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를 읽는 법3: 민주당은 과연 승리했는가?
선거의 승패를 논하는 것은 사실 무익한 일이지만 지난 지방선거 결과를 읽어 보는 마지막 글로 과연 지난 선거에서 승패를 논한다면 어떤 평가를 할 수 있을까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당시 언론들이 한나라당이 크게 패했다고 했듯이 겉보기에는 민주당의 승리와 한나라당의 패배, 그리고 민노당의 의미 있는 약진이 돋보인 선거였다. 과연 그럴까? 사실 2년 뒤를 생각하면 이번 지방선거는 민주당 혹은 국민참여당을 포함한 범 민주당이 형편없이 패한 선거였다.
2년 후의 대선을 생각한다
이번 지방선거는 MB의 실정을 심판한다는 의미 외에도 다음 대선의 잠재적인 후보들을 가시화 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선거였다. 즉 차기 대선을 위한 안배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범 민주당은 완전히 패했다.
한나라당은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하여 김문수 경기지사, 오세훈 서울시장을 주축으로 하는 후보군을 형성했으며, 7.28 재보선을 통해 이재오까지 이 대열에 합류시켰다. 정치가 라기 보다는 비즈니스맨인 MB는 7.28 재보선 결과로 기회를 잡자 곧 바로 이재오를 무대의 중앙으로 끌어내고 여기에 김태호 카드까지 들고 나와 충성심 경쟁을 통해 레임덕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 그러나 이는 약보다는 오히려 독이 될 가능성이 더 크다. 이미 MB의 정책에 찬성 일변도의 길을 가던 김문수가 반발하고 나섰다.
무능한 듯 보이지만 은근히 정치하는 박근혜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박근혜 전 대표의 행동이다. 세종시 문제에 대해 승부수를 던져 MB를 궁지에 몰아넣은 그녀가 한나라당 최고위원선거에서 자기 계보의 후보조정은 물론이고 지지발언조차 하지 않으면서 김무성이 반발하여 뛰쳐나가는 사태까지 맞았다. 이런 일련의 행동은 MB가 레임덕을 피하기 위해 안배한 경쟁구도가 대선 국면에 들어가면 한나라당의 계파 갈등을 부추기면서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고 그때를 위한 고도의 안배라는 추측이다.
범 민주당의 패배는 국민에 대한 뼈아픈 죄이다
반면 범 민주당에는 대권에 진짜 관심을 가진 정치인이 없는 것 아닌가하는 의심이 든다. 물론 욕심이 있는 사람이야 많겠지만 그럴만한 큰 정치를 하는 사람은 없다는 뜻이다. 범 민주당은 절대로 져서는 안 되는 두 곳에서 패했다. 서울과 경기도이다. 이 두 곳은 차기 대권을 향한 주요 징검다리이기 때문이다. 수도권에서 화려하게 신고식을 치룬 사람들과 김근태, 손학규, 정동영 등이 함께 경쟁하면서 화제를 만들어내야 하는데, 오히려 한나라당이 그런 화제꺼리를 선점해 바린 것이다.
오히려 광주와 인천 등 민주당의 기반에서 민노당이 약진하면서 기반붕괴의 조짐까지 보였다. 사실 호남의 지방의회에서 민주당의 폭정은 이미 오래 전부터 분노의 대상이 되었던 터였다. 그러나 여전히 가까운 장래에 민노당이 이들을 대신하여 주류가 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그래서 범 민주당은 더욱 더 서울에서 민주당의 시장- 후보결정과정의 비민주적 절차, 경기도에서 고 노무현대통령의 1주기를 맞은 국민들의 슬픔에 편승하려던 국민참여당의 선거기술이 함께 심판을 받았음을 통감해야 한다.
앞으로 1년 반이 중요하다. 이 기간 동안 MB의 실정에 기대어 고함만 지르고 있지 말고 제대로 된 자신들의 정책을 통해 진심어린 가슴으로 국민을 만나야 한다. 이 땅의 서민들에게 빼앗긴 5년이 다시 10년으로 연장되게 하는 것은 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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