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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음악*사진&생각

진짜 나쁜 사람들

진짜 나쁜 사람들

 

2007년 1월 9일 박근혜, “참 나쁜 대통령이다. 대통령 눈에는 선거밖에 안 보이나”

2009년 8월 31일 박근혜(측근인 이정현 의원을 통해), “바람직하다는 게 박 전 대표의 오랜 생각”

 

이 두 가지 발언은 같은 내용인 4년 중임제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개헌논의에 대해 박근혜씨가 한 말입니다. 앞의 것은 노무현 대통령이 발언했을 때의 반응이고, 뒤에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발언했을 때의 반응입니다. 사실 이런 반전은 너무 흔해 일일이 거론하기도 힘듭니다. 이번에 청와대 특임장관으로 지명된 주호영 한나라당 의원은 참여정부 시절 인사(예: 박시환 대법관인사청문회)가 있을 때 툭하면 코드인사라고 비난하였지만 정작 이명박정부의 고소영 편중인사에 대해서, 특히 자신의 장관임명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반전을 왜 언론들은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지, 그리고 툭하면 도덕성을 외치며 상대방을 공격하는 소위 우리 사회의 보수인사라는 사람들이 이런 일에 대해서는 왜 분노하지 않는지, 그 이유는 유명한 소설, [동물농장], [1984년] 등을 쓴 영국의 유명한 소설가 조지 오웰이 이미 오래 전 지적하였다고 합니다. 이런 현상이 바로 미디어법 파동의 진짜 배경이며, 이대통령이 말한 ‘누구도 언론을 장악하지 못한다는 말’이 얼마나 허구인가를 잘 보여주기 때문에 촘스키의 책으로부터 이런 내용을 인용해 봅니다.

조지 오웰은 [동물농장]의 서문을 자유롭고 민주적인 영국에 헌정하면서, ‘결과에 도달하는 방법은 다르지만 결과는 자유로운 국가에서나 전체주의 국가에서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영국 지식인들에 대한 찬사는 결코 아니었다. 오웰은 “영국에도 검열이라는 바람직하지 못한 풍습이 존재한다. 자발적인 형태를 띠고 있다는 점이 전체주의 국가와 다르다. 인기 없는 사상은 침묵 속에 떨어지고, 거북한 사실은 비밀에 부쳐진다. 따라서 국가가 나서서 금지시킬 필요가 없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요컨대 국가가 강제력을 행사하지 않더라도 종속과 순응이란 가치관이 보편화되고, “중요한 사안들을 덮어버려야 하는 이유를 가진 부자들”이 언론을 장악함으로써 지배적인 통설에 이론(다른 논리)을 제기하는 사람들의 입은 어느새 닫혀버린다.

- 지식인의 책무(노암 촘스키 저, 강주헌 옮김, 황소걸음 출판, 41쪽 5행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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