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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꼬라지/정치

암담한 연말이지만 모든 것은 다 지나갑니다.

암담한 연말이지만 모든 것은 다 지나갑니다.

우리 국민들은 두 가지 측면에서 정말 암담한 연말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미국의 금융위기로 시작된 세계적인 불경기의 여파로 겪는 경제적인 고통입니다. 다른 하나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로 계속되는 권력의 횡포로 빚어진 경제적, 정신적 고통입니다. 사실 이 둘은 둘이 아니라 하나이기도 합니다.

미국 발 금융위기의 여파로 가장 고통을 겪는 나라 속에 우리나라가 포함된 것을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지난 1997년의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받아들인 금융시장개방으로 우리 금융시장이 미국에 종속되어 나타난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상품무역에 관한 협정인 FTA가 금융시장에 관한 협정으로 변질된 한미 FTA 법안을 한나라당 단독으로 상정해 놓았습니다. 한미FTA는 한번 발효되면 무조건 20년 동안 따라야 합니다. 적어도 앞으로 20년간은 이런 위기가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계속 반복될 외환위기

불경기는 사실 금융시장개방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대기업들이 수출하여 돈을 벌어도 이미 대기업의 주식중 상당부분이 외국인 소유이기 때문에 배당금 등의 형태로 국외로 유출됩니다. 돈을 벌어들인 것에 비해 실제로 국민이 쓸 수 있는 돈은 줄어드는 것이지요. 그런데도 이 정부는 공공기관의 정규직을 2만 명 감축하면서 대신 비정규직 인턴 1만 명을 채용하겠다고 합니다. 이런 정책은 국민들이 쓸 돈을 더욱 줄어들게 만듭니다. 정말 구조조정이 필요할 정도로 방만하다면 그 규모만큼 축소하면 되는데 비정규직으로 대체한다는 말은 필요 이상으로 감축한다는 말이고, 이는 정규직을 비정규직으로 대체해서 국민들을 점점 더 가난하게 만들겠다는 것이지요.

국민을 더 가난하게 만들겠다는 정부

여기에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온갖 폭력적인 조치들로 정신적인 고통까지 안겨줍니다. 임기에 관계없이 각 기관의 수장들을 갈아치우더니 이젠 1급 공무원 전체를 물갈이 하겠다고 합니다. 일제고사 관련 교사들을 파면하는가 하면 이미 문제가 드러난 서울시 교육감은 전혀 손 댈 생각을 안 합니다. 한마디로 과거 독재 정권이 해보고 싶었던 일은 다 하고 있습니다.

이제 겨우 1/5을 맛보고 있는 것

이는 사실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국민들이 선택한 결과이고 우리는 치러야 할 대가의 1/4도 아직 못 치룬 것입니다. 아직도 임기가 4년이나 남았기 때문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일은 다 지나가는 때가 오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걸 아셔야 합니다. 지금 정신 차리고 마음을 다잡지 못하면 다음 선거에서도 이런 암울한 현실을 끝낼 수 없다는 것 말입니다.  (2008. 12.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