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를 덮으면서 온갖 상념이 스쳐지나간다.

하나는 한국사람들은 여전히 조총련과 민단으로 분열된 듯이 일본에 대한 태도가 분열되어 있음. 일본은 전쟁범죄에 대해 늘 모호한 태도를 취했다. 자신들의 전쟁범죄를 원폭의 희생자였음을 내세워 덮으려 한다. 당하기는 미국에 당해놓고 자신들이 아시아에 가한 범죄를 퉁치려는 야비함. 미국에 항의하지도 못한다. 유럽에서 당한 박해를 팔레스타인에 되돌려주면서도 돈으로 장악한 언론을 통해 적절히 미화하는 유태인들 흉내를 내려는 것인지 모르지만 유태인들이 도와줄리가 없다.

두번째는 우리 안의 외국인(노동자)을 대하는 혹은 대응하는 우리의 태도가 일본인들보다 도대체 나은 점이 있는가 하는 의문. 외견상으로는 좀 나아보이겠지만, 100년의 시차를 고려하면 정말 야만국가 아닌가?

15년쯤 전에 남는 시간을 보내려고 들어간 서점에서 눈에 띈 책. 싸박싸박 읽을 요량으로 사 들고 나왔지만, 그 오랜 시간을 책장의 장식품으로 앉아 있었다. 문득 꺼내 들었는데, 멋진 말이 눈에 들어온다. 요즘 새파란 정치인들에게선 날내가 난다. 나잇 살 들어 원로 행세를 하는 자들에게선 군둥네가 난다. 나도 군둥네 날 나이이다.

한국 조선업이 일본을 이긴 것은 빠르게 IT화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일본 조선업은 역사가 오래되어 전통적으로 도면을 문서로 보관했는데 비해 우리는 뒤늦게 뛰어들어 경쟁을 했기 때문에 일찌감치 도면을 디지털상태로 보관했지요. 덕분에 수주경쟁에서 빠르게 도면을 제시하면서 일본을 넘어섰습니다.

그러나 조선업 공정의 대부분은 용접이고, 선박용접은 자동차와 달리 자동화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점이 저가 공세로 추격해오던 중국을 따돌릴 수 있는 무기가 되었습니다. 용접숙련공들은 중국의 비숙련 상태의 노동자들보다 고품질의 용접을 했고(설계도면대로 블럭을 이어붙이면 용접오차가 발생하는데 이 오차가 거의 없게 용접하는 것이 핵심 중 하나라고 합니다) 중국은 건조시간과 원재료비용에서 한국을 따라잡을 수 없었던 것이지요.

문제는 조선사들이 용접부분을 물량팀에게 맡기면서 지금 조선사에는 숙련공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합니다. 게다가 이미 조선현장을 떠난 용접공들이 다시 조선소로 돌아갈 이유가 전혀 없다는 점이 또다른 문제입니다. 결국 아무리 수주해도 더 이상 고품질로 신속히 건조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반대로 중국은 과거 우리가 축적했던 기술을 확보해나아가고 있어서 우리가 비웃던 중국, 즉 수주해놓고선 건조가 지연되어 적자에 빠지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원칙을 버리면 부메랑이 돌아오는 법입니다.

https://m.hani.co.kr/arti/economy/marketing/1052346.html?_fr=fb&fs=e&s=cl

외국인이 건보 흑자에 기여한 금액이 누적으로 1조 4천억에 달한다. 그런데도 한 야당 후보가 외국인이 건보재정에 기여없이 숟가락을 얻는다고 말했단다.

1. 건보료에 대해 부인과 장모가 모두 의혹이 있는 후보가 스스로 건들이지 말아야 하는 주제 아니던가?

2. 해외에서 살아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험했겠지만 우리와 다른 의료체계를 갖는 나라에서 병원에 가는 일은 정말 힘들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길들여진 익숙한 체제이지만, 외국인에게는 너무 낯설어 학습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중국유학생 중에는 건보가입이 의무화되어있는 것에 대해, 한국정부가 유학생을 착취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외국인 건보는 태생적으로 흑자사업이란 뜻이다.

3. 캐나다에 가면 한국 장애인이 많다. 우리나라에서는 치료할 수 없거나 혹은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사람들이 캐나다로 가서 치료를 받다가 아예 정착한 사람들이다. 기본적으로 결핵과 같은 전염병이 아니면 막지않는다. 그것은 일종의 선진국 책무같은 것이다.

지난해 여름에 비해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오래 동안 존경해온 은퇴 학자 한 분이 이것 때문에 깊은 염려를 담아 글을 쓴 것을 읽었다. 그 분과 생각이 다르다. 연휴를 이용해서 오랜만에 긴 글을 쓰려고 한다.

1. 선진국은 모두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돈을 풀어야 했다(금리인하 포함).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가장 적은 돈을  풀었다. 이 돈을 풀지 않았다면, 많은 자영업자들이 기아선상에서 헤매야 했을 것이다. 세계 10대 경제 강국에서 이것은 정의롭지 못하다. 그러나 이는 필연적으로 유동성을 증가시켰고, 주식과 함께 많은 자산 가격이 폭등했다.

2. 오미크론 이후 코로나에 따른 봉쇄를 완화시키면서 돈을 많이 푼 나라일수록 유동성 증가로 인한 위기가 크게 닥쳐오고 있다. 초과 유동성을 흡수하는 것은 금리인상 밖에 없다. 미국은 공식적으로 금리인상을 자주 언급하였고 또 인상하고 있다. 우리 역시 같은 속도로 인상할 수 밖에 없다. 금리인상은 당연히 바로 자산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다. 만약 우리가 이 대열에서 이탈하면 외국자본의 급격한 탈출이 일어난다. 자본은 이자율이 높은 나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3. 이렇게 된 것은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금융자본주의 때문이다. 그래서 상품이 국경을 넘을 때 부과하는 관세처럼 자본의 이동에 대해서도 국경세(토빈세라고 한다)를 부과해야만 한다. 국제사회가 이를 합의하지 않으면 무슨 말, 무슨 정책도 작동할 수 없다. 그러나 불과 손가락에 꼽을 정도에 불과한 자본투자 국가들이 가로 막아 도입되지 못하고 있다.

4. 우리의 국가재정은 결코 부족하지 않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세수 추계를 잘 못하는 문제가 반복되었다.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실물경제를 모르는 전문가들이 문제였다. 코로나로 글로벌 공급망이 망가지면서 동남아에서 들여오던 부품을 대부분 국내에서 생산해야만 했던 것이다. 그래서 많은 중소기업들이 야간 작업을 하면서 생산하고 있다. 당연히 세수는 급증했다.

5. 가계부채가 선진국 중에서 가장 높은 축에 드는 한국이야말로 돈을 확실하게 풀어야 했다. 그래야 금리 정책을 통해 유동성을 흡수해도 부도 내는 가계가 줄어든다. 당시에 포퓰리즘이라고 반대하던 자들은 어디에 갔나? 그들이 바로 서민들을 수탈하여 빈부 격차를 늘린 주범이다. 결국 미국이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우리나라도 연동할 수밖에 없는데, 가계가 위기에 빠질 것이고 과거 IMF때나 금융위기 때 처럼 또 한차례 서민은 죽어나갈 것이다.  

6. 그럼에도 지금 선거판이 포퓰리즘을 염려할 수준에 가깝다는 점은 동의한다. 포퓰리즘을 염려하는 것은 대표적으로 수익자 부담인 사회보험의 수혜를 늘린다는 공약 때문이다. 사회보험은 기업과 노동자가 분담하여 부담하는데, 마치 세금으로 충당하는 것처럼 오해하고있다. 경기 효과가 불균형 상태인 지금, 이런 비용을 늘이면 어려운 기업은 더 심각하게 위기에 빠진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