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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꼬라지/경제

조선업 호황이 아니라 위기일 수도 있다.

한국 조선업이 일본을 이긴 것은 빠르게 IT화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일본 조선업은 역사가 오래되어 전통적으로 도면을 문서로 보관했는데 비해 우리는 뒤늦게 뛰어들어 경쟁을 했기 때문에 일찌감치 도면을 디지털상태로 보관했지요. 덕분에 수주경쟁에서 빠르게 도면을 제시하면서 일본을 넘어섰습니다.

그러나 조선업 공정의 대부분은 용접이고, 선박용접은 자동차와 달리 자동화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점이 저가 공세로 추격해오던 중국을 따돌릴 수 있는 무기가 되었습니다. 용접숙련공들은 중국의 비숙련 상태의 노동자들보다 고품질의 용접을 했고(설계도면대로 블럭을 이어붙이면 용접오차가 발생하는데 이 오차가 거의 없게 용접하는 것이 핵심 중 하나라고 합니다) 중국은 건조시간과 원재료비용에서 한국을 따라잡을 수 없었던 것이지요.

문제는 조선사들이 용접부분을 물량팀에게 맡기면서 지금 조선사에는 숙련공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합니다. 게다가 이미 조선현장을 떠난 용접공들이 다시 조선소로 돌아갈 이유가 전혀 없다는 점이 또다른 문제입니다. 결국 아무리 수주해도 더 이상 고품질로 신속히 건조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반대로 중국은 과거 우리가 축적했던 기술을 확보해나아가고 있어서 우리가 비웃던 중국, 즉 수주해놓고선 건조가 지연되어 적자에 빠지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원칙을 버리면 부메랑이 돌아오는 법입니다.

https://m.hani.co.kr/arti/economy/marketing/1052346.html?_fr=fb&fs=e&s=c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