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프레스 산에서 눈 덮인 산을 등산하고 내려오는 길에 바라본 노을입니다.


산에 내린 눈의 양을 짐작하실 수 있으세요? 도로에 내린 눈을 길가에 쌓아 놓아 절벽이 생겼습니다. 제가 서서 손을 뻗고도 한참을 더 위까지 눈이 쌓여있지요. 손위로 80Cm 쯤 위에 있는 흐릿한 회색선이 바로 맨 윗부분입니다.



그런데 이곳은 습도가 높아서 밤 사이에 쌓인 눈 위나 나뭇가지 등에 눈꽃이 자라났다가 낮에 해가 나면 녹아 없어지기를 반복합니다. 그러나 그늘에는 이 눈꽃이 녹지 않고 남아있는데 나뭇잎처럼 선명한 무늬가 아릅답군요.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많은 교회에서 많은 목사들을 만났다. 그중에서 기억에 남는 사람들 중에 대학 때 잠시 나가던 교회 청년부의 박영선목사(당시에는 강도사였다. 지금 남포교회에 계신 것으로 안다)가 있다. 그 분은 기독청년들에게 적절한 비유로 신선하게 말씀을 전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또 다른 사람 하나. 그분 역시 강도사 신분으로 내가 청년부 부장을 맡고 있던 군산의 한 교회의 청년부를 지도했는데, 젊은 그분과 함께 청년부를 끌어갈 때는 즐거움이 있었다. 그러나 깊은 관계를 만들기 전에 담임목사에게 속된 말로 찍혀서 하루 아침에 쫒겨났다. 나와 막 깊은 신앙의 대화를 시작하던 그가 내게조차 연락도 못하고 떠났다. 수요일 저녁예배 후 토요일까지 관사를 비우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한다. 암튼 나는 그가 떠난 다음날 예배시간 광고에 유학을 위해 사임했다는 말을 듣고서 모든 일의 전말을 눈치챌 수 있었다. 따라서 깊은 기억을 나누기에는 턱없이 교제의 기간이 짧았다.(지금은 이렇게 담담하게 말하지만 당시의 내 분노는 정말 컸다. 그렇다고 소란을 일으켰다는 말은 아니다. 조용히 부장직을 사임했다. 결국 그 교회는 사분오열되고 재판에 감옥가는 사람까지 생기고 말았다.)

그리고 이제 마지막으로 소개하고 싶은 목사가 바로 이곳 윌러비교회의 Mark이다. 제목에는 성탄절 예배가 주는 감동이라고 해놓고서 전혀 다른 이야기를 했다. 사실 오늘 성탄절 예배에 참석해서 그의 원맨쇼에 가까운(^^) 예배인도를 보고 나오면서부터 이글을 쓰고 싶었는데, 게을러서 이곳시간으로 성탄절 밤에 쓴다.
오늘은 성경을 낭독하는 방법도 달랐다. Mark와 청년 한 사람이 나와서 예수 출생 부분의 성경을 몸으로 제스쳐와 함께 교대로 낭독했다. 연기 능력이 없으면 목사도 못해먹을 것 같다(^^) 그런데 오늘 성탄예배를 드리기 위해 교회에 가보니 교회에 여러 장의 그림이 걸려있었다. William Kurelek(우크라이나 태생의 캐나다 화가이자 작가)의 그리스도 탄생 그림(Nativity)인데, 제목은 A Northern Nativity(유튜브로 보기)이다. "만약 그곳에서 일어났던 일이 이곳에서 일어난다면... 그때 일어났던 일이 만약 지금 일어난다면... 누가 기적을 볼 수있을 것인가? 누가 선물을 가지고 올 것인가? 누가 그들을 맞아들일 것인가?"하는 질문들이 그림에 표현되어 있다.

 

 
그리고 이질문들이 바로 오늘 예배의 중심 주제이다. 찬란하게 빛나는 도시에는 주의 어머니가 묵을 곳이 없다. 쉴 곳 없는 그런 곳을 헤매는 마리아와 요셉, 그러나 그리스도는 언제나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사람들로부터 환대를 받는다. 가난한자, 부랑자,외국인들에게 말이다. 그들이 바로 그 영광의 순간을 목격하는 복을 받는다.

Mark는 피아노 앞으로 가더니 클래식 캐롤은 사람을 평안하게 하는 음을 사용한다고 몇개의 음절을 치면서 들려준다. 그리고는 재즈나 블루스는 불편한 음을 사용한다고 다시 몇개의 재즈곡 음절을 들려준다. 그러면서 말한다. 미국의 흑인노예들은 슬픔에 차 있었기 때문에 그런 음을 사용하여 캐롤을 불렀다고. 그러더니 재즈 캐롤을 멋지게 피아노로 연주한다. 나는 이제껏 이렇게 감동적인 재즈 연주를 들은 적이 없다. 흑인노예들은 그렇게 주님을 환영했다.
갈릴리는 또 어떤가? "어찌 갈릴리에서 귀한 것(정확한 표현은 요한복음 7:41-그리스도, 7:52-선지자)이 날 수 있느냐?"고 했다던 이스라엘 사람들의 말을 기억하는가? 갈릴리는 사마리아보다도 더 북쪽지방이다. 나는 왜 그렇게 오랫동안 성경을 읽으면서도 이 사실을 오늘에야 기억하게 되었을까? 언제나 북쪽지방은 외적의 침입으로 황폐해졌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먹고 살만한 게 있거나 힘이 있는 사람들은 다 남쪽으로 내려갔다. 그래서 그곳에 남아 사는 사람들은 남쪽으로 내려가 굶어 죽으나 갈릴리에 남아서 외적에게 죽으나 다를 게 없는 사람들이었다. 그러니 이방인들까지 득실거렸다. 오 주님... 그곳이 바로 우리 주님이 오신 땅이다.
동방박사들? 그들은 하나님이 금하셨던 점성술을 하는 사람들이었다. 어라? 이상하지 않은가? 왜 우리 주님이 오신다는 징조가 별에 나타나고 또 율법으로 엄격히 정죄받던 점성술사들이 이를 발견하고 주님 탄생의 의미를 깨우치며, 첫 축하의 영광을 안게 되었는가? 그것도 외국인의 신분으로. 예수님 당시의 이스라엘은 외국인인 로마사람과 접촉해야 한다고 해서 세리를 그리도 미워하지 않았던가?

그렇다. 주님 오신 메시지는 너무나 분명하다. 우리는 우리의 눈과 귀를 닫은채 다른 복음을 읽고 있었고 다른 소리를 듣고 있었다. 왜 누가가 이렇게 기록했는지를 애써 모른채 하고 살아왔던 것이다.
[눅 1:46-53] 마리아가 이르되 내 영혼이 주를 찬양하며  내 마음이 하나님 내 구주를 기뻐하였음은
그의 여종의 비천함을 돌보셨음이라 보라 이제 후로는 만세에 나를 복이 있다 일컬으리로다  능하신 이가 큰 일을 내게 행하셨으니 그 이름이 거룩하시며  긍휼하심이 두려워하는 자에게 대대로 이르는도다  그의 팔로 힘을 보이사 마음의 생각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고  권세있는 자를 그 위에서 내리치셨으며 비천한 자를 높이셨고  주리는 자를 좋은 것으로 배불리셨으며 부자는 빈 손으로 보내셨도다.
[눅 4:18-19]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눈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 하였더라


 
 
 
 
 
 
 

크리스마스가 곧 다가옵니다. 북미에서의 크리스마스는 한국에서 맞이하는 크리스마스와는 또 다릅니다. 일단 크리스마스 장식의 차원이 다릅니다. 할로윈데이 때에도 몇몇 집이 장식을 했었지만 이는 아이들 장난 수준이었고 크리스마스 장식은 장식을 하는 집의 수 뿐 아니라 하나하나 장식의 규모면에서도 차원이 다르지요. 오래 전 미국에서 나그네 생활 할 때 어느 집은 너무 많이 꾸며 놓아서 전기세가 많이 나온다고 구경하는 사람들에게 호주머니 속 동전을 기부해 달라는 말과 함께 모금함을 놔둔 것을 본적도 있습니다.


사진은 산책 중에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입니다. 창문 앞의 목마탄 인형은 목마가 움직이기까지 하는데, 동영상이 아니어서 보여줄 수 없는 것이 아쉽습니다.



캐나다를 대표하는 방송 중 하나는 CBC라는 종합 방송이 있습니다. 이 방송의 라디오FM 중 한 채널은 내가 주로 음악을 듣기 위해 틀어놓곤 하는 방송인데, 이 채널은 추수감사절이 지난 11월 말부터 매일 24시간 크리스마스 캐롤을 틀고 있습니다. 사실 캐롤 만큼 크리스마스 기분을 내게 해주는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Sojourners(링크: 소저너스; 일시체류자, 나그네 정도의 뜻입니다.)라는 잡지가 있습니다. 하나님의 정치라는 책으로 유명한 짐 윌리스라는 분이 발행하는데요. 그 잡지에서 운영하는 홈페이지 기사에 크리스마스 캐롤을 이야기하는 글이 연재되고 있습니다. 그 첫 곡이 우리 말로 "오 거룩한 밤"입니다. 나 역시 크리스마스가 되면 성가대에 참여해서 늘 감격으로 불렀던 곡입니다만, 어느 분이 이 곡을 무심코 따라 부르다 전율하며 가사를 다시 음미하며 묵상했다고 하더군요.


2절 가사입니다. 두번째 문단을 보십시오. 과연 우리는 억눌린자의 사슬이 끊기고 노예가 형제가 되는 복음을 선포하고 있는 것일까요? 모든 압제를 끝내달라고 기도하는 크리스마스인가요? 그냥 우리끼리 기쁨에 겨워 흥청거리는 크리스마스는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Truly He taught us to love one another,                 주님은 우리에게 서로 사랑하라고 가르쳤네,   
His law is love and His gospel is peace.                그의 법은 사랑이고 그의 복음은 평화일세.
Chains shall he break, for the slave is our brother,  그가 사슬을 끊었고, 노예가 이제는 형제라네,
And in His name all oppression shall cease.           그리고 그의 이름 안에 모든 압제가 끝나리라.
Sweet hymns of joy in grateful chorus raise us,      합창의 달콤한 기쁨의 찬송이 우리를 일으키니.
With all our hearts we praise His holy name.          우리는 전심으로 그의 거룩한 이름을 찬양하네  
Christ is the Lord! Then ever, ever praise we,         그리스도 우리 주여, 당신을 영원히 찬양합니다.
His power and glory evermore proclaim!               그의 힘과 영광을 더욱 선포하리!
His power and glory evermore proclaim!               그의 힘과 영광을 더욱 선포하리!


저 앞이 주차장이고,


내 차는 그곳에 있는데...

.

.

.

그곳으로 가면 피 본다는데 어쩌지???

ㅋㅋㅋ




오늘 오후 빗 속에  장을 보러 나갔는데, 다시 주차장으로 나오자 서쪽 하늘의 구름이 터지면서 강렬한 햇빛이 황금빛으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반대편 하늘엔 쌍무지개가 걸쳐있었지요. 보통 양쪽 끝부분만 보이곤 하는데 오늘은 선명하게 반원이 완벽하게 그려져 있었습니다. 얼른 핸드폰을 꺼내 찍었는데, 핸드폰이 요즘은 누구나 갖고 있다는 스마트폰이 아니어서 그저 맛(^^)만 보시라고 올려봅니다. ^^;; 하나님이 노아의 홍수 이후 무지개를 약속의 증표로 주신 이유를 알 것 같기도 했습니다.





밴쿠버의 서해안쪽 도시인 West Vancouver는 아름다운 해안으로 호화판은 아니지만 아기자기한 부자집들이 몰려 있다고 합니다. 그곳의 가장자리에 자리잡고 있는 Horseshoe Bay 옆으로 아름다운 공원이 하나 있습니다. 화이트클리프(Whytecliff Park)라는 공원입니다. 크기는 작지만 바닷가로 발달한 암벽위에 자리잡고 있어서 경치도 좋고 넓은 태평양을 바라볼 수 있어 유명한 곳이랍니다.


어제, 그러니까 캐나다 시간으로 10월 27일(토요일) 오후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이곳을 찾아갔습니다. 이곳에서는 거의 항상 물개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동물원이 아닌 자연 상태의 물개를 보는 기회를 마다할 수 없었지요. 게다가 그곳에 접근하는 도로가 해안선을 따라 정말 아름다운 드라이브 길이었습니다. 바다 물 위로  얼굴을 쏙 내밀고 헤엄치는 물개를 사진에 담았지만 일반 카메라여서 사진은 별로 신통치 않아 이곳에 올리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바로 앞 바다에 떠있는 작은 섬을 바라보니 갈매기들이 섬위에, 바닷가에, 그리고 바다 위에서 낮잠을 즐기듯 평화롭게 앉아있었습니다. 그 모습이 너무 평화롭게 보여 사진을 찍었는데 그게 왼쪽 사진입니다. 그런데 잠시 후에 무슨 일인지 우리는 아무런 조짐도 느끼지 못했는데, 갑자기 갈매기들이 무언가에 크게 놀라 일제히 날아 오르더니 육지쪽으로 모두 달아납니다. 그래서 내 앞으로 지나는 갈매기들을 찍은 사진이 오른쪽 사진입니다.


그리고 오늘(일요일) 아침 뉴스를 통해 어젯저녁 8시경, 이곳 서해안의 한 섬 근처에서 진도 7.7의 지진이 있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뭐 심각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정말 동물들은 자연 재해를 미리 느끼는 것일까요? ^_____^ 



여름부터 3번 도전 끝에 가을을 만끽하며 걷고 온 숲 속의 작은 길입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도대체 어떤 길인데 3번씩이나 도전을 했느냐고 의아해 하실 텐데요, 내용을 알게 되면 허탈하실 것 같습니다.^^


포트 랭리에서 프레이저강 쪽으로 작은 섬이 하나 있습니다. BRAE 라는 이름의 섬입니다. 이 섬을 강변 따라 걷는 숲길이 있습니다. 지난 여름에는 여름 숲의 아름다움을 상상하며 찾아 갔는데, 웬걸 모기 떼가 보통 극성인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가을에 찾아 가기로 하고 돌아서 나와야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주말 이 숲길이 생각나서 다시 찾아갔는데 초입 부분쯤 도착했을 때부터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그칠 줄 모르는 것입니다. 그래서 또 중도하차하고 돌아와야 했지요.


그리고 오늘도 구름 잔뜩 낀 하늘은 내가 이곳을 찾아 온게 못 마땅한 듯 보였지만, 내가 숲길을 한바퀴 돌아 나오는 1시간 반 동안 얌전히 바람만 보낼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가을 숲길의 정취를 글자 그대로 "만끽"하고 돌아 왔습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숲길의 끝은 프레이저 강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갑자기 눈 앞에 나타난 프레이저 강은 가을 숲과는 달리 눈을 크게 열어주듯 넓게 펼쳐져 있었습니다. 눈을 왼쪽으로 돌리자 강 건너편에는 지난 봄 매주 산책하던 산책로 너머에 있던 마을이 강변에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 눈에 보입니다. 


그 마을 쪽 강변풍경이 프레이저 강물에 비쳐서 한폭의 수채화 같습니다. 날씨가 맑지않아 회색빛이 감돌지만, 어쩐지 그래서 더 평화로운 정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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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록키는 여행을 좋아하는 미국사람들도 꼭 가보고 싶어하는 곳이랍니다. 여러 가지 다양한 자연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곳에는 습지부터 빙하까지 광범위한 기후대에 걸쳐서 나타나는 자연환경을 하나의 공원 안에서 모두 볼 수 있습니다.


그런 록키는 계절마다 다른 모양을 갖고 있어서 마치 북측에 있는 금강산이 계절마다 다른 이름을 갖는 것처럼 록키 역시 계절마다 다른 수식어를 갖는 것 같습니다. 그중에서 가을의 록키를 골든 록키(Golden Rockies)라고 합니다.


침엽수림이 주요 산림인 이곳에 활엽수는 많지 않기 때문에 여름에는 잘 드러나지 않다가 가을이 되어 노랗게 단풍이 들면 비로소 갑자기 황금으로 치장한 듯한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런 모습은 특히 이곳의 산에 수목한계선이 분명이 드러나고 그 선 위의 산은 아무런 식물도 살지 않는 거대한 기암괴석이나 모래 자갈 뿐이기 때문에 이런 황량한 모습과 대조되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침엽수가 울창한 숲을 이루는 상대적으로 저지대에는 또 다른 특징을 드러냅니다. 숲을 자연상태로 유지하는 이곳의 산림 관리원칙에 따라 빽빽하게 들어 찬 나무들이 서로 햋빛을 차지하기 위해 위로 솟아 오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빛을 받지 못하는 부분은 말라죽은 가지들로 뒤덮여 있고 심지어는 경쟁에 살아남지 못한 나무들이 가득 들어차 있습니다.


나는 아름다운 가을의 골든 록키를 바라보며 감탄하면서도 동시에 말라죽는 나무들을 보며 잠시 한국의 과열 경쟁사회를 생각했습니다. 이 나무들처럼 오직 '적자생존'이니 혹은 '강한자만 살아남는다' 등의 말로 학생들을 다그치며 공부하게 만드는 과열 경쟁사회는 결국 이 숲처럼 다수를 죽이는 어리석은 사회입니다.


그런데 한국사회는 경쟁을 마치 최고의 선인양 믿고 살아가는 우울한 사회일 뿐 아니라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살아남은 강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자연보다 더 악랄한 경쟁사회입니다. 이 숲은 결국 살아남은 다수가 균형을 이루고 살아가지만, 인간 세상의 경쟁은 승자가 경쟁을 차단시킨채 독식하며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낮에 잠시 Surrey에 있는 크리스쳔 스쿨의 세컨더리 캠퍼스(한국의 고등학교에 해당)에 다녀 왔습니다. 이곳에 와서 비교적 초기부터 그곳의 교장선생님과 친구가 되었는데, 참 존경스런 분입니다. 그분과 만날 약속이 있어서 다녀왔습니다. 이분과의 만남이 내 교육자 생활을 다시 한번 점검하게 만들었습니다. 군산 회현중학교의 이항근 전 교장선생님도 존경스러운 분입니다(이분 이야기도 한번 쓰고 싶은데...). 그런데 나라와 그 환경이 달라서 그런지 이분은 또 다른 측면에서 존경스럽습니다.


아들이 그 학교의 ESL과목의 보조교사로 자원봉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아직 영어가 자유롭지는 않지만, 까다롭기로 유명한 이곳의 한 대학에서 ESL과정을 마치고 이번 학기에는 정규 수업을 듣기 시작한 아들이 시간이 많이 남아서 할 일을 찾은 것입니다. 다행히 이 학교에 한국에서 이민오거나 유학온 학생이 제법 많은데, 초기에는 영어가 거의 안되기 때문에 영어선생님이 고생을 많이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국어를 하는 자원봉사자가 온다니까 그 선생님도 좋아 한다는군요. 아무튼 그런 일로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사진: 이 학교를 주차장에서 바라보며 찍은 사진입니다. 오른쪽에 살짝 보이는 검은 벽이 체육관이고 정면이 건물로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선생님은 잠시 자원봉사 일에 대해 사무적인 일을 이야기 하신 후 바로 학교 소개를 시작합니다. 학교를 돌아보며, 특히 수업 중인 교실들을 돌아보며 많은 이야기를 하십니다. 1969년에 첫 졸업생을 배출했던 이 학교는 어느새 50년이 된 학교랍니다. 이 학교의 외국인 학생 중 거의 대부분은 대만, 한국, 중국 학생들이라는군요. 


학교를 둘러보며 각 시설이나 방에서 이루어지는 수업을 소개해주더군요. 처음 들어간 곳은 음악교실로 기악실습 중이었는데, 선생님이 한국계 이민자더군요. 어려서 부모를 따라 이민온 분인데, 장애가 있어서 한국에서는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아 부모가 캐나다 이민을 결정했던 것입니다. 한국에서 자랐다면 멸시와 천대를 받거나, 적어도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끌어가기 쉽지 않았을 그가 이곳에서는 캐나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된 것입니다. 조금 다른 경우이지만  이곳에 와서 새로 사귄 거의 유일한 한국인 이민자 가정이 있는데 그분들도 작은아들의 건강 문제로 이민오신 분들입니다. 그런데 이 음악선생님을 보니 그 아이도 이렇게 훌륭한 어른으로 성장하리라는 기대도 생기고, 또 그렇게 되기를 기도하게 됩니다.


이들의 교육 시설 중에는 Learning Assistant Room이 있는데, 아까 그 음악선생님처럼 장애가 있거나 혹은 학습장애가 있는 학생들을 위해 별도로 마련된 학습실이었습니다. 사실 나는 대학에 있기 때문에 이런 교육시설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깊은 관심이 없었습니다만, 북미의 교육철학에서 배울게 많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래전 미국의 플로리다주에서 경험했던 것인데, 그들은 일반 학교에서 장애 학생을 받으면 3명당 한 학급운영비에 해당하는 예산을 추가로 지원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일반 학교들이 장애학생을 서로 많이 받으려고 하더군요. 이를 통해 장애학생들이 일반학생들과 함께 교육받고 사회의 구성원으로 자연스럽게 동화되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오늘 발견한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점심식사를 주로 해결하는 장소인 카페의 운영을 학생들이 자율로 하는데, 개학 초기라 운영하는 학생들이 어느 학부형으로부터 커피 내리는 법과 같이 실제 운영기술을 배우고 있었습니다. 이들의 교육방침이 자율을 존중하고 자유로운 인간으로 성장하는데 관심이 있기 때문에 구석구석에서 바로 그것을 연습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 이 학교는 교사들 입장에서는 기독교 세계관을 교육에서 실천하는 신앙의 장이기도 합니다. 모두 기독교 정신으로 교육하는 대학에서 공부하여서 그 기반이 만들어진 분들이 교사로 온다고 하는군요. 오늘 이분은 제게 여러 권의 책을 주셨습니다. 틈틈히 읽어 나의 교육 현장에서 적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한국의 가까운 교인들 중 교사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는 소그룹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 적에 광릉 수목원에는 천연기념물인 딱따구리가 산다고 해서 몇 차례 갔던 적이 있다. 당시에 인기있었던 빨간머리 딱따구리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만화 때문에 더욱 그러했을 것이다. 그러나 한번도 그 신비로운 새를 목격한 적은 없다.


오늘 낮 지역도서관(Walnut Grove Library, FVRL)에 책을 반납하고는 바로 옆 공원에 있는 아이들 물놀이터 앞을 걸었다. 왁자지껄 아이들 노는 소리를 들으며 걷다가 불과 20미터쯤 되는 숲 길로 들어섰는데 들리는 소리가 심상치 않다. 직감적으로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는 소리였다.

주위 나무를 올려다 보니 딱따구리 한마리가 열심히 나무를 쪼고 있다. 제법 둔탁한 망치소리 수준이다. 

한국에서는 보호 구역에서도 발견하지 못한 이 새가 이 나라에는 주택가 작은 공원에도 있다!!! 카메라가 없어서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살면서 꼭 한번 보고 싶었던 광경을 보고 돌아와 기분이 좋다.


이곳 시간으로 지난 토요일부터 일요일(6/30-7/1)까지 미국 워싱턴주 남쪽에 있는 세인트 헬렌스산(Mount St. Helens)에 다녀왔습니다. 

그곳에서 로이드 목사님으로부터 이 화산이 갖는 지질학적 의미들에 대해 들었습니다. 이산은 1980년 5.18(한국인에게는 잊을 수 없는 날이기도 하지만 미국사람들이나 전세계의 과학자들에게도 잊을 수 없는 날) 폭발하였고 이어 1982년까지 두 차례 더 폭발한 화산입니다. 

이 짧은 여행은 Trinity Western대학의 기독교세계관대학인 VIEW의 필드트립에 동참해서 다녀왔습니다. 

오늘 저녁에는 UBC의 Regent College(신학대학)의 공개강좌를 듣고 왔습니다. David Diewirt라는 원래 이곳 교수였는데 지금은 밴쿠버에서 도시빈민운동을 하는 분의 강의였습니다. 제목은 "The Economics of Enough"였는데, 내가 성경을 읽으며 발견하고서 가슴이 뜨거워졌던 말씀들을 그도 언급하면서 비슷한 논조를 펴더군요. 흥미롭게 들었습니다.

두가지 경험에서 배운 이야기들은 다음에 블로그에 올려보고 싶습니다만 게으름이 허락할 지는 좀... 자신없습니다. ^^;;


(사진은 여행 중 비가 왔는데, 숙소에 와서 저녁 하늘에 걸린 무지개를 찍은 것입니다.) 



나다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는 인권에 대한 관심이 높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이들의 이런 특징은 국제 난민들이 가장 선호하며 또 칭찬하는 나라라는 사실만으로도 잘 드러납니다만 이것 만이 아닙니다. 공정무역 상품을 쉽게 발견할 수 있으며, 유기농식품이 흔하고, 무엇보다 가격이 정직합니다. 유럽 국가에서 살아 본 적이 없으니 그들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적어도 한국과 비교하면 마음에 작은 소용돌이가 이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우선 내가 사는 동네의 슈퍼마켓인 Marketplace IGA라는 곳에 들어가면, 왼편으로 유기농(organic) 코너가 넓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채소는 일반 상품과 유기농 상품이 거의 대등하게 비치되어 있고 과일이나 양념류 역시 많은 종류의 유기농 상품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또 이 유기농코너의 상품 중 상당수는 공정무역상품입니다. 사진에도 있습니다만, 커피의 경우에는 아예 유기농·공정무역 상품이 아닌 것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 한가지 이들이 가격을 정하는 방식이 매우 정직하다는 점입니다. 커피의 경우 유기농 공정무역커피가 이미 대중화 되어 일반 커피와 가격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특히 유기농 커피끼리 비교하면 공정무역커피가 일반 커피에 비해 불과 10% ~ 20% 정도 밖에 비싸지 않습니다. 내가 이곳에 와서 즐겨 마시는 Salt Springs Coffee는 적어도 내 입맛에는 다른 어떤 커피보다 더 전문적인 커피이고 풍미가 더 뛰어나는 데도 가격은 유명 상표의 일반 유기농커피보다 오히려 더욱 저렴합니다.


이들이 가격을 정직하게 매기는 것은 옷을 구입할 때도 발견합니다. 보통 대부분의 유명 브랜드 의류를 한국보다 반 이하의 가격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가격을 붙이는 방법이 정직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는 모든 상품의 가격을 정할 때 브랜드 가치를 기준으로 시작합니다. 그러니 그 상품을 어디에서 얼마를 들여서 생산했느냐는 관계 없이 상품가격이 매우 높아지는 것이지요. 그런데 내가 여러 가지 경우를 추정해 보니, 이들은 그 상품의 브랜드에 관계 없이 그상품이 어느 것에서 만들어졌느냐를 기준으로 가격을 결정하는 것 같습니다. 즉 생산비가 적게드는 국가에서 생산하면 그 국가의 노동비용에 기초하여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지요.


이런 의식, 문화는 그 기원이 인권에 있는 것 같습니다. 밴쿠버 섬의 빅토리아시에 있는 주정부 의사당 앞에는 한국전에 참여했다가 전사한 군인들을 기리는 해외참전용사탑이 있습니다. 밴쿠버시내에 있는 유명한 퀸일리자베스공원에서도 공산치하의 헝가리에서 민주화운동으로 희생된 자들을 기리는 나무와 기념석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또 지금 세계에서 가장 활발하고 위험한 곳에서 인권과 환경 운동을 하는 그린피스가 이곳 밴쿠버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나 역시 이곳에 올 때까지는 몰랐으니까요.


이곳에서 만난 60쯤 된 한 캐나디언은 자기가 어렸을 때 교회에서 한국의 가난과 어려움 극복을 위해 기도했었는데, 그런 한국이 지금 이렇게 살사는 나라가 되었다고 신기해 합니다. 내 눈에는 이 모든 사실들이 서로 다른 것이 아니라 하나로 통합할 수 있는 어떤 뿌리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것은 아마 기독교정신이 삶에 깊이 뿌리 내려 있다는 사실 아닐까요? 







이곳에서 가장 탐나는 것이 무어냐고 묻는다면 주저없이 자연 혹은 자연과 공존하는 이곳의 문화라고 대답할 것 같습니다.


오후 6시 전후가 되면 산책중에 가장 흔히 만나는 것이 토끼입니다. 이곳 저곳에서 불쑥 불쑥 튀어나와 오히려 사람을 놀래킵니다. 토끼에게 놀라길 한참 하다보니 이젠 또 연어딸기(salmon berry)가 빨갛게 익어가고 있어서 산책 도중 비타민C를 맘껏 즐길 수 있습니다. 


새로 사귀기 시작한 독일계 이민자인 친구로 부터 지천에 널려 있는 하얀 꽃이 블랙베리 꽃이라는 사실도 배웠습니다. 8월이 지나면 연어딸기보다 더 흔한 블랙베리를 맛보며 산책을 즐기게 될 것 같습니다.  

이곳에 머무는 동안 이곳에서 출석하는 교회가 한국교회(정확히는 내가 한국에서 출석하는 서부중앙교회)와 다른 점을 소개하는 글을 쓰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동안 쓸 거리가 많이 밀려 있는데, 게으르고 일도 많고 해서 정리하지 못했습니다. 오늘은 새가족 교육에 대하여 간단히 적어보려고 합니다.


주보에 몇 주 동안 새가족 교육을 한다고 광고가 실렸길래 신청해 보았습니다. 이틀 동안 저녁에 두 시간 씩 교육을 합니다. 담당자는 어린이 담당교역자인 여성 목사인데, 지난번에 사진과 함께 소개했던 유아세례를 담당했던 바로 그 목사였습니다.


첫날은 1) 이 교회의 몇가지 중요한 신앙고백을 공개하였습니다. 이는 다른 교단의 신앙을 가진 사람들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거나 혹은 이단 여부에 대한 의문을 가진 사람을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2) 기본 신앙 교육(공교롭게도 나와 함께 교육받은 5명은 모두 기존 세례교인들이어서 간단히 확인만 했습니다)을 하였습니다. 3) 마지막으로 크리스쳔 리폼드 처치 교단에 대한 역사와 기독교사를 교단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설명합니다.


둘쨋날에는 1) 교단의 규모 등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교단이 하는 일을 중심으로 교단을 소개하였습니다. 특히 교단이 하는 일에 이 교회가 어떻게 참여하는지와 각 교인이 참여할 수 있는 일과 방법을 소개했습니다. 2) 신앙생활의 요소들에 대해 설명하고, 3) 이 교회의 조직이나 행정, 홈페이지 운영, 헌금에 관한 사항 등 교회 전반에 대한 이해를 제공하였습니다.


이 교육과정을 미치고 1달 쯤 뒤에 정식으로 우리를 이 교회의 일원(공동의회의 구성원)으로 받아 들이는 간단한 절차를 거치면 비로소 이 교회의 멤버쉽을 갖게 됩니다.


내가 이 과정에 참여하면서 느낀 점 등을 간단히 적으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이 교단의 뿌리가 캘빈으로부터 시작되고 그 캘빈이 메노나이트들을 종교탄압했던 장본인들임을 고백합니다. 그리고 개혁(reform)이란 바로 잘못을 끊임없이 계속 바로잡아가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또 교육시간의 상당 부분을 교단에 대한 설명으로 채울만큼 교단 중심의 운영방식을 보여주었습니다.


2) 새로운 멤버를 받아들이기 위해 진지한 절차를 거칠 뿐 아니라 처음부터 이교회가 어떤 교회인지를 다양한 각도에서 설명해줌으로써 새가족에게 이 교회에 들어올 것인지를 선택할 기회를 줍니다. 사실 새가족이 오면 처음에는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지속적으로 교회에 출석하면, 비로소 관심을 갖고 대해주는데 이때부터는 특정 교역자나 장로, 집사들 뿐 아니라 모든 교인이 다 말을 걸고 궁금해 하며 대화합니다. 즉 교회를 탐색하는 동안 자유롭게, 편하게 예배에 참석하면서 생각할 시간을 주다가 교회 일원이 될 것 같으면 비로소 적극적으로 친구가 되는 것이지요. 


또 새가족교육을 통해 교회의 일원이 되는데 필요한 신앙적, 행정적 안내를 해줌으로써 교회에 나오면서도 어리둥절하지 않도록 교육하는 것입니다. 새가족이 나타나면 처음부터 친밀한 행동으로 그 사람을 사로잡아버리는 한국교회와는 많이 다르지요. 그래서 내가 온 후에도 한국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3-4번 예배에 참석했지만 모두 한번 나온 뒤에 다시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3) 교육 자료가 다양하고 잘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교육자료는 교단이 발행하는 자료와 교회가 직접 제작한 자료가 있습니다.



4) 소그룹모임(우리나라의 구역모임과 유사하지만 구역과 달리 지역이 아닌 관심사나 필요에 따라 그룹을 나누고 있습니다)을 소개할 때는 원로 장로(다음에 쓰겠지만 장로도 3년 임기제여서 현재 장로가 아닙니다)가 한분 오셔서 소그룹을 처음 시작할 때의 상황과 운영과정 등을 설명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이 교회가 겪었던 어려움(분란)에 대해서도 설명합니다. 개혁이라는 정신을 잘 이해하고 있는 이들은 과거의 잘못을 감추지 않습니다.


다음에는 이 교회의 조직에 대해서 써 볼 생각입니다.

 

3월, 봄이 시작되자 이곳에 바람이  불기 시작합니다. 겨울에도 바람이 불지 않았는데 봄이 되자 바람이 부는 것이지요. 그 바람은 한달쯤 불었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바람이 거의 불지 않습니다. 

 

이곳에 이민온지 오래된 분과 함께 산책을 했는데 봄철에는 숲속을 걸을 때는 조심하라고 합니다. 높은 나무 위에서 썩은 나뭇가지가 떨어져서 매우 위험하다

 

고 합니다. 실제로 숲속 길 곳곳엔 통나무 덩어리 들이 여기저기 떨어져 있었습니다. 사진에는 작은가지만 보입니다만, 내가 카메라를 가지고 다시 갔을때는 이미 굵은 나무를 치운 뒤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장로님이 이런 현상을 이렇게 설명하십니다. 오랜 우기 동안 나무가 썩어서 매우 위험해지는데, 3월이 되면 바람이 불어 그런 약한 가지가 다 부러진답니다. 그리고 4월 부터는 다시 새순이 나온다는 것이지요. 즉 3월의 바람은 새순이 나올 준비를 시키면서 동시에 일년 동안 숲이 안전하게 만든답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덧 붙이시더군요.

 

 "하나님이 그렇게 숲을 가꾸십니다"

프레이저 강가를 산책하는데 쉐퍼드종자로 보이는 개가 강가에서 열심히 무언가를 합니다.

주인은 딴청인데...

알고보니 흑묻은 나무 조각을 물에 씻어서 다시 물고 나옵니다.

큰 개들은 아마 사람이나 다른 동물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항상 나무 조각을 물고 다니도록 훈련을 시킨 것 같습니다. 

나무를 입에 물고 주인과 산책하는 개를 자주 봅니다.

그런데 이개는 그 나무를 땅에 내려 놓은 뒤 흑이 묻자 물가로 가져다가 씻어서 물고 나오는 동작을 계속 반복하고 있더군요.

이것도 훈련의 결과인지는 모르겠는데, 그 모습이 우스워서 한참을 바라보고 웃었습니다. ^^



포트랭리 (Fort Langley)는 캐나다에서 서해안(태평양쪽)으로 유럽사람들이 처음 들어온 곳입니다. 제가 잠시 살고 있는  랭리의 한쪽 귀퉁이이자, 모체가 된 곳입니다. 제가 사는 곳에서 포트랭리로 넘어가면서 바로 더비공원이 시작하여 포트랭리 다운타운까지 프레이저강을 따라서 계속 공원과 산책로가 이어져 있습니다. 집에서 가까운 곳이기 때문에 날씨만 좋으면 일주일에도 두세번씩 산책을 하러 갑니다.

그런데 이곳을 산책하면서 흥미로운 나무의자를 발견했습니다. 사진에 있는 것처럼 그냥 평범한 공원의자인데, 자세히 보면 조그만 명패처럼 생긴 글귀가 있습니다. 누군가를 기념하는 글귀이지요. 2000년에 돌아가신분인 모양인데, 그분이 물을 좋아하셨나 봅니다. 그래서 가까운 분들이 의자를 공원에 만들어 기증하고 고인에게 그 의자에서 물을 즐기라고 써 놓은 것입니다.

그런데 그 의자가 있는 자리가 아주 좋은 명당자리입니다. 멀리 산이 보
이는 아름다운 경치 사진은 바로 그 의자에 앉아서 정면을 찍은 것입니다.  떠나 보낸 사람들이 이렇게 좋은 자리에 의자를 두어 지나는 사람들에게, 가신 분이 생전에 그랬던 것처럼, 그 의자에 앉아서 경치를 즐길 기회를 주는 것이지요.

우리 문화는 기념할 만한 일이 있으면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을 모아서 잔치를 합니다. 생각의 범위가 나로부터 동심원이 그려지지요. 그래서 가까운 순서대로 사람을 모아서 먹고 마시는데 돈을 사용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전부지요. 가끔 부자들이 죄를 지어놓고선 마치 선심쓰듯 몇푼 기부하고는 은근슬쩍 죄를 탕감받는 수단으로 사용하기는 하지만 제대로 된 기부문화는 아직도 갈길이 먼 상태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생활 속에서 기부하는 문화가 만들어지면 얼마나 좋을까요? 내 부모, 형제, 자녀의 기쁨을 공적인 기부로 기념하는 것 말입니다. 그런 작은 변화를 지금 나와 우리로부터 만들어 간다면 좋겠습니다. 혹시 자신은 기부도 안하면서 남들이 공적인 기부로 기념하면, 자랑질한다고 뒤에서 손가락질이나 하는 질투쟁이는 없으시겠지요?




답답하고 우울한 날씨 때문에 이곳 생활이 정말 힘들다. 그런데 영어가 나를 가끔 웃긴다.
1) 캐나다 사람들이 얼마나 한국 상표 LG를 좋아하는지, 옷을 사러 나가보면 옷에 하나도 아니고 아예 한줄로 L/G라고 써놓았다.ㅋㅋㅋ  
2) 이 사람들이 또 순대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아이스크림 조차도 순대에 넣어서 파나보다. ICE CREAM SUNDAE !!! ㅎㅎㅎ 
* 혹시 무슨 의미인지 모르시면 사전을 찾아보세요 ^^;;; 

 



(사진은 종일 내리던 비가 그치고 저녁 노을과 함게 하늘이 열리는 모습)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나라들에 가면 가장 돋보이는 것 중 하나가 잘 만들어진 공공도서관과 그 시스템이다. 우리나라도 요즘 잘 만들어지고 있지만, 이곳도 좋은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선진국에 올 때면 늘 공공도서관부터 찾아서 등록을 하는게 좋다.

이곳의 도사관은 미국의 공공도서관에 비해 규모가 많이 열악했지만, 대신 브리티시 콜롬비아 주 내의 모든 공공도서관의 책을 대출할 수 있어서 그런 단점을 보완하고 있었다. 물론 미국과 마찬가지로 운전면허증 만으로 간단히 대출증을 만들 수 있었다. 그래서 한번 둘러보러 갔다가 그 자리에서 바로 읽고 싶은 책을 발견하여 대출증을 만들고 대출해서 집으로 가져왔다.

이곳 도서관이 잠시 나로 하여금 생각하게 만든게 두 가지 있다.
하나는 대출 제한수량(책, CD 등) 60개라는 점이다. 도대체 한번에 3주간 빌려주는 데 60개씩이나 빌려가서 다 읽을 수 있을까? 아내가 우리 아이들을 키울 때 시립도서관에서 일주일에 10권씩 책을 빌려다 읽혔는데, 그것은 세아이의 읽을 꺼리를 동시에 빌리느라 그랬고, 사실 대출 제한 때문에 아이들 모두의 대출증을 만들어 4사람의 대출증으로 빌려야 했다. 물론 대출기간도 1주에 불과했고... 그러나 암튼 3주 동안에 60개까지 대출을 요구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그렇게 만들었을 것이다. 빌리는 사람이나 빌려주는 도서관이나 둘 다 정말 대단하다.

두번째는 내게 대출증능 만들어주고, 대출해 준 여성이 한쪽 손이 오그라든 장애우였다는 점이다. 사실 그런 몸으로는 책을 나르는데 불편할 텐데, 북카트 등을 이용하여 얼마든지 업무를 처리할 수 있었다. 물론 이곳 사람들의 여유있는 태도 때문에 더욱 가능할 것이다. 편견이 없고 또 말 없이 기다리는 여유가 이런 현실을 가능하게 했을 것이다.
현지 시간으로 26일 오전 10시 50분경에 밴쿠버 국제공항에 도착하여 3시간여 만에 입국심사를 마치고 비자를 받은 후 UBC의 동료교수 숙소로 이동하였다. 그 가족의 따뜻한 사랑으로 이국에서의 첫 시간을 지친 몸이지만 행복한 마음으로 보낼 수 있었다. 

27일 핸드폰 개통을 위해 시내에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초행길이어서 여기가 어디쯤 되는지는 알 수가 없지만 UBC에 거의 가까이 온 것 같았는데, 빨간색 포니처럼 보이는 차가 옆으로 지나간다. 설마 하는데, 아니 정말, 포니였다!!!  순간적으로 한국 유학생이 타는가? 하면서 보았더니 제대로 된(^^) 캐나디언 한 가족이 타고 있었다.  반가워 얼른 핸드폰을 꺼내 들고 찍었는데 진행 방향이 달라 겨우 뒷 모습만 잡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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