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마 민주의 소리 방송국 (Democratic Voice of Burma, DVB)
2월 10일 낮
버마정치범수감자지원연합 방문 일정이 예정된 시간을 훨씬 넘겨 끝났기 때문에 12시 경이 되어 비로소 두 번째 방문지인 버마 민주의 소리(DVB, Democratic Voice of Burma) 방송국을 찾았습니다. 이곳은 방송 기능이 없었기 때문에 녹음용 PC와 헤드셋 등을 갖춘 간이녹음실로 우리나라의 일반 가정 수준의 시설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DVB는 노르웨이와 일본의 지원금으로 세워졌으며, 노르웨이에 본부를 두고 인도, 태국 치앙마이, 그리고 태국 메솟에 거점을 두고 있는 비영리 방송매체입니다. 우리가 방문한 메솟DVB는 전버마학생민주전선(ABSDF, All Burma Students Democratic Front) 소속인 한 부부가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라디오실과 비디오실을 갖추고 리포터들을 통해 뉴스를 제작하고 있었습니다. 메솟의 리포터들은 주로 메솟지역의 버마 어린이들의 처지, 특별한 이슈가 생겼을 때 그 주제에 관한 인터뷰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메솟이 버마를 탈출하는 사람들이나 태국 체류 노동자들이 태국으로 들어오는 관문이기 때문입니다. 또 다양한 사람들이 일정한 요일마다 방송국에 들려 자신의 정치적 의견을 녹음해 두면 방송용으로 제작한다고 합니다.
제작된 방송은 치앙마이를 거쳐 노르웨이 본부로 전달되며 실제 방송 송출은 노르웨이 본부에서 이루어집니다. 메솟DVB는 주로 메솟지역의 버마인들에 관한 소식을 다루지만 치앙마이DVB는 메솟과 달리 버마 내부 소식을 전합니다. 버마 내부 소식은 리포터들이 전화로 버마 내부의 정보 제공자들과 통화하여 얻는답니다.
방송은 아침저녁 각 1시간씩인데, 스포츠뉴스 10분, 보건뉴스 7분, 정치뉴스 40분, 메솟지역에 새로 도착한 버마 양심수들 인터뷰 3분 정도로 구성됩니다. 이들은 버마인의 약 25% 정도가 DVB를 포함한 여러 민주적 방송을 청취하고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버마 내부로 방송을 송출하는 버마어 라디오 방송은 모두 같은 입장에서 방송하는 것은 아니지만 몇 개가 더 있습니다. Radio Free Asia, 영국의 BBC, 미국의 대외 선전방송인 Voice of America(VOA) 등이 그것입니다. 특히 중국은 버마 군부를 지지해주고 대신 자원수탈을 위해 국경지대에서 소수민족에 대한 탄압을 자행하는데 비해 미국은 버마의 민주화에 가장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어, 버마의 민주화 운동가들은 대부분 VOA에 대해 높은 신뢰를 보내며 심지어는 친미적 성향을 보여 70년대 우리나라 민주화운동과 비슷한 양상을 보입니다.
이들에게 들은 이야기들 중 일부는 현실적으로 확인이 불가능하지만 조금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버마 사람들이 가난하지만 그래도 라디오 정도는 가진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러나 건전지가 없어서 듣지 못하는 형편이라고 합니다. 특히 최근 물가가 더욱 가파르게 상승하여 건전지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 라디오를 들을 엄두도 못 낸다고 합니다. 전기도 밤 8시에서 10시까지만 공급될 정도라고 하니 짐작이 되실 것입니다.
또 라디오를 구입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감시자들이 많아서 정치뉴스를 들으면 처벌 받는다고 합니다. 따라서 집 내부에서 비밀리에 청취할 뿐이랍니다. 그렇지만 방송이 있다는 것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버마 내부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방송이 있다는 것을 알고 듣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궁금한 것을 물었습니다. ‘도대체 그 많은 인구를 어떤 식으로 감시할 수 있는가?’ 그런데 그 대답은 충격적인 것이었습니다. 버마인구의 반 가까이가 무직자들인데 이들 중 일부에게 하루 3달러를 주고 이웃 감시를 시킨답니다. 만약 이웃사람이 민주방송을 청취하는 것과 같은 행동을 하여 고발하면 건당 1달러를 보너스로 지급받는다는 것이지요. 버마에서는 노동자들이 일당을 받아 차비와 세금을 빼면 실소득이 1달러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런 유혹을 이겨내기 힘들다고 합니다. 그래서 무직자의 10% 정도는 감시원이란 말도 있습니다. 사실 버마는 엄청난 천연가스를 수출하여 돈을 벌어들이고 있고, 그 돈을 모두 군부가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이 가능할 것이란 생각도 듭니다.
라디오실에서 운영자가 작업 중입니다. 우리나라의 가정에서 컴퓨터를 사용하는 수준의 설비입니다.
DVB는 다음과 같은 사명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Mission Statement 우리의 사명
- 버마 국민들에게 정확하고 편견 없는 뉴스를 제공한다.
- 버마의 다양한 부족, 종교간 이해와 협력을 증진한다.
- 독립적인 여론을 지지하여 사회적, 정치적 토론을 가능하게 한다.
- 버마 국민들에게 민주주의와 인권의 이상을 전파한다.
관심 있는 분들은 이들의 비디오방송을 인터넷을 통해 시청할 수 있습니다.
버마어방송: http://www.youtube.com/dvbTelevision ;유튜브의 UCC 방식입니다.
http://www.dvb.no/ ;이곳이 노르웨이 본부의 웹사이트입니다.
영어방송: http://english.dvb.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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