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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그리고 한반도 주변 외교

어제 저녁(2023/9/23) 뉴스에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시진핑주석과 한덕수총리가 만나서 우호적인 대화를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런데 이를 해석하는 기자나 인터뷰 및 외교부 관계자의 설명을 듣기가 민망했다. 지난 30년 이상 지속된 한반도주변 외교 관계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없는 발언이었기 때문이다.
북은 언제나 2극외교를 견지해왔다.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자신의 필요를 따라 양쪽을 오가며 문제를 풀어나갔다. 핵무장에 대해 남측이 중국을 통해 압박하면 북측은 러시아에 우호적인 태도로 압박을 피해가는 식이다. 중러는 서로 비친미국가그룹의 수장역할을 하고 싶기 때문에 경쟁적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던 북측이 오랫동안 희망했던 중국식 개방정책을 실현하려면 대미관계를 풀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트럼프시절 끈질기게 북미관계 개선을 위해 공을 들이기도 했다.
문제는 남측이다. 우리는 미국 일극체제의 국제관계 속에 있어서 선택의 수단이 없다. 언제나 외교적 수단이 뻔하다. 그래서 외교라는 관점에서 보면 언제나 북측에 비해 어린애 같은 외교밖에 하지 못했다.
그래서 고 김대중 정부에서 본격적으로 추진했던 전략이 미국을 통하지 않는 전략적 선택지를 늘리는 것이었고, 그것은 중러와 직접 외교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었다. 덕분에 중러와 교역을 늘리면서 경제적으로는 미국 의존도를 낮추면서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문재인정부에서는 대북 직접 외교를 더 크게 늘리려는 시도를 했다. 한반도의 안정과 이를 바탕으로 하는 안정적 성장이라는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그것이 트럼프와 김정은의 직접 회담에 중간 다리 역할을 한 배경일 것이다.
이번 정부의 외교는 외교라는 단어를 쓸 수도 없는 수준으로 망가졌다. 대북관계의 악화는 물론이고, 대중, 대러 관계도 실종되었다. 당연히 경제는 망가지고 세수가 급감했다. 그런데도 정신을 못차리고 미국에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를 넘겨주었다. 일본에는 역사를 송두리채 넘겼다.
이런 지경인데, 뉴스해설에서 여전히 북핵문제에 대해 중국의 역할을 운운했다. 이런 주장은 미국이 한중관계를 나빠지게 만드는 가장 손쉬운 수단이다. 그런데도 마치 양국관계가 좋아질 것처럼 보도하면서 이런 상충되는 해설을 내보내는 것을 어찌 해석해야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