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독교인입니다. 그래서 내가 기독교인들의 장로대통령 만들기에 동의하지도 동참하지도 않았지만, 이 대통령과 정권이 저지르는 온갖 만행을 보며 진심으로, 눈물로 사죄드립니다. 다수의 국민이 오직 더 부자가 되겠다고 여러 부정 의혹에 쌓인 이를 경제대통령이라고 광분했던 시대, 그래서 기독교라는 이름이 헐값에 팔리는 시대를 사는 죄를 하나님 앞에 회개합니다.
7월 22일 오후 국회모습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소위 미디어법 파동의 끝이자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몸 개그를 보고 있는 것입니다. 이 광경을 지켜보면서 처음엔 팔목을 자르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도박판에서 사기도박을 하다가 발각되면 팔목을 자른다지요? 투표종료 선언 후 재투표를 하는 것을 보고 말입니다. 그러나 나는 이내 회개의 눈물을 흘립니다.
사실 미디어법으로 불리는 언론관련 법들이 만들어지고 개정되는 이유는 원래 야당이나 일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장기집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의 진짜 목표는 소수 기득권층의 부의 확대와 지배력강화를 위한 것입니다. 한나라당은 그 과정에 장기집권이라는 떡고물을 챙기려고 조연을 하고 있을 따름이지요.
그동안 한국사회는 누구나 노력하면 어느 정도는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나름대로 멋진 나라였습니다. 그렇게 되는 데는 비록 불완전하지만 몇 가지 장치가 있었습니다. 고교평준화를 통해서 특정 인맥이 모든 분야의 권력을 독식할 수 없었습니다. 의료보험제도는 많은 사람들의 삶이 질병 때문에 파괴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권력으로부터 비교적 독립된 공공방송이 사회의 감시자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교육, 의료 및 언론에서 최소한의 그물이 있었던 것이지요.
그러나 이 정부는 이 모든 분야에 자본을 들이 밀고 있습니다. 다양한 이름의 귀족학교를 통해 자신들만의 이익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으며, 영리병원의 설립과 의료보험민영화를 추진 중입니다. 그동안 남아 있던 영역도 자본이 지배하게 함으로써 사회의 모든 체제가 오직 소수 기득권층의 이익에 종사하게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 일반 국민의 눈과 귀와 입을 막기 위해 언론을 자본에 넘긴 것입니다. 권력으로 언론을 장악하는 시대는 끝났기 때문에 그 역할을 자본에게 맡겨 그들 스스로 알아서 통제하게하고 대신 장기집권이라는 떡고물을 상납 받는 것이지요.
스스로 한국교회를 대표한다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지도자 여러분이 이 사실을 모르고 현 정권의 행동에 동참하는 것이라면 우리 주님이 말씀하셨던,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는’ 꼴입니다. 만약 알고도 동참하고 있다면 ‘바알신상에 입을 맞추는’ 것입니다. 이는 고대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심판으로 망했던 이유입니다. 여러분은 지금 자신 뿐 아니라 나라를 망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가 대신 두려움에 떨며 회개를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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