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음악*사진&생각 썸네일형 리스트형 김교신선생님 (1994년 어느 날 작성했으나 잃어버린 글이었는데, 퇴직하면서 사무실을 비우다가 기적적으로 최초 메모한 것을 발견하여 다시 작성했다.)나는 한국현대사에서 선생님처럼 위대한 스승이 또 있다는 말을 아직 듣지 못했다. 내 이야기가 허풍이라고 생각되는 분은 부디 를 읽어 보시기 바란다. 물론 선생님은 1945년 4월에 44세를 일기로 돌아가셨으니, 내가 태어나기 무려 15년 전의 일이다. 선생님에 대해서는 류달영교수(https://ko.wikipedia.org/wiki/류달영)의 제자였던 선친을 통해서 어렴풋이 들어 알았고, 성인이 되어서 비로소 몇 가지 간단한 문헌을 통해 선생님을 배웠다. 그리고 선친의 뜻을 따라 나 역시 교육자가 되었다. 마침 내가 서점에서 우연히 위 책을 발견한 것이 1994년, 즉 .. 더보기 이처럼 사소한 것들 이처럼 사소한 것들, 클레어 키건 지음, 홍한별 옮김, 다산책방, 2024 이 책은 2024년 소설부문 판매 1위라고 해서 손에 잡았다. 소설은 단순해서 순식간에 읽을 수 있다. 다만 번역자가 처음 도입 문장을 번역하기 힘들었다고 고백하는 것처럼 소설의 서술은 매우 섬세한 묘사체로 되어 있다. 그러나 스토리 전개는 복잡하지 않다.아일랜드의 한 마을에서 석탄과 장작 등 땔감을 공급하며 살아가는 주인공 펄롱은 어느 날 수녀원에 석탄을 배달하러 갔다가 석탄 광에 버려진 한 소녀를 발견한다. 그 소녀는 자신을 도망치게 도와달라고 했고, 그게 여의치 않으면 자살할 수 있게 강물로 데려다 달라고 한다. 그러나 펄롱은 그 소녀를 수녀원장에게 데려다 준다. 수녀원장은 수녀들에게 그 소녀를 잘 대해주는 모습을 연출하도록.. 더보기 희랍어 시간 희랍어시간, 한강, 2011, 문학동네희랍어시간은 한강이 쓴 장편소설이다. 먼저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강연, “빛과 실”에서 일부를 옮겨 보자.…(전략)…우리의 가슴과 가슴 사이. 그걸 잇는 금(金)실- 빛을 내는 실.…(중략)…세번째 장편소설인 를 쓰던 2003년부터 2005년까지 나는 그렇게 몇 개의 고통스러운 질문들 안에서 머물고 있었다. 한 인간이 완전하게 결백한 존재가 되는 것은 가능한가? 우리는 얼마나 깊게 폭력을 거부할 수 있는가? 그걸 위해 더이상 인간이라는 종에 속하기를 거부하는 이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중략)…그 다음의 소설 는 이 질문들에서 더 나아간다. 폭력을 거부하기 위해 삶과 세계를 거부할 수는 없다. 우리는 결국 식물이 될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 더보기 엔니오 모리꼬네, 영화음악의 전설 (2023.7.22 씀)우리 세대는 마카로니 웨스턴이라고도 하는 이탈리아 서부극을 보면서 학생시절을 보냈다. 그리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엔니오 마리꼬네를 사귀었다. 그의 음악은 우리에게 영화를 기억하는 수단이었고, 울고 웃고 심각해졌다가 낄낄거리게 만드는 장치였다. 서부극에서 그의 음악이 재치 발랄한 효과음악이었다면, 미션에서는 웅장한 교향곡이었다. 그의 음악세계는 넓고 깊게 발전했다. 아카데미는 철저히 그를 덮으려 했다. 여러 차례 음악상 후보에 올랐고 많은 영화인들이 그의 수상을 예상했지만, 결국 오스카상의 인종차별이 국제적인 문제가 될 때쯤 여섯번 만에 음악상을 받을 수 있었다.클래식 음악을 전공했고, 그의 스승과 동료 작곡가들에게 영화음악을 한다는 이유로 정통을 벗어났다는 이유로 무시 당해 외로웠다.. 더보기 더 스위머스 The Swimmers (2023.5.13. 씀)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나이가 들어가고 국제관계를 살펴볼수록 다른 나라의 인권에 대해 말하는 것이 사실은 전쟁을 하고 난민을 만들자는 말과 동의어가 아닌가 의심이 든다. 미.영 동맹이 인권을 주장하며 벌인 전쟁과 반군지원으로 죽은 민간인이 그 인권탄압으로 죽은 사람의 수십배에 달하고 그보다 수백배 많은 사람들이 난민으로 세계를 떠돌며 탄압받고 있다. 그래서 드는 생각이, 인권이란 어떻게든 자기 나라에서 살아가게 돕는 것이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인권은 없다.*전직 국가대표 수영선수인 아버지에게 수영 훈련을 받는 시리아 자매가 내전 중인 시리아를 탈출해 독일에 정착한다. 그 목숨을 건 탈출과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2023.5.13. 더보기 H마트에서 울다 H마트에서 울다미셸 자우너 지음, 정혜윤 옮김, 문학동네 펴냄지은이 자우너의 아버지는 미국인으로 마약에서 빠져나와 한국에 중고차판매원으로 왔다가 자우너의 엄마를 만나 결혼하고 자우너를 낳은 후 곧 미국으로 돌아갔다. 자우너는 그렇게 이민자 2세로 성장했다. 그(녀)는 인디 팝 밴드인 재패니즈 브렉퍼스트(Japanese Breakfast)의 기타와 보컬을 맡고 있다. 밴드의 이름은 결성할 당시 아침 식사를 일본식으로 먹고는 즉흥적으로 정한 이름이라고 한다. 세계 공연 여행을 다녔고, 한국 홍대 앞에서도 공연을 한 적이 있는 인디 팝계에서는 제법 알려진 밴드이다. 지은이는 이민 1세대인 자신의 엄마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중간중간 자신의 성장과정을 끼워 넣는다. 자우너의 성정과정은 한국의 이민자들 혹은 다문화가.. 더보기 이타와 시여 이타와 시여 (利他와 施與), 강명관 지음, 푸른역사(2024) *한문학자의 책이어서 요즘은 잘 사용하지 않는 한자말이 많아 일부는 풀어 썼다.머리말저자의 설명을 요약해보자면, 이타(利他)란 '이타적 행위'를 말한다. 이타적 행위는, 행위 주체가 자신에게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감내하면서 타자에게 이익을 주는 행위다. 자기손실의 양상과 범위는 대단히 다양하고 넓다. 재화나 노동력의 감소, 시간이나 기회의 상실, 나아가 신체•생명의 희생까지 포함한다. 이타적 행위의 주체는 보상을 바라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이타적 행위를 했다는 사실 자체를 망각한다. 이것을 이타적 행위 주체의 ‘보상 기대 부재', '자기망각'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이타적 행위는 다양하지만 가장 많은 경우는 경제적 위기에 빠진.. 더보기 음악으로 극복한 차별, 디베르티멘토 (divertimento) 디베르티멘토: 희유곡(喜遊曲).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에 걸쳐 독일이나 오스트리아 등에서 특히 유행된 다악장의 곡이다. 하이든이나 모차르트의 경우는 격식에 치우친 음악이라기보다 오히려 마음 편히 들을 수 있는 음악 또는 오락적 요소가 짙은 음악으로, 궁정이나 귀족사회의 일종의 살롱음악에 가까웠다.(위키피디아)아랍계 프랑스 이민자 가정에서 자란 쌍둥이 자매 중, 자히아는 어려서 부모와 함께 TV에서 시청했던 라벨의 볼레로를 들으면서 저절로 손을 흔든다. 영화 속에서 이들 자매는 비올라와 첼로를 배우는 고등학생이었다. 동생 페투마는 계속 첼리스트로 살아가지만, 언니 자히아는 세계에 몇명 안되는 여성지휘자의 길을 간다. 이들 자매는 파리 외곽의 스탱이라는 가난한 동네에 살았지만, 지휘와 첼로를 배우기 위.. 더보기 믿음을 묻는 딸에게, 아빠가 저자인 정한욱원장은 많은 나라에서 개안수술 등의 봉사를 하다가 마침내 무연고인 고창에 내려가서 안과를 개원했다. 시골에 노인을 위해 안과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일게다. 내가 이분을 알게 된 것은 여러 재난지역에 의료봉사 활동을 하며 돌아다니다가 아프리카에 수년간 의료선교사로 머물렀던 형님과 페북친구여서 나도 다리 건너 페북으로 친구가 되었지만, 아직까지 한번도 만난 적은 없다. 지난 2년간 고창군을 지원하는 일을 하면서도 병원에 찾아가질 않았으니 전형적인 온라인 친구인 셈이다. 내가 페북을 탈퇴했다가 복귀한 후에도 친구를 신청한 이유는 이분의 독서편력 때문이다. 폭넓게 다양한 책을 읽을 뿐 아니라 읽은 책을 요약 정리하는데 정말 진심이다. 사실 이분이 정리한 글을 읽으며 내가 읽을 책을 선택해보지만, 이.. 더보기 나의 올드 오크 켄 로치 감독, 2023년 개봉 오래전 같은 감독의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보았던 터라 어떤 분위기일지는 미리 짐작할 수 있었다. 전작에서는 1980년대 마거릿 대처 수상(한국에서는 그녀가 위인전에 포함되어 어린이들에게 영웅으로 세뇌되고 있지만, 많은 영국사람들에게는 한 사람의 악마일 뿐이었다)이 세계 최초로 신자유주의를 표방하면서 벌어진 결과를 한 가족의 삶을 따라가면서 보여주었다. 그들을 위해 존재한다고 믿었던 사회복지제도가 직장을 잃은 그들을 어떻게 배신하는지를 보여주는 신자유주의 영국의 가난한 자들의 삶. 이번에 관람한 ‘나의 올드 오크’는 전작의 연장선에서, 시리아 난민을 영국의 폐광된 탄광도시, 더햄에 정착시키면서 발생하는 에피소드이다. 폐광으로 일자리를 잃은 주민들은 그렇지 않아도.. 더보기 원명원(圆明园, 위안밍위안)과 영국의 뻔뻔한 아편 장사 지난해 여름, 북경에 일이 있어서 갔다가, 전부터 북경에 갈 때마다 가고 싶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던 원명원을 방문했다. 방학 기간이라 중국인 관광객이 넘쳐났고, 더운 날씨에 힘들었지만, 역사를 되짚어 본다. 우리가 일제에 나라를 빼앗겼던 아픔만큼이나 학습할 게 많은 역사이기 때문이다. 원명원의 기원은 1700년대 초, 청나라 황제였던 강희제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원명원은 강희제가 넷째 아들 옹친왕에게 하사한 정원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후 옹친왕이 옹정제로 즉위한 이후 증축했고 이후 건륭제 시절에도 거듭 증축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건륭제 말기부터 관리들의 부패로 청나라가 쇠퇴하기 시작했고, 이 시기에는 마침 인도를 식민지로 만들었고, 다시 호시탐탐 아시아를 노리던 영국이 동인도주식회사를 통해 중국의 .. 더보기 용서라는 말의 치열함에 대하여 “그러니까 저는 이 사람이 천벌 받는 것을 전제로 용서했던 거죠. 용서라는 말을 함부로 쓸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스스로 고통스럽지 않을 때가 되어야 비로소 용서를 할 수 있어요. 계속 피를 흘리고 있을 때는 용서할 수가 없죠.” 더보기 새봄을 알리는 향기 공원의 매화가 피기 시작한다. 단 두 송이가 피었는데, 핀 꽃의 향기가 코끝에 맴돈다. 그렇게 향기나는 삶은…… 더보기 그림; 교회, 우리가 사랑한 한국교회사 100년에서 제법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교회 72개를 담채화로 그린 책이다. 코로나 기간 동안 이근복목사님이 손수 그린 그림들이다. 물론 그림만 있는 그림책은 아니다. 그 교회를 왜 선택했는지를 암시하는 두 쪽 남짓의 글이 함께 있다. 이근복목사님은 한국 현대사에서 교회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순간마다 현장에 있었다. 1991년 봄, 백병원 앞에서 만나뵌 이후 간간히 소식만 들었는데, 반가운 책을 발견했다. 청파교회 김기석목사님이 적은 추천사의 일부를 옮겨본다. “그가 그린 교회 그림을 유심히 바라보다 보면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중략)… 각 교회의 역사와 결정적 순간들을 떠올리며 그 빛나는 순간이 재현되거나 지속되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고 있음을 알기에 각각의 그림을 무심히 바라볼 수 없었.. 더보기 짱깨주의의 탄생 2018년 크리스마스에 우리나라 언론을 도배질 했던 중국 뉴스. “크리스마스가 사라진 중국”. 물론 새빨간 거짓말이다. 나는 언제부터서인가 중국뉴스는 언론사(홍콩의 언론사 포함)에 상관없이 믿지 않게 되었다. 내가 가서 본 것과 중국 밖에서 듣고 보는 뉴스는 달라도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한미의 언론은 의도된 조작이거나 크게 양보해도 무식한 공상인 경우가 많았다. 사람들이 중국에 대해 착각하는게 있다. 시스템은 고도로 발전했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추적하고 처리하는 시스템이 좋다고 해서 사전에 통제가 가능할 것이라고 믿는 착각. 중국은 인구가 많고 국토가 넓어서 완벽한 통제가 불가능하다. 두번째는 해외 경험을 한 인구가 넘쳐나고 그래서 이미 국민의 생활 속에 서구문명이 깊숙이 들어와 있는데, 크리.. 더보기 전나무 숲의 떡갈나무 키가 큰 침엽수가 밀집해 있는 숲속에 활엽수 한 그루가 외롭게 서있다. 곁 가지를 내놓은 흔적 하나 없이 가늘게 위로만 솟아올라 마침내 침엽수 위로 하늘을 향해 잎을 피워내고 햇빛을 만끽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렇게 살자. 더보기 몬스테라 다섯장의 잎이 난 다음부터 나오는 잎은 잎에 큰 구멍이 생긴다고 한다. 나중에 난 잎이 더 빠르게 성장하면서 이미 난 잎을 덮게 되는데, 햇빛이 가려져서 먼저 난 잎이 살수 없게 되는 것을 막으려고 잎에 구멍이 나는 것이라고 한다. 추측컨데 monstera라는 이름은 monster(괴물)와 어원이 같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나중에 난 잎이 더 싱싱하고 큰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나중에 난 잎이 자신을 키우는데 필요한 양분을 제공했던 먼저 나온 잎을 배려하는 이 식물은 결코 몬스터가 아니다. 오히려 세대갈등으로 전전긍긍하면서 그것을 정의라고 말하는 대한민국이 진짜 몬스터 아닐까? 더보기 소설 파친코 파친코를 덮으면서 온갖 상념이 스쳐지나간다. 하나는 한국사람들은 여전히 조총련과 민단으로 분열된 듯이 일본에 대한 태도가 분열되어 있음. 일본은 전쟁범죄에 대해 늘 모호한 태도를 취했다. 자신들의 전쟁범죄를 원폭의 희생자였음을 내세워 덮으려 한다. 당하기는 미국에 당해놓고 자신들이 아시아에 가한 범죄를 퉁치려는 야비함. 미국에 항의하지도 못한다. 유럽에서 당한 박해를 팔레스타인에 되돌려주면서도 돈으로 장악한 언론을 통해 적절히 미화하는 유태인들 흉내를 내려는 것인지 모르지만 유태인들이 도와줄리가 없다. 두번째는 우리 안의 외국인(노동자)을 대하는 혹은 대응하는 우리의 태도가 일본인들보다 도대체 나은 점이 있는가 하는 의문. 외견상으로는 좀 나아보이겠지만, 100년의 시차를 고려하면 정말 야만국가 아닌가? 더보기 눈오는 날 싸박싸박 비오는 날 장감장감 15년쯤 전에 남는 시간을 보내려고 들어간 서점에서 눈에 띈 책. 싸박싸박 읽을 요량으로 사 들고 나왔지만, 그 오랜 시간을 책장의 장식품으로 앉아 있었다. 문득 꺼내 들었는데, 멋진 말이 눈에 들어온다. 요즘 새파란 정치인들에게선 날내가 난다. 나잇 살 들어 원로 행세를 하는 자들에게선 군둥네가 난다. 나도 군둥네 날 나이이다. 더보기 수박을 먹을 때면 생각나는 일 증조할아버지가 조선말기 제법 괜찮은 지위의 양반이셨는데, 무슨 이유때문인지 전북 김제로 오셨다고 한다. (기독교회의 영수를 하셨다는 것으로 미루어보건데, 조선말기 쇄국정책의 와중에 좌천되어 오셨던 것 아닌가 싶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기독교의 영향으로 일제 치하에서 농민운동을 하시다가 옥살이를 하기도 하시면서 건강을 해쳐서 아버지가 세 살 때 돌아가셨다고 한다. 할머니는 시집온 후에 한양에서 몰려 내려온 증조할아버지의 양반 손님들 식사대접에 고생이 많았다고 한다. 손님 한사람 마다 개인 밥상을 두 줄로 늘어놓고 양반들이 양쪽에 한 줄로 앉아서 마주 보며 대화하며 먹는 식사 대접... 내가 대학생 때 집안 역사를 추적하려고 첫째 큰 아버지 인터뷰를 시도한 적이 있다. 첫째 큰 아버지는 일제 치하에서 10대의.. 더보기 커피를 좋아하면 생기는 일 1. 내가 대학생일 때 들었던 정치학개론 수업의 교수는 미국에서 귀국한지 오래되지 않은 젊은 교수였다. 그는 미국에서 정치학 수업 한 과목을 듣는데 10권쯤 되는 책을 읽어야 한다고 했다. 평생 미국에서 정치학 수업을 들어본 적이 없으니, 뭐 확인할 길은 없다. 2. “커피거래에 구독경제 개념을 도입하고 싶어요” “커피장사하지 마라. 망한다.” 며칠 전 학생과 나눈 대화이다. 물론 긴 대화였지만, 시작과 끝은 저랬다. 3. 이번 학기에 내게 소셜벤처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7권의 책을 읽어야 한다. 그 7권에 포함되어 있는 책이다. 나는 커피장사를 하려면 얼마나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하는지, 그리고 노력을 해야하는지를 느껴보라고 제시한 책인데, 멋있게만 보였던 모양이다. 그렇다면 글재주가 좋은 저자의 책임이.. 더보기 세습적신분제: 우리 불만의 기원 / Caste: The Origin of Our Discontents 세습적신분제: 우리 불만의 기원 이사벨 윌커슨 Caste: The Origin of Our Discontents Isabel Wilkerson 랜덤하우스 Random House:New York, 2020 이사벨이 2020년 여름에 신작으로 내놓은 이 책은 네덜란드계 캐나다 이민 2세인 나의 친구 데니스 드그루가 자신의 블로그에 쓴 글을 읽고 알게 되었다. 데니스는 버지니아에 처음으로 아프리카 노예들을 싣고 온 것이 바로 1619년 자신의 조상들이 전쟁노예를 싣고 온 것이었음을 지적한 이 책의 주제는 인종차별주의라고 하면서, 그러나 작가는 인종차별주의를 깊이 들여다 본 후에 이를 인종차별주의 대신 세습적계급제(카스트)의 사례로 제시했다고 적었다. 그렇게, 그의 소개글을 읽으면서 주문한 책을 받아보니, 역사.. 더보기 미중 패권전쟁은 없다 미중 패권전쟁은 없다, 한광수, 2019, 한겨레출판 내가 중국에 처음 관심을 가진 것은 덩샤오핑의 권력복귀 때문이다. 당시 운동권에는 마오쩌둥을 존경하는 풍토가 있었지만, 나는 그 인물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고 그래서 관심도 없었다. 그러나 덩샤오핑의 개혁정책을 지지했고, 이 정책이 중국을 크게 바꾸어 중국이 세계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리라 믿었다. 친미사대주의와 북한과의 적대적인 태도가, 바뀌고 있는 중국을 무시하게 만들 것이고, 이는 한국의 미래에 심각한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는 걱정과 함께였다. 물론 당시의 우려는 한 때의 걱정 거리였을 뿐 그 후로 오랫동안 중국에 대한 관심은 신문기사를 읽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내가 다시 중국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된 것은 2000년대 들어와서 이다. 당시에.. 더보기 전주 송광사 지적비 그리고... 전주에 송광사라는 고찰이 있다. 보통 순천 송광사만 알겠지만... 1600년대에 세워진 고찰이다. 송광사지적비. 여러번 간 곳인데 이런 지적비가 있는 것은 오늘 처음 알았다. 그런데 여기에 한국전쟁의 상흔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총탄자국. 맞아 무진장으로, 그래서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산악이 시작되는 곳이었지... 더보기 #7days7covers 7일차: 중국의 내일을 묻다 드디어 마지막 책이네요. 내 관심은 주로 미국과 일본에 편중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점점 미국의 민 낯을 보게되고 (주로 촘스키의 저술들에서 적나라하게 보았습니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를 통해 일본은 큰 나라가 될 수 있는 리더십이 전혀 없는 나라라는 것을 깨달았지요. 아 그리고 오히려 중국에서 그런 리더십을 발견했습니다. 그때까지 중국에 대한 관심은 주로 우리와의 무역을 통한 경제적 공생관계에 머물러 있었지요. 그러나 캐나다에서 읽었던 한 권의 책(제목이나 저자가 기억나지 않습니다. 책장 어딘가에 꽂혀 있을텐데... 지금 찾아보니 The Decline of the American Empire and the rise of China as a Global Power, Chuckman, 2007 이네.. 더보기 #7days7covers 6일차 : 조화로운 삶 #7days7covers 6일차 미국을 대표하는 사회주의자의 하나였던 스콧 니어링이 도시를 떠나 자연속에서 살았던 미니멀라이프의 기록입니다. 워낙 유명해서 많은 분이 읽으셨겠지만... 이 책 이후 스콧 니어링의 자서전을 비롯해서 몇 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특히 그가 유펜의 경제학부(와튼 스쿨) 교수였고 메카시즘의 광풍에 휩싸여 해직교수가 되었다는 점도 제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사실 그는 제가 3일차에 소개해 드린 성경의 경제사상의 핵심인 희년사상을 기초로 토지 지대 중심의 새로운 조세(경제)체제를 주장했던 헨리 조지의 추종자 중의 하나였습니다. 후에 그는 사회주의자가 되어 조지로 부터 떨어져 나갔지요. 더보기 #7days7covers 5일차: 남쪽으로 튀어 #7days7covers 5일차 계속 무거운 주제의 책을 소개했으니 새로 시작하는 한 주를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가볍게 시작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에서 제가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을 하나 소개합니다. 보수든 진보든 자기들의 세계에 갇히면 다 이상하게 변해가지요. 태극기를 든 사람들이나 김문수, 진중권 처럼... 물론 이도저도 아닌 안철수 같은 이상한 사람도 있습니다. 이 모든 이들에게 던지는 상쾌한 반란. 1,2 두권으로 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는데, 소설입니다. 더보기 성경의 눈으로 본 첨단의학과 의료 황우석이 불치병 치료로 위장한 연구를 위해 여성성을 착취하고 여성의 건강을 파괴한 것에 분노했던 저에게 AI시대에 대한 인문학적 조망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어준 책입니다. 일부에게 편리함을 주기 위해 인류를 파괴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해 무작정 환영만하면 안된다는 생각이었지요. 그래서 쓴 책이 작년에 과학창의재단이 선정한 2019올해의 우수과학도서였던 “AI시대와 영화 그리고 시”였습니다. 이 책은 생명의 가치를 생각하게 해주는 책입니다. 그렇다고 의료인들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을 포함하여 인생을 진지한 태도를 가지고 살고자 하는 분이라면, 생명에 대해 어떻게 생각(저자나 사람들은 세계관이라고 하지만)해야 하는 지를 고민하게 하는 책입니다. 더보기 #7days7covers 3일차 : 성경적경제의 기초원리 #희년 7권을 선정하는 것이 정말 어렵네요. 고민...^^ 산업(경제학)을 연구하는 것과 신앙의 연결고리를 찾는 것은 재수생 시절에 읽은 구약성경 때문에 생긴 오랜 과제였습니다. 그리고 군산형일자리를 주도하면서 늘 잊지않는 초심은 바로 희년정신에 있습니다. 제가 재수생 시절 읽은 구약성경에서 진짜 강조하는 것은 안식일-안식년-희년의 사회경제체계입니다. 믿음과 구원은 이 체계를 지지하는 버팀목입니다. 그리고 이 작은 책자는 바로 그 것을 잘 정리해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30분이면 읽을 수 있습니다. 😋 더보기 #7days7covers 2일차 : 생산방식의 혁명 자동차산업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자의 길에 들어선지 6년쯤 되었을 때 만난 이 책. 제조업에서 경쟁력은 생산방식에서 나오는 것임을 알려주었고 덕분에 그 후 공장을 방문할 때면 구경이 아니라 분석과 이해의 눈으로 보게 되었다. 또 생산방식에 대한 이해는 생산방식과 기업의 경쟁력이 사실 노사문제와 원하청의 문제라는 점을 깨닫는 출발점이 되었다. 더보기 이전 1 2 3 다음 목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