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이런 근본적인 이슈들을 토론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한국사회는 학살과 집단사망사고가 이어지는 곳이라 무관심한지, 아니면 내가 무지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큰 어려움 없이 세 아이를 낳고 길렀기 때문에 남의 일처럼 느낀 탓도 있을 것이고요.
그러나 좀 더 넓게 보면, 생명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슈여서 무심하게 스쳐지나갈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침 폴리티코에 실린 이 기사를 차분히 읽었습니다.
미국의 기독교입양단체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인 “Snowflake babies” 입니다. 체외수정(이 기사를 이해하려고 찾아보니 난자와 정자를 따로 체취하여 수정시킨 후 초기 세포분열이 진행된 며칠 뒤 여성의 자궁에 이식하는 것이랍니다)을 하게 되면 여러 개의 수정된 배아가 만들어지는데, 실제 자궁에 이식되는 것은 한 개 뿐이므로 나머지 배아는 사용되지 않아 냉동보관 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보관된 냉동배아가 미국에만도 수백만개가 있다는 말도 있습니다. 이들은 결국 버려질 운명입니다. 보수적인 생명윤리관으로는 살인이지요.
이 프로그램은 이런 냉동배아를 마치 어린이입양처럼 입양하는 캠페인입니다. 자신의 자궁에 이식하여 자신의 아이로 키우는 것이지요. 비록 유전자는 상관없지만, 한국식으로 표현한다면 ‘내 배 아파 낳은 자식’이 되는 것이지요.
생명에 대해 보수기독교와 페미니스트 그룹 사이에 논쟁이 오랜 지속되는 미국사회에 새로운 절충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배아 단계부터 생명성을 인정하는 보수기독교 입장에서는 생명의 유지이고, 진보진영에게는 자유로운 형태의 임신을 보장하는 방법입니다. 물론 여전히 논쟁의 여지가 많습니다. 차별금지법를 동성애권장법이라고 우기는 한국 교회의 부모가 미국기독교이니… 일단 미국침례교는 이 단체를 반대하고 있다 합니다.
반대라도 좋으니 토론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결정은 듣는 우리가 하면 되니까요.
https://www.politico.com/news/magazine/2024/10/06/adopting-discarded-embryos-ivf-crisis-00169174?fbclid=IwZXh0bgNhZW0CMTEAAR0EDrIX-0iEMOakahL9Gx4yTeDJ1NmFWGuDYGbCSUsf8C62ygh4M2gMnqI_aem_mgNKXynvmNfWD8ZX3LS8t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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