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연료자동차
미국이 브라질과 함께 바이오연료 보급을 확대하겠다고 하자 세계 곡물시장에 소동이 빚어졌다. 미국이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하는 원료인 옥수수 가격을 중심으로 많은 곡물의 가격이 폭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옥수수 생산으로 유명한 미국 아이오와주의 농지 가격이 지난 2-3년 사이에 평균 60%나 상승하였다 한다. 집값은 같은 기간에 4~5% 상승하는데 그쳤다고 하니 그 정도를 짐작할 수 있다.
바이오연료와 자동차
바이오연료에는 휘발유를 대신하는 바이오에탄올과 경유를 대신하는 바이오디젤 등이 있다. 바이오에탄올은 옥수수나 밀, 보리 등에 효소를 섞어 포도당을 만든 뒤 발효시켜 만든다. 사탕수수를 이용하면 직접 발효도 가능하다. 바이오디젤은 유채작물(식용유와 같은 기름을 추출하는 콩, 유채꽃 등)에서 식물성기름을 추출한 후 알코올과 화학적 결합을 통해 생산한다. 이들이 다른 바이오연료보다 더 각광을 받는 것은 기존의 자동차를 크게 개조하지 않아도 연료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연료의 장단점
바이오연료의 가장 큰 장점은 에너지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CO2를 에너지를 얻기 위해 식물을 재배하는 과정에서 식물의 광합성으로 제거한다는 점이다. 물론 계속 재배하면 되니까 석유와 달리 일정한 기간이 지난 후에도 고갈될 염려가 없다. 현재까지 바이오연료를 생산하는 방식이 소규모 플랜트 방식이어서 지역단위로 생산하면 지역의 고용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반대로 지구의 기아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식량으로 사용할 곡물을 에너지로 소비하기 때문에 윤리적 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며, 유엔은 작물재배 확대 과정에 심각한 환경파괴가 예상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또 현실적으로 에탄올을 연료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대량생산이 가능한 국가가 미국과 브라질을 제외하면 별로 많지 않다는 점은 바이오 연료가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연료가 될 수는 없음을 보여준다.
바이오에탄올을 들고 나온 미국의 속사정
브라질은 70년대의 유류파동 이후 자국 내에서 생산되는 많은 양의 사탕수수로부터 에탄올을 생산하여 자동차연료로 사용하였다. 초기에는 휘발유자동차에 에탄올을 섞어 사용했었다. 후에 에탄올을 위한 엔진 개발에 나서 지금은 E10, E85 등과 같이 휘발유에 10% 혹은 85%의 에탄올을 섞어 연료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전체에 약 17만개의 휘발유 주유소 중 혼합연료를 보급할 수 있는 주유소는 약 600개소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최근 급반전이 시도되고 있다. 2006년 6월 28일 GM, 포드와 크라이슬러 그룹의 수장들은 이들이 에탄올차의 생산을 2010년까지 두 배 늘린 200만대로 증가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10% 이상이다. 여기에 부시대통령은 2006년 1월의 연두교서에서 에너지안보를 내세우며, 나무와 풀 등의 식물섬유(바이오매스)를 원료로 에탄올을 제조하는 기술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6년 이내에 신기술을 실용화한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이를 제2세대 바이오에탄올이라 하는데, 곡물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기아문제로부터 조금 자유로워질 수 있으며 산림이 많은 나라라면 자기 사정에 맞는 식물자원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좀 더 확산 가능성이 높다. 다만 대형 플랜트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지역의 고용효과를 기대할 수 없고, 무엇보다 산림파괴가 예상된다. 한편 휘발유와 에탄올의 혼합비율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가변혼합연료엔진이 실용화 되어 휘발유만으로도 주행할 수 있기 때문에 에탄올 보급이 가능한 주유소 사정이 나빠도 에탄올자동차의 보급이 가능해진 점도 희소식이다.
미국이 이렇게 에탄올을 강조하고 나서는 데는 숨은 사정이 있다. 미국 내 자동차업체들은 하이브리드자동차 개발에서 일본에게 뒤지고 있고, 경유엔진 기술은 유럽에 뒤지고 있어 유일하게 기술우위를 점하고 있는 친환경차는 에탄올차 밖에 없다. 자신이 우위를 가지고 있는 에탄올자동차를 통해 미국시장을 지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다.
그림: 국내업체인 무등바이오에너지(주)의 홈페이지에 있는 바이오디젤 생산공정(위)과 살겨기름(미강유)에서 추출한 바이오디젤의 공해배출시험 결과(아래) - NOx는 증가하지만 다른 공해물질(특히 PM-미세먼지)은 크게 줄어든다. 이산화탄소(CO2)는 그대로인 것처럼 보이나 작물재배과정에 CO2를 소비하므로 사실은 크게 줄어든다. (http://www.powerbio.co.kr/)
바이오디젤의 현재
최초로 개발한 디젤엔진은 연료로 경유가 아닌 땅콩에서 추출한 바이오디젤을 사용했다고 한다. 지금은 유럽이 채종유나 대두유로부터 대규모 플랜트를 통해 제조하고 있고, 오스트리아와 일본이 폐식용유에서 소규모 플랜트로 생산하고 있다. 미국과 달리 유럽은 디젤에 집착하고 있는 점을 기억한다면 바이오디젤 자동차도 유럽이 중심이 되어 개발할 것이란 점은 쉽게 집작할 수 있다. 바이오디젤은 바이오연료가 갖는 장점 외에도 유황함유량이 적고 경유에 비해 생분해성, 안전성 등이 높은 연료이나 NOx가 약간 증가한다는 점이 단점이다. 또 비록 곡물은 아니지만 식용유가격의 폭등 가능성도 있다.
우리는 아직도 한심한 책임논란에 머물러 있어
우리나라는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할 여분의 곡물이 없다. 따라서 관광용으로 재배하는 유채꽃으로부터 생산 가능한 바이오디젤에 관심이 많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배출규모가 세계 10위나 되기 때문에 정부는 석유소비를 줄이고자 경유에 바이오디젤을 20% 섞은 BD20의 실용시험을 마쳤고, BD5를 판매하도록 허용했다. 그러나 실제로 유통되고 있는 것은 겨우 0.5%만 함유한 BD0.5이다.
이렇게 된 것은 바이오디젤을 사용했을 때 자동차에 문제가 생기면 정유사와 자동차회사가 서로 책임을 상대방에게 묻겠다고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진국의 경험에 따르면 BD20까지는 자동차에 아무런 조치 없이 사용해도 되며, 미국, 브라질, 캐나다 등은 법으로 혼합비율을 강제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도 혼합비율을 법으로 강제할 필요가 있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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