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전기차 화재가 이슈이다. 알고 봐야 한다.

배터리 제조사와 관계없이 화재가 나는 전기차는 모두 NCM계 배터리를 장착한 차이다. 배터리는 크게 두 종류이다. NCM계, LFP계. 요즘 전고체배터리가 무슨 전가의 보도처럼 언급되지만, 실제로 성공한다 해도 이게 자동차에 장착되는 것은 아마 2030년 이후가 될 것이다.

NCM은 충전효율이 높지만, 가격이 비싸고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한국은 이 NCM에 올인한 상태이다. LFP는 충전효율이 낮어서 전기차 성능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다. 그러나 가격이 싸고 안정성이 뛰어나다. 초기에 중국기업들은 기술적 한계 때문에 LFP에 집중했다. NCM은 화재 위험이 높은 리튬을 이온화해서 사용하기 때문에 화재가능성이 높아진다. 이것이 소위 열폭주의 배경이다. 그렇다 해도 화재 가능성은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훨씬 낮다. 내연기관 자동차의 화재는 익숙해서 뉴스거리가 되지 않는다. 다만 배터리 화재는 아직 소화기술이 널리 알려지지 않아서 사후처리에 애를 먹고 있다.

결국 배터리시장의 경쟁은 NCM을 안정성이 높고 저렴하게 만드는 것과 LFP를 가볍고 충전효율을 높이는 것 사이의 대결이다. 어느 쪽이 먼저 소비자를 만족시키느냐에 따라 전고체가 본격 사용될 때까지의 전기차시장을 장악할 것이다. 그래서 산업부는 LFP배터리에 대해서도 연구개발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중국에서 판매되는 전기차는 대부분이 LFP배터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화재 사고가 더 적다. 문제는 벤츠이다. 중국에서 생산하는 벤츠 전기차는 중국에서 배터리를 조달하고, 한국시장의 조건에 맞추어 수출을 위해 저렴한 중국산 NCM배터리를 채용했다. 당연히 경험이 축적되지 않아 화재가 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런 문제는 테슬라도 마찬가지이다. 한동안 테슬라차에 화재가 발생한 배경이다.

그런데 환경부는 올해 전기차보조금 제도를 갑자기 바꾸면서 LFP배터리를 사실상 사용하지 못하게 막았다. 보통 뉴스에서는 NCM배터리가 화재를 냈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얼마전 벤츠전기차의 화재에 대해 처음에는 벤츠에 불이났다고 하다가 점점 중국배터리에 화재가 났다고 보도가 바뀌었다. 배터리가 화재가 나는 것이 아니다. 본질은 배터리를 관리하는 소프트웨어인 BMS의 문제이다. BMS는 많이 사용해봐야 정보가 누적되어 개선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벤츠가 중국산 NCM배터리를 탑재한 경험이 적어서 생기는 문제이다.

이렇게 언론이 헛다리를 짚는 동안 사람들은 점점 불안해서 전기차를 구매하지 않는다. 덕분에 돈을 버는 것은 내연기관차에서 국내시장을 독점적으로 지배하는 현기차이다. 내연기관차는 연구개발 없이 기존 기술로 돈만 벌기 때문에 수익률은 크게 높아진다. 이는 환율과 함께 요즘 현기차 영업이익이 폭증하는 배경이다.

결국 환경부-언론-현기차의 삼각 카르텔이 한국에서 전기차를 죽이고 온난화를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하이브리드자동차가 최종 대안일까?

 

자동차 사용 중에 대도시지역의 환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공해물질은 오존, 질소산화물, 입자상물질 등이다. 질소산화물은 도시 스모그, 입자상물질은 호흡기질환의 원인이 되는데 주로 경유자동차에서 배출된다. 지구환경에 미치는 오염물질은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온실가스들이다. 이중에서도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이산화탄소인데 이는 휘발유자동차가 경유자동차보다 훨씬 더 많이 내뿜는다.

따라서 기존의 연료를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대도시오염물질이 적은 속성을 가진 휘발유자동차의 온실가스 배출을 감소시킨 자동차와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속성을 가진 경유자동차의 대도시오염물질 배출을 감소시킨 자동차가 친환경자동차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은 하이브리드라는 개념으로 휘발유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방법을 택하였다. 이 방법은 사멸되는 에너지를 회수하여 사용함으로써 연비를 높이는 방식인데 연비가 높아지면 배출가스도 줄어들기 때문에 친환경 속성을 갖게 된다.

[그림 1] 2007 서울모터쇼에 전시된 도요타 하이브리드 실물모형

 

  





















하이브리드자동차

하이브리드란 ‘합성’ 또는 ‘혼혈’이라는 의미를 지닌 단어로, 좁은 의미의 하이브리드자동차는 가솔린엔진, 디젤엔진 등의 내연기관과 전기 모터를 조합하여 구성된 동력전달계를 가진 자동차를 의미한다. 하이브리드자동차는 1997년에 도요타가 프리우스 모델로 상용화에 성공하고, 혼다도 독자적인 기술로 가솔린 하이브리드자동차를 실용화한 것을 계기로 가장 먼저 현실적인 경쟁력을 갖춘 친환경자동차 기술로 평가받기도 한다. 도요타는 2010년 까지 100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자동차는 처음 출발할 때는 전기모터를 사용하고 가속할 때 휘발유엔진을 사용한다. 정속주행시나 감속시에 남는 에너지는 전지를 충전하는데 사용한다. 또 제동에너지도 회수하여 충전에 사용한다. 이렇게 모아진 전기는 더 많은 동력을 필요로 할 때 보조용 전기모터를 돌리는데 사용한다. 정차시에는 엔진과 모터가 모두 정지된다. 따라서 연비가 크게 개선된다. 주행 정숙성도 크게 좋아진다.

그러나 두 가지 동력원을 사용하기 때문에 차량 가격도 비싸지지만 동시에 자동차 구조가 매우 복잡해져 정비성도 크게 나빠진다. 사고가 났을 때 수리하기도 어렵고 수리비용도 크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화석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볼 때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견해가 많다.

[하이브리드자동차 에너지 소비] 처음 출발할 때는 전기모터를 사용하고 가속할 때 휘발유엔진을 사용한다. 정속주행시나 감속시에 남는 에너지와 제동에너지는 회수하여 충전에 사용한다. 이렇게 모아진 전기는 더 많은 동력을 필요로 할 때 보조용 전기모터를 돌리는데 사용한다.


 

다른 자동차회사들의 동향

한편 도요타와 혼다가 하이브리드자동차의 판매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자 그 동안 도요타의 하이브리드를 라이센스 방식으로 생산하던 닛산과 포드가 최근 독자기술에 의한 하이브리드자동차 개발을 선언하고 나섰다. 닛산과 포드의 독자개발 선언에서 2가지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첫째는 도요타 자신도 하이브리드용 부품을 아직 완벽하게 대량생산하지 못하고 있어서 닛산과 포드에 부품을 원활하게 공급해주지 못하고 잇다는 점이다. 둘째는 하이브리드기술이 원래 전기자동차에 대한 연구과정에 얻은 부산물이라고 보면 하이브리드 역시 최종목표가 아니다. 전기자동차나 연료전지자동차라는 최종목표의 중간단계로 하이브리드 기술의 확보가 필수적이어서 독자기술에 의한 하이브리드 개발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GM, DCX, 그리고 BMW도 하이브리드 공동개발을 선언했다.

 

하이브리드도 임시 대안일 뿐

도요타는 모든 자동차가 궁극적인 친환경차로 가는 길목을 하이브리드 기술이 장악하게 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이 말은 결국 도요타도 하이브리드를 결코 최종 대안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며, 다양한 임시 대안 중 하나라는 점을 보여준다.

임시 대안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다른 대안들에 비해 여러 측면에서 볼 때 절대 우위를 갖지는 않기 때문이다. 벤츠는 2005년 초에 미국 동해안에서 서해안까지 도요타 렉서스의 휘발유 하이브리드 모델인 RX400h와 디젤모델인 벤츠 ML320CDI로 장거리 비교테스트를 하게 해 ML이 RX보다 총 평균 연비에서 100km당 1리터의 이점이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연비가 좋으면 공해 배출량도 적은데 하이브리드라는 복잡하고 비싼 자동차로도 단순한 디젤자동차보다 연비가 나쁜 것으로 나타나 매우 충격적이었다.

다음에는 바로 이런 디젤자동차를 살펴보기로 하자.

(2007.7.24)

바이오연료자동차

미국이 브라질과 함께 바이오연료 보급을 확대하겠다고 하자 세계 곡물시장에 소동이 빚어졌다. 미국이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하는 원료인 옥수수 가격을 중심으로 많은 곡물의 가격이 폭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옥수수 생산으로 유명한 미국 아이오와주의 농지 가격이 지난 2-3년 사이에 평균 60%나 상승하였다 한다. 집값은 같은 기간에 4~5% 상승하는데 그쳤다고 하니 그 정도를 짐작할 수 있다.


바이오연료와 자동차

바이오연료에는 휘발유를 대신하는 바이오에탄올과 경유를 대신하는 바이오디젤 등이 있다. 바이오에탄올은 옥수수나 밀, 보리 등에 효소를 섞어 포도당을 만든 뒤 발효시켜 만든다. 사탕수수를 이용하면 직접 발효도 가능하다. 바이오디젤은 유채작물(식용유와 같은 기름을 추출하는 콩, 유채꽃 등)에서 식물성기름을 추출한 후 알코올과 화학적 결합을 통해 생산한다. 이들이 다른 바이오연료보다 더 각광을 받는 것은 기존의 자동차를 크게 개조하지 않아도 연료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연료의 장단점

바이오연료의 가장 큰 장점은 에너지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CO2를 에너지를 얻기 위해 식물을 재배하는 과정에서 식물의 광합성으로 제거한다는 점이다. 물론 계속 재배하면 되니까 석유와 달리 일정한 기간이 지난 후에도 고갈될 염려가 없다. 현재까지 바이오연료를 생산하는 방식이 소규모 플랜트 방식이어서 지역단위로 생산하면 지역의 고용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반대로 지구의 기아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식량으로 사용할 곡물을 에너지로 소비하기 때문에 윤리적 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며, 유엔은 작물재배 확대 과정에 심각한 환경파괴가 예상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또 현실적으로 에탄올을 연료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대량생산이 가능한 국가가 미국과 브라질을 제외하면 별로 많지 않다는 점은 바이오 연료가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연료가 될 수는 없음을 보여준다.


바이오에탄올을 들고 나온 미국의 속사정

브라질은 70년대의 유류파동 이후 자국 내에서 생산되는 많은 양의 사탕수수로부터 에탄올을 생산하여 자동차연료로 사용하였다. 초기에는 휘발유자동차에 에탄올을 섞어 사용했었다. 후에 에탄올을 위한 엔진 개발에 나서 지금은 E10, E85 등과 같이 휘발유에 10% 혹은 85%의 에탄올을 섞어 연료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전체에 약 17만개의 휘발유 주유소 중 혼합연료를 보급할 수 있는 주유소는 약 600개소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최근 급반전이 시도되고 있다. 2006년 6월 28일 GM, 포드와 크라이슬러 그룹의 수장들은 이들이 에탄올차의 생산을 2010년까지 두 배 늘린 200만대로 증가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10% 이상이다. 여기에 부시대통령은 2006년 1월의 연두교서에서 에너지안보를 내세우며, 나무와 풀 등의 식물섬유(바이오매스)를 원료로 에탄올을 제조하는 기술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6년 이내에 신기술을 실용화한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이를 제2세대 바이오에탄올이라 하는데, 곡물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기아문제로부터 조금 자유로워질 수 있으며 산림이 많은 나라라면 자기 사정에 맞는 식물자원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좀 더 확산 가능성이 높다. 다만 대형 플랜트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지역의 고용효과를 기대할 수 없고, 무엇보다 산림파괴가 예상된다. 한편 휘발유와 에탄올의 혼합비율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가변혼합연료엔진이 실용화 되어 휘발유만으로도 주행할 수 있기 때문에 에탄올 보급이 가능한 주유소 사정이 나빠도 에탄올자동차의 보급이 가능해진 점도 희소식이다.

미국이 이렇게 에탄올을 강조하고 나서는 데는 숨은 사정이 있다. 미국 내 자동차업체들은 하이브리드자동차 개발에서 일본에게 뒤지고 있고, 경유엔진 기술은 유럽에 뒤지고 있어 유일하게 기술우위를 점하고 있는 친환경차는 에탄올차 밖에 없다. 자신이 우위를 가지고 있는 에탄올자동차를 통해 미국시장을 지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다.

그림: 국내업체인 무등바이오에너지(주)의 홈페이지에 있는 바이오디젤 생산공정(위)과 살겨기름(미강유)에서 추출한 바이오디젤의 공해배출시험 결과(아래) - NOx는 증가하지만 다른 공해물질(특히 PM-미세먼지)은 크게 줄어든다. 이산화탄소(CO2)는 그대로인 것처럼 보이나 작물재배과정에 CO2를 소비하므로 사실은 크게 줄어든다. (http://www.powerbio.co.kr/)


바이오디젤의 현재

최초로 개발한 디젤엔진은 연료로 경유가 아닌 땅콩에서 추출한 바이오디젤을 사용했다고 한다. 지금은 유럽이 채종유나 대두유로부터 대규모 플랜트를 통해 제조하고 있고, 오스트리아와 일본이 폐식용유에서 소규모 플랜트로 생산하고 있다. 미국과 달리 유럽은 디젤에 집착하고 있는 점을 기억한다면 바이오디젤 자동차도 유럽이 중심이 되어 개발할 것이란 점은 쉽게 집작할 수 있다. 바이오디젤은 바이오연료가 갖는 장점 외에도 유황함유량이 적고 경유에 비해 생분해성, 안전성 등이 높은 연료이나 NOx가 약간 증가한다는 점이 단점이다. 또 비록 곡물은 아니지만 식용유가격의 폭등 가능성도 있다.


우리는 아직도 한심한 책임논란에 머물러 있어

우리나라는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할 여분의 곡물이 없다. 따라서 관광용으로 재배하는 유채꽃으로부터 생산 가능한 바이오디젤에 관심이 많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배출규모가 세계 10위나 되기 때문에 정부는 석유소비를 줄이고자 경유에 바이오디젤을 20% 섞은 BD20의 실용시험을 마쳤고, BD5를 판매하도록 허용했다. 그러나 실제로 유통되고 있는 것은 겨우 0.5%만 함유한 BD0.5이다.

이렇게 된 것은 바이오디젤을 사용했을 때 자동차에 문제가 생기면 정유사와 자동차회사가 서로 책임을 상대방에게 묻겠다고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진국의 경험에 따르면 BD20까지는 자동차에 아무런 조치 없이 사용해도 되며, 미국, 브라질, 캐나다 등은 법으로 혼합비율을 강제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도 혼합비율을 법으로 강제할 필요가 있다 할 것이다.

얼마 전 국내 굴지의 한 민간경제연구소 홈페이지에 들렀다가 한 학생이 올린 질문 글을 보았다. 공해 하나 내뿜지 않는 수소연료전지자동차라는 게 있다는 사실에 감탄했다며 언제쯤 그런 자동차를 살 수 있느냐는 질문이었다. 언제부터서인가 정부까지 나서서 금방 수소경제시대가 올 것처럼 떠들고 있으니 청소년들이 허황된 희망을 품고 있는 것 같아서 걱정이다. 이런 허구에 속으면 지금 당장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자각이 둔해져 오히려 환경오염이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호에서는 중간단계를 훌쩍 뛰어 넘어 먼저 먼 미래의 이야기를 해보자.

수소에너지는 수소를 직접 연료로 사용하는 방법과 연료전지에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연료전지는 연료에 산화제를 섞고 촉매를 통해 전기화학반응을 일으켜 전기를 생산하는 장치이다. 이때 연료로 수소를 사용하면 수소연료전지가 되는 것이며, 이 전기로 자동차를 굴리면 수소연료전지자동차(FCV)가 된다. 그러니까 FCV도 전기자동차(EV)의 일종이다.

 

 

그림1 현대자동차 홈페이지의 FCV소개: FCV에 대한 초보적인 이해에 도움이 될 내용들이 있다.

(http://www.hyundai-motor.com/)

 

 

현재 수소에너지를 사용하는 자동차로는 BMW가 1979년에 최초로 개발한 액체수소와 휘발유의 연료겸용 방식에 의해 수소를 직접 연료로 사용하는 수소엔진자동차가 있다. 또 벤츠가 1994년 NECAR1(New Electric Car)이라고 하는 이름으로 처음 주행시키면서부터 널리 알려졌고 현재 NECAR5에 이르기까지 개발을 선도하고 있는 FCV가 있다.

FCV는 EV의 배터리가 갖는 문제점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사실 EV는 배터리문제만 극복되면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자동차이다. 배터리문제란 가볍고, 부피가 작고, 반영구적이며 값이 싼 배터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무엇보다 충전시간이 짧아야 한다. FCV는 EV의 배터리 충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소만 공급해 주면 계속 전기가 생산되는 연료전지를 사용한다. 말은 간단하지만 이렇게 바꾸기 위해서는 많은 부분이 달라져야 한다. EV에는 필요 없는 연료저장용기, 연료공급 및 제어장치, 연료전지스택 제어 및 조절장치 등이 추가로 필요하다. 결국 EV와 달리 현재의 내연기관자동차처럼 복잡한 장치에 연료전지까지 추가되는 매우 비효율적인 시스템이 되 버린다. 그래서 현재는 버스나 SUV에만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림2 2007서울모터쇼에 전시된 기아자동차의 FCV개념 모형


그림3 2007서울모터쇼에 전시된 BMW의 수소엔진자동차

그런데 수소경제라는 용어의 의미는 현재의 문명이 상당부분 석유에 기반을 두고 있는데, 이를 수소로 대체하여 수소기반의 문명을 건설하자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천연수소는 천연가스에 조금 포함되어 있을 뿐 자연에는 대체에너지 자원으로 사용할 만큼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물을 전기분해하면 필요한 양만큼 얻을 수 있지만 그 때 얻은 수소의 에너지는 물을 만드는데 필요한 전력보다 적다. 또 전력을 얻는 과정에 CO2를 발생시킨다. 따라서 천연가스나 나프타로부터 제조하는 게 현재까지의 현실이다. 그런데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제조하면 수소연료 1kcal당 0.39g의 CO2를 발생시킨다. 천연가스를 직접 태웠을 때의 CO2발생량 0.23g/kcal 보다 오히려 많다. 물론 수소를 연료전지차에 사용할 경우 전지의 효율이 높아 주행거리당 총 CO2발생량은 천연가스자동차보다 낮아질 것으로 기대할 수 있지만 CO2발생이 크게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수소를 직접 연료로 사용하면 배기가스에 NOx가 포함되고 효율이 휘발유차와 같아지기 때문에 합리적이지 않다. 따라서 수소가 확실한 대체에너지가 되려면 CO2의 발생이 적은 바이오매스 가스로부터 추출하거나 CO2발생이나 다른 문제가 적은 에너지원(자연에너지)을 사용한 물분해로 수소를 제조해야 할 것이다. 물분해 방법은 EV와 다시 효율성문제로 경쟁해야 한다. 그래서 현 단계에서 수소연료전지차나 수소엔진차는 그 자체의 어려움 보다 오히려 합리적인 가격으로 대량의 수소를 얻는 기술의 장벽이 더 큰 문제로 보인다.



그림4 2007서울모터쇼에 전시된 현대자동차의 FCV 버스


수소 생산의 경제성이 해결되어도 수소보급을 위한 충전소설치가 또 문제이다. 수소는 지구상에서 가장 가볍고 끊는 점이 영하 260도일 정도로 불안정한 기체이다. 따라서 매우 안전한 수송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며, 일단 충전소에 공급된 수소를 저장하는데도 높은 비용과 위험을 동반하게 된다. 충전소에서 개별적으로 유휴전력으로 수소를 생산하면 수송의 문제는 생기지 않으나 저장과 자동차 충전을 위해 가압장치가 필요한데 가압비용만으로도 상상할 수 없는 비용이 발생한다.

따라서 수소경제 혹은 FCV는 여전히 가능성을 탐색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아주 장기적인 과제이다. 얼마나 오래 기다려야할까? 정답은 ‘모른다’이다. 석유의 고갈 혹은 환경오염으로 지구가 종말을 고하는 시점이 오기 전에 해결해야 하는 여러 가지 대안 중에 하나일 뿐이다. 그런 대안 중에는 지난 호에 소개한 EV가 있다. 어차피 전기를 사용해야 한다면 환경에 부하를 주지 않는 태양광발전이나 풍력발전 등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생산된 전기를 충전해서 사용하는 방법 말이다. 이를 위해서는 빠른 속도로 충전이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가장 큰 과제인데, 이 문제 하나를 해결하는 것과 FCV의 보급을 위해 해결해야할 여러 가지 난제를 해결하는 것 중에서 어느 것이 먼저 해결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지만 내 생각에는 EV쪽이 훨씬 가능성이 큰 것 같다. (2007.04.25)

친환경자동차의 최종 목표는 전기자동차(EV, electric vehicle)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마차에 증기기관을 얹어 사용했던 것을 제외하고 말한다면 역사가 가장 오래된 자동차가 바로 전기자동차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전기자동차는 1873년 영국의 R. Davidson이라는 사람이 만들어 실용화했는데, 그 후 휘발유엔진이 급속도로 발전하자 사라졌었다.

전기자동차가 다시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된 것은 지난 1990년 미국의 캘리포니아주가 완전 무공해자동차(ZEV, zero emission vehicle)를 도입하는 정책을 법제화하면서 부터이다. 이 규정은 캘리포니아주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는 메이커들에게 1998~2000년에는 전체 판매량의 2% 이상을, 2001~2002년에는 5% 이상을, 2003년부터는 10% 이상을 ZEV로 판매해야 할 의무를 부과하였다. 물론 이후 몇 차례 완화되었지만 기본 정신은 변하지 않았다.  

다시 등장한 전기자동차

그런데 이런 프로그램이 도입된 것은 GM이 EV1 이라는 이름의 전기자동차를 1990년 1월 LA모터쇼에서 공개하자 성공 가능성을 확신한 탓이었는데 이 차는 사실 운행할 수 없는 무늬만 자동차였다. 아무튼 이때부터 모든 자동차메이커들은 전기자동차가 대세라고 판단하고 여기에 매달리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도 기아자동차가 선두로 연구에 착수하였고, 1993년 대전엑스포에 전기자동차가 등장하는 등 한 때 큰 붐을 일으키기도 했다. 지금도 제주도와 하와이에서는 현대자동차의 산타페 전기자동차가 시험운행 중이다.

사진1: GM이 EV1의 후속으로 내놓은 신개념 전기자동차 시보레 볼트. 볼트는 리튬 이온 배터리로 작동하다가 전기가 부족할 때는 휘발유엔진을 돌려 전기를 만들어 항속 거리를 늘린다. 충전은 차에서 코드를 뽑아 110볼트 콘센트에 꽂으면 된다. 완전히 충전하는 데는 6시간 정도 걸리며 완전히 충전된 볼트는 도심에서 달릴 경우 전기만으로 40마일(약 64km)을 달릴 수 있다.

전기자동차는 운행 중에는 배출가스를 전혀 내뿜지 않고 화력발전으로 전기를 생산한다 해도 휘발유자동차에 비해 배출가스가 90%정도 줄어드는 획기적인 친환경자동차이다. 전기자동차는 유지비용이 작다는 장점도 있다. 우선 연비가 좋아 가솔린에 비해 연료비가 매우 저렴하다. 게다가 자동차의 구조가 간단하기 때문에 자동차 유지관리 비용도 훨씬 적게 든다. 엔진오일 교환이나 튠업도 필요하지 않다. 또 휘발유엔진은 보증기간이 길어야 10만마일(16만 킬로미터)인데, 전기모터는 100만마일(160만 킬로미터)이나 된다.


그런데 왜 우리 주변에 전기자동차가 안 보이지?

그런데도 전기자동차가 아직도 실용화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는 순수 전기자동차는 배터리의 급속한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내연기관 자동차와 경쟁 상대가 못된다. 1회 충전으로 겨우 40마일(64킬로미터)를 달릴 수 있는 자동차는 자동차 구실을 제대로 할 수 없음은 분명하다.

둘째는 전기자동차가 진정한 의미에서 친환경적이 되려면 전기를 얻는 과정도 친환경적이어야 한다. 지금처럼 화력발전이나 원자력발전으로 얻는다면 도시환경은 크게 개선되지만 전기 소비량은 급격히 늘어 발전을 하는 곳에 공해가 더욱 증가하는 불균형이 발생한다.

세 번째 문제는 충전소와 같은 인프라의 문제이다. 이미 오랜 세월 자동차가 보급되었기 때문에 주유소라는 시스템을 통해 운전자들은 손쉽게 연료를 공급 받을 수 있지만 전기자동차가 운전 중 방전되었을 때 충전할 수 있는 인프라는 새로 구축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경쟁이 되는 자동차 만들기?
아니면 경쟁이 되는 용도의 자동차 만들기?

첫째 문제에 대한 해결은 다양한 방법으로 추진되고 있다. GM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국인 중 절반은 근무지에서 왕복 40마일 이내의 거리에 산다고 한다. 그렇다면 볼트를 가지고 출퇴근용으로 사용하는 데는 불편이 없다. 미국처럼 가구당 2대 이상의 자동차를 보유한다면 출퇴근용으로 추가 구입하는 자동차는 전기자동차가 충분히 대안이 될 수 있다. 전기 하이브리드 자동차도 가능하다. 역시 볼트가 택한 방법으로 충전한 배터리가 방전되면 자체 휘발유엔진으로 발전하여 충전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휘발유 하이브리 자동차보다 더 친환경적이지만 일반자동차로 사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요즘 순수 전기자동차 추세는 경차를 전기자동차로 만드는 것이다. 20여 년 만에 겨우 경차를 전기자동차로 만들겠다는 결론에 도달한 셈이다.

필자는 90년 당시 전기자동차가 일반 자동차를 대신할 수는 없고 근거리용자동차(골프장용 카트, 공원이나 공항 내에서 운용하는 자동차 등)로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던 기억이 난다. 실제로 근거리 수송장비와 선박, 농기계, 건설장비 등은 그 운행대수가 작지만 배출가스 기준이 매우 약하기 때문에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전체 대기오염의 14%(자동차는 53%)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한 대기오염원이다. 캘리포니아주도 이런 현실을 인식하고 1998년 근거리수송용 전기자동차(NEV, neighborhood EV)라는 개념을 도입하였다.

그림2: 캘리포니아주가 1998년에 비로소 도입한 근거리수송용 전기자동차. 사진은 미국 e-ride Industries의 EXV4모델로 4인승이다.





완결된 시스템을 만들지 않으면 진정한 친환경자동차가 아니다

두 번째 문제점에 대한 해결에 관심을 갖는 기업은 일본의 혼다이다. 혼다는 가정에너지스테이션(HES)이라는 개념을 꾸준히 발전시키고 있는데, 이는 가정에서 태양광으로 발전하여 제조한 전기나 수소를 자동차에 충전하여 사용하는 전기자동차 혹은 수소연료전지자동차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하나의 완결된 시스템을 개발 보급함으로써 두 번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다.

세 번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미국이나 유럽에서 택하는 방법은 도로 주변에 충전소를 설치하는 한편 가정용 전기로 충전 가능한 전기자동차를 만든다는 것이다. 가정용전기로 충전하는 것은 결국 배터리와 충전기의 문제와 깊은 연관을 갖고 있으며, 우리나라처럼 고층아파트 보급률이 높은 나라에서는 별로 실효성이 없는 방법으로 보인다.

전기자동차는 친환경자동차의 출발역이자 종착역

그런데 요즘 새로운 친환경자동차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자동차나 연료전지자동차의 핵심 기술들은 대부분 바로 전기자동차 기술에서 나온 것들이다. 도요타가 하이브리드자동차를 만든 계기가 바로 전기자동차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방법의 하나로 시도했던 것이고, GM이 연료전지자동차를 만들려고 시도한 이유도 전기자동차의 배터리 용량을 늘리려는 연구에서 시작된 것이다. 따라서 전기자동차는 친환경자동차의 종착역일 뿐 아니라 출발역이기도 하다. (2007. 3. 27)

자동차가 내뿜는 공해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이 문제는 앞으로 친환경자동차를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다. 먼저 자동차의 수명주기에 따라 보면 3가지 단계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1) 생산단계: 다른 산업에 비해 에너지 사용량도 적고, 오염물질이나 폐기물도 적다

(2) 사용단계: 대기환경 오염이 매우 심각하다.

(3) 폐차단계: 폐차할 때의 오염도 제법 심각하다.


친환경자동차라면 당연히 이 세 가지 단계를 총괄하여 따져야 한다. 일반적인 자동차의 경우 생산단계의 공해 배출은 오히려 다른 산업보다 적다. 따라서 폐차 단계의 환경오염이 생산단계와 밀접하게 연결된다는 사실 때문에 별도의 주제로 다루기로 한다면 일단 친환경자동차라고 했을 때 최대 환경문제는 엔진의 배출가스에 의한 오염이다.


자동차 사용단계의 대기환경문제는 다음 표와 같이 3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는데, 대도시지역의 환경과 좀 더 넓은 범위의 광역환경, 그리고 지구환경의 문제이다. 대도시지역의 환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오존, 탄화수소, 일산화탄소, 질소산화물, 입자상물질 등이다. 질소산화물은 도시 스모그, 입자상물질은 호흡기질환의 원인이 되는 물질들로 주로 디젤을 사용하는 자동차에서 배출된다. 두 번째 광역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산성비에 의한 피해이다. 마지막으로 지구환경에 미치는 오염물질은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온실가스들이다. 이중에서도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이산화탄소인데 이는 휘발유자동차가 디젤자동차보다 훨씬 더 많이 내뿜는다.


<표 1> 분야별 자동차에 의한 대기오염

분야

내용

비고

대도시 환경

오존, 탄화수소(HC), 일산화탄소(CO),

질소산화물(NOx), 입자상물질(PM),

브레이크 가루 등

주요인: 디젤

규제국가: 미·

광역환경

산성비

지구환경

이산화탄소(CO2), 메탄,

프레온가스(CFCs) 등

주요인: 휘발유

규제국가: 유럽


따라서 기존의 연료를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친환경자동차란 대도시오염물질이 적은 휘발유자동차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인 자동차와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디젤자동차의 대도시오염물질 배출을 줄인 자동차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미국과 일본은 자기 나라의 도시 공해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디젤승용차를 사실상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는 것이고, 유럽은 지구온난화와 같은 지구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디젤승용차에 대해 우호적이다.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의 28%를 배출하는 미국은 연료전지자동차와 같이 전혀 새로운 방식의 자동차를 연구하고는 있지만 현 단계에서 온실가스를 줄이려는 노력은 거의 하지 않고 있다. 미국이 온실가스를 줄이려는 국제협약인 교토의정서에서 탈퇴하고 오히려 아시아 태평양 국가들(미국, 한국, 일본, 중국, 인도, 호주)을 부추겨 <청정개발 및 기후에 관한 아시아태평양 6개국 파트너쉽>이라는 모호한 성격의 기구를 창설한 것이 이런 입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일본은 하이브리드라는 개념으로 휘발유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방법을 채택하였다. 이 방법은 사멸되는 에너지를 회수하여 사용함으로써 연비를 높이는 방식인데 연비가 높아지면 배출가스도 줄어들기 때문에 친환경자동차의 속성을 갖게 된다.


유럽은 대도시환경에 영향을 주는 오염물질의 배출기준(요즘 유로4 기준이라고 말하는 것은 이 기준을 말한다)을 점진적으로 강화함으로써 디젤승용차의 친환경성을 높여가고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근대화 과정을 미일에 크게 의존해 왔기 때문에 아직도 디젤은 무조건 나쁘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을 뿐 아니라, 정부도 환경적으로 좋지 않은 자동차 정책을 펼치고 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도 디젤승용차는 유로4 기준을 충족시켜야만 하는데, 이 요건을 모든 디젤승용차가 아닌 차량 총 중량 2.5톤 이하 차량만 지키도록 함으로써 모 자동차회사의 RV 모델은 오늘도 오염물질을 규제 없이 맘껏 뿜어대고 있다.


그림1: 흰색으로 표시된 곳이 8~10월 평균 북극빙하지역인데 1985년 현재 1885년보다 이미 크게 줄어든 것을 볼 수 있다. 미국 해양대기국의 예측에 따르면 2085년에는 거의 사라져 없어진다. (http://www.gfdl.noaa.gov/research/climate/highlights/images/Sea_Ice_3globes_H_1821x1056.png )


그런데 이 시리즈를 쓰기 시작한 후 유엔환경계획(UNEP)과 세계기상기구(WMO)가 주축이 되어 구성한 정부간 패널(IPCC)이 130여 개국 2500여 학자들을 동원하여 지난 6년 동안 수행한 과학적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이들의 연구결과는 1. 인간 활동으로 기후변화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2. 이대로 가면 21세기말에는 지구의 평균기온이 1.8~4.0도 상승하고 3. 북극빙하는 모두 녹아 사라지며, 4. 따라서 해수면은 현재보다 18~59Cm 상승할 것이란 점 등이었다.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녹으면 해변도시가 물에 잠기게 되고 빙하가 녹아 흘러내리는 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중국 인구의 25%, 인도 인구의 상당수가 식수원을 상실하게 된다.


따라서 지금 우리는 대도시지역의 많은 사람들이 호흡기질환을 앓는 수준의 문제를 넘어 지구 전체의 생존 문제가 걸린 온실가스를 줄이는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시점에 서 있으며, 많은 학자들은 지금 당장 심각하게 줄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2007.02.22)

친환경자동차는 어떤 자동차?


연재를 시작하면서

몇 해 전 이라크전이 발발할 때를 전후해서 오르기 시작한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를 훌쩍 뛰어 넘었고, 이런 고유가 상태가 오래 지속되자 다시 고효율친환경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물론 이런 일이 처음 있는 것은 아니다. 유가가 조금 오른다 싶으면 의례적으로 잠시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금방 무슨 성과가 나타날 것처럼 호들갑을 떨지만, 조금 지나면 다시 언제 그랬냐는 듯 지면에서 사라진다. 게다가 최근에는 <수소에너지 시대를 연다>는 정부의 야심 찬 계획이 발표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금방 배기가스 없이 물만 배출하는 수소자동차가 굴러다닐 것으로 기대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별로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필자는 자동차공학자가 아니다. 다만 오랫동안 자동차산업 전반에 대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구하면서 깨닫기는 자동차공학자들이 이런 연재물을 쓰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공학자들은 자신이 전문으로 하는 특정한 분야가 있고, 정부가 발주하는 연구비가 어느 분야에 집중되느냐에 따라 이해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미 황우석 박사 사건을 통해 이를 충분히 경험하지 않았던가? 과학은 객관적이지만 과학자는 객관적이지 않다. 물론 필자도 결코 객관적인 입장에서 이 글을 쓰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필자에게는 이해관계가 없다는 점이 다르다.


보통 친환경자동차라고 부르는 것은 사실 세 가지 측면이 혼재되어 있다. 첫째는 공해배출이 적은 자동차라는 이미이고, 둘째는 친환경성과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지만 고갈이 예상되는 석유를 대체해 새로운 에너지를 사용하는 자동차라는 의미이다. 그리고 마지막은 에너지가 아니라 차량의 재료가 되는 물질을 플라스틱이 아닌 천연소재에서 얻어 만든 자동차라는 의미이다.

이 연재물은 이런 세 가지 측면을 넘나들면서 친환경자동차라고 불리는 것들을 설명하려고 한다. 그러나 작동되는 과학적 원리를 깊이 있게 설명하려는 것이 아니다. 기본적인 작동원리도 설명하겠지만 오히려 그 속에 숨긴 환경성과 경제성의 측면을 다룸으로써 독자들의 다양한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이다. 특히 일반 독자들이 잊기 쉬운 세 번째 측면, 즉 환경오염이나 석유자원의 고갈이 에너지만의 문제가 아니라 자동차를 만드는 소재(재료)에도 똑 같이 해당된다는 점도 설명하고 싶다.


엠파이어웰에서 허리케인 카트리나까지

1980년부터 2000년까지 20년 동안 세계 에너지소비량은 30%나 증가했으며, 이대로 간다면 2000부터 2020년까지 20년 동안에는 약 46%가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런 에너지 소비증가의 뒤에는 자동차의 석유소비 증가가 있다. 중국과 인도가 경제성장으로 자동차 보유대수를 늘리면서 에너지 소비증가를 주도하고 있는데, 문제는 자동차의 보유증가는 그대로 석유의 소비증가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전기를 생산하는 데는 태양광, 풍력 등을 사용하는 비중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지만 자동차연료는 석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내연기관이 만들어진 이후 여전히 석유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석유는 쓸 수 있는 기한이 얼마 남아있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이다. 최근 아직 쓸 수 있는 석유가 많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지만 결국 한계에 부닥칠 것은 뻔한 일이다. 사실 석유 뿐 아니라 지하자원으로 캐낼 수 있는 연료들은 시기의 차이만 있을 뿐 모두 어느 날 더 이상 캐낼 수 없는 때가 올 것이다. 보통 석유는 2040년, 우라늄과 천연가스는 2060년이면 고갈의 위기가 올 것이라고 한다. 석유를 연료로 하는 내연기관의 발명이 20세기 기계문명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으며 동시에 자동차산업의 성장과 맥락을 같이 하고 있기 때문에 석유는 자동차에서 연료 이상의 의미를 갖고 석유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자동차산업도 존재할 수 없다.


사진1: 최초의 대형석유회사였던 Empire well 사는 하루 3000배럴씩 생산했다고 한다. 지금은 사우디아라비아 한 나라에서만 하루에 1000만배럴 이상을 생산하고 있어 2040년이면 고갈의 위기가 온다. 
(http://www.priweb.org/ed/pgws/history/pennsylvania/empire_well.html)

사진2: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지나간 후 거의 유실되어 없어진 루이지애나 주 해안의 챈들러 섬은 카트리나의 위력이 얼마나 강력했는지를 보여준다. 왼쪽이 카트리나가 덮치기 전의 사진이고 오른쪽 이 후의 사진이다. 반복되는 기상재해의 원인은 화석연료를 연소시킬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와 깊은 관계가 있다고 한다.

(http://commons.wikimedia.org/wiki/Image:Chandeleur_L5_Oct2004Sep2005.jpg)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 남부 째즈의 도시 뉴올리언스를 파괴했을 때 많은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가 그런 기상이변의 주범이라고 말했다. 이런 인식은 교토의정서 (지구온난화의 원인인 온실가스의 배출을 줄이고자하는 국제협약으로 클린턴대통령 시절의 미국은 이를 비준하기로 했으나, 부시대통령이 이를 철회해 절름발이 신세이다) 체제의 기본 정신이다. 그런데 지구온난화의 가장 큰 원인이 되는 온실가스의 약 95%는 이산화탄소인데, 이산화탄소의 약 92%가 화석연료(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를 태우는 과정(수송부문과 난방)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자 가장 인기 있는 문명의 이기였던 자동차가 어느새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낙인찍히는 처지에 이른 것이다.


친환경자동차는 어떤 자동차?

따라서 친환경자동차라고 하면 두 가지 측면에서 현재 사용 중인 자동차에 비해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첫째는 공해배출량이 줄어야 한다. 특히 현 단계에서는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둘째는 화석연료처럼 한번 사용하면 재생산 되지 않는 자원이 아니라 재생산이 가능한 자원으로부터 얻어야 하며, 최소한 현재보다 연료 소비량이 크게 줄어야 한다.

한편 경제성의 문제도 중요하다. 사용하기 위해 준비하는 비용이 사용하면서 얻는 수익보다 더 크다면 다른 사정이 없는 한 보편적으로 사용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제성의 문제는 계속 다루어지겠지만 어느 것이 더 좋은 친환경자동차인가? 하는 측면의 기준이 아니라 친환경자동차를 사람들이 사용하게 만드는 데 필요한 속성이다.

아무튼 이러한 친환경자동차를 만들려는 노력은 벌써 10년 이상 계속되어 왔으며, 자동차회사들은 기존 내연기관을 개선하여 적은 양의 연료로 장거리를 운행할 수 있는 고효율차량의 개발과 보급을 확대하고, 새로운 개념의 친환경 동력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글의 끝에 꼭 소개하고 싶은 것은 이런 움직임을 만들어 낸 것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환경청이라는 점이다. 미 연방정부는 오염방지에 손을 놓고 있는 동안 캘리포니아주 환경청은 거의 1990년경부터 무공해자동차(zero emission vehicle, ZEV)라는 개념을 제시하고 여기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단계적인 목표를 의무화함으로써 (캘리포니아주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려는 자동차회사는 이 목표에 도달해야만 함)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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