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만남에
감격의 눈물을 흘리지 않는 자는
단군의 자손이 아니다.
독재국가의 냄새가 아직 좀 남아있단들 어쩌랴.
우리도 그 긴 터널을 빠져나온 지 겨우 10년여.
어느 국가 정상들의 만남이 이보다 더 감격스러우랴
어느 형제간의 만남이 이보다 더 예절바르랴
오직 분단이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긴 한숨을 가슴에 묻고 죽어간 사람들,
가슴이 속으로 썩어 문드러진 사람들이
어디 한 둘이랴.
오직 통일이라는 말 한 마디에 긴 젊음을 어둠의 터널에서 보낸 자,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진 젊은이,
아 그리고 홧병에 내장을 다 태워버린 자,
또 어디 한 둘이던가?
우리 젊음의 긴 담보가 해제되는 날,
이날
눈물을 흘리지 않는 자는
결단코 이 땅을 사랑하지 않는 자이다.
2000.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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