캐나다라는 축복 받은 땅에 사는 자기들의 책임이라는 관점에서 이야기하고 실천했었다. 이 모임이 진행되는 Swallowfield farm은 드그루씨의 집 겸 농장이다. 드그루씨는 노예무역이 자기 조상인 네덜란드 무역상들이 시작했다는 사실을 늘 고백하고 회개했다. (사족1: 지성이라곤 약에 쓰려도 찾아볼 수 없는 사람들이 윽박지르는 반지성주의 말고…) (사족2: 이런 행사를 준비할 때면 이들은 보통 한사람이 100.. 더보기
전나무 숲의 떡갈나무 키가 큰 침엽수가 밀집해 있는 숲속에 활엽수 한 그루가 외롭게 서있다. 곁 가지를 내놓은 흔적 하나 없이 가늘게 위로만 솟아올라 마침내 침엽수 위로 하늘을 향해 잎을 피워내고 햇빛을 만끽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렇게 살자. 더보기
몬스테라 다섯장의 잎이 난 다음부터 나오는 잎은 잎에 큰 구멍이 생긴다고 한다. 나중에 난 잎이 더 빠르게 성장하면서 이미 난 잎을 덮게 되는데, 햇빛이 가려져서 먼저 난 잎이 살수 없게 되는 것을 막으려고 잎에 구멍이 나는 것이라고 한다. 추측컨데 monstera라는 이름은 monster(괴물)와 어원이 같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나중에 난 잎이 더 싱싱하고 큰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나중에 난 잎이 자신을 키우는데 필요한 양분을 제공했던 먼저 나온 잎을 배려하는 이 식물은 결코 몬스터가 아니다. 오히려 세대갈등으로 전전긍긍하면서 그것을 정의라고 말하는 대한민국이 진짜 몬스터 아닐까? 더보기
소설 파친코 파친코를 덮으면서 온갖 상념이 스쳐지나간다. 하나는 한국사람들은 여전히 조총련과 민단으로 분열된 듯이 일본에 대한 태도가 분열되어 있음. 일본은 전쟁범죄에 대해 늘 모호한 태도를 취했다. 자신들의 전쟁범죄를 원폭의 희생자였음을 내세워 덮으려 한다. 당하기는 미국에 당해놓고 자신들이 아시아에 가한 범죄를 퉁치려는 야비함. 미국에 항의하지도 못한다. 유럽에서 당한 박해를 팔레스타인에 되돌려주면서도 돈으로 장악한 언론을 통해 적절히 미화하는 유태인들 흉내를 내려는 것인지 모르지만 유태인들이 도와줄리가 없다. 두번째는 우리 안의 외국인(노동자)을 대하는 혹은 대응하는 우리의 태도가 일본인들보다 도대체 나은 점이 있는가 하는 의문. 외견상으로는 좀 나아보이겠지만, 100년의 시차를 고려하면 정말 야만국가 아닌가? 더보기
눈오는 날 싸박싸박 비오는 날 장감장감 15년쯤 전에 남는 시간을 보내려고 들어간 서점에서 눈에 띈 책. 싸박싸박 읽을 요량으로 사 들고 나왔지만, 그 오랜 시간을 책장의 장식품으로 앉아 있었다. 문득 꺼내 들었는데, 멋진 말이 눈에 들어온다. 요즘 새파란 정치인들에게선 날내가 난다. 나잇 살 들어 원로 행세를 하는 자들에게선 군둥네가 난다. 나도 군둥네 날 나이이다. 더보기
조선업 호황이 아니라 위기일 수도 있다. 한국 조선업이 일본을 이긴 것은 빠르게 IT화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일본 조선업은 역사가 오래되어 전통적으로 도면을 문서로 보관했는데 비해 우리는 뒤늦게 뛰어들어 경쟁을 했기 때문에 일찌감치 도면을 디지털상태로 보관했지요. 덕분에 수주경쟁에서 빠르게 도면을 제시하면서 일본을 넘어섰습니다. 그러나 조선업 공정의 대부분은 용접이고, 선박용접은 자동차와 달리 자동화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점이 저가 공세로 추격해오던 중국을 따돌릴 수 있는 무기가 되었습니다. 용접숙련공들은 중국의 비숙련 상태의 노동자들보다 고품질의 용접을 했고(설계도면대로 블럭을 이어붙이면 용접오차가 발생하는데 이 오차가 거의 없게 용접하는 것이 핵심 중 하나라고 합니다) 중국은 건조시간과 원재료비용에서 한국을 따라잡을 수 없었던 것이지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