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지방선거를 읽는 방법 2: 레임덕의 시작
나는 지난 번 글에서 6.2지방선거를 앞두고 나타난 것으로 추정되는 민심 혹은 여론의 흐름에 대한 내 생각을 밝혔다. 그리고 이 지방선거의 결과가 단순히 여론조사의 신뢰성이나 지방선거의 승패를 넘어서 이 정권에게 저주의 시작일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이명박정부의 국정지지도 여론조사 결과도 똑 같이 신뢰할 수 없게 되면서 빚어지는 레임덕이 바로 그것이다. 오늘은 바로 그 이야기를 해보자.
인간사회에서는 언제나 반대와 협력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그런데 이 정부는 처음부터 다른 소리를 내는 입을 막고 밀어붙이기로 일관해 왔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연히 비밀스러운 기관의 개입에 의한 감시와 협박, 그리고 최근에 드러난 김씨의 사례처럼 구체적인 폭력행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폭력은 소수집단이 전체권력을 독점하기 위해 그 대상과 내용을 무차별적으로 넓혀가는 속성이 있어 용산참사로 부터 여당 중진에 대한 사찰이 이르는 일들이 일어났던 것이다.
국정지지도 조사 믿을 게 못돼
다시 말하지만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은 청와대 권력에 감히 저항할 수 없게 만드는 높은 국정지지도에 있었다. 차기 대권이나 차기 국회의원선거에 이대통령의 권위와 인기를 이용해야 하는 정치인들은 이 정부가 추진하는 일에 앞장섰던 것이다. 4대강사업, 미디어법 불법 통과, 용산참사, 남북관계 실종, 전시작전권 이양 연기 등등 많은 양심가들로부터 역사가 20년쯤 후퇴했다고 자탄하게 만드는 일들이 모두 높은 국정지지도와 이에 기댄 정치인들의 이성 상실 때문에 가능했다.
그런데 이번 지방선거는 이런 여론조사결과를 믿을 게 못된다고 온 천하에 공표해 버린 것이다. 게다가 이 정부가 가장 애지중지 사용하는 방송통신위원장 최시중씨는 원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여론조사기관의 회장 출신이고, 이 기관이 YTN과 공동으로 진행한 지방선거 당일의 출구조사 결과에서도 다른 방송사들과 달리 엉터리 예측을 했다는 점도 실제 사실여부에 상관없이 이런 불신의 도미노를 더욱 가속화 시킬 수밖에 없다.
레임덕은 이미 시작되었다
그동안 이대통령의 눈에 들어 차기를 챙기려고 몸을 한껏 낮추고 국민이 반대하는 일에 앞장섰거나 혹은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대들지 못했던 정부여당의 많은 인사들의 마음이 이제는 오히려 그렇게 했다가는 차기의 기회를 상실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급속히 변하게 된다. 이는 필연적으로 속된 말로 총대를 멜 사람이 없어지고 정보를 흘리는 사람은 늘어나며 계보의 이해에 따라 오히려 반대에 총대를 메는 사람도 나타나는 레임덕으로 연결된다.
그것이 지금 우리가 보는 온갖 비리들이 세상에 터져 나오는 이유이다. 그리고 대선이 가까워 오면 지금 우리가 보고 듣는 정도는 새발에 피라 할 수 있는 더 엄청난 일들이 폭로될지도 모른다. 물론 나는 이 정권이 이제 그만 발길을 돌려 그 지경까지 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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