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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꼬라지/정치

투표, 하셨습니까?

정말 오랫동안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한 회의로 몸살을 앓았습니다.
그리고 겨우 힘을 내 쓴 글입니다.

요즘 이 나라 돌아가는 꼴이 참 한심해서 이젠 웃음도 나오지 않습니다. 지난 6월 29일엔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자신의 임기 중엔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미 ‘4대강 죽이기’라나 뭐라나 하는 이상한 이름으로 간판만 바꿔달고 시작한 마당에 옛 간판을 고집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겠지요. 그래서 죽이기와 살리기, 친환경개발과 환경파괴, 녹색성장과 재생불가능이 동의어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것은 빙산의 일각일 뿐 사실 임기 내내 어디 이런 억지와 고집과 눈속임이 단 하루라도 없었던 적이 있나요? 노대통령의 서거과정은 물론이고 대낮에 테러를 자행하는 민병대 수준의 친위 조직들이 활개를 칩니다. 용산참사와 같은 사건이 어디 처음 있는 일입니까 마는 그러나 이런 학살의 선봉에 경찰이 섰다는 것은 지금까지와 사뭇 다른 일입니다.

전교조 성명을 놓고 정치적인 판단을 한 교과부가 오히려 교사들을 정치적이라고 고발합니다. 정부와 검찰이 교사와 공무원의 정치행위금지가 의미하는 바가 무언지 몰라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헌법과 법이 정한 것조차도 일단 고발하고 재판에 들어가면 판결이 나올 때쯤엔 이미 이 정권의 임기가 끝난다는 계산을 한 것이겠지요.

미디어법이나 KBS, MBC 탈취과정은 이 정부가 국민의 뜻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오직 소수의 이익집단을 위해 내 맘대로 하겠다는 태도를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혁명정부는 민심을 얻기 위해 국민의 소리를 듣고 국민을 위한 통치를 하는 제스처라도 하는데, 이쯤 되면 혁명정부도 아닌 식민지정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단 하루도 좋은 소식을 듣지 못하고 살다보니 모든 국민이 화병이 나서 죽을 지경이지요. 그런데, 사실 화병 나야 맞습니다. 이 정권도 국민투표를 거쳐 뽑았기 때문입니다. 왜 이런 말도 안 되는 투표를 했을까요? 우리 안에 더 잘 먹고 잘살겠다는 욕심이 경제살리기 CEO대통령 뽑아 놓은 것 아닙니까? 경제가 왜 죽는지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말입니다.

이 정부가 저지를 횡포의 다음 단계는 무엇일까요? 아마 개헌이 될 것입니다. 친박진영의 협조만 얻으면 완벽한 독재가 가능한데, 현재까지 판도는 차기 대통령으로 박근혜가 독보적인 지지를 얻고 있어 대통령연임제 같은 것으로 거래하려고 할 것입니다.

한번 잘못 판단하여 투표에 임한 결과가 이런 참담한 현실로 우리에게 앙갚음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투표가 중요합니다. 다음 선거에는 혁명적인 수준의 선택을 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 5년 동안 저질러 놓은 모든 사악한 조치들을 되돌려 놓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2009.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