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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꼬라지?/살면서 가끔...

성실한 괴짜가 세상을 바꿉니다

[2000년 스승의 날에 그 때도 외국에 있었기 때문에 멀리서 학생들에게 보냈던 이야기입니다]


오늘은 꼰대 같은 소리한 번 해봅시다. 여러분은 전기가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습니까? 인터넷 없는 세상은 얼마나 답답할까요? 요즘 여러분이 즐기는 팝 음악이 없는 세상은 또 얼마나 삭막할까요? 우리는 이런 것들이 이미 우리 생활 가운데 깊숙이 들어와 있기 때문에 그것들이 세상을 얼마나 바꾸었는지에 대해 무감각하게 지나쳐 버리는 게 보통입니다만 분명히 지금 우리는 이런 것들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런 것들을 처음 만들었던 사람들은 어떤 사람이었을까요? 이미 어려서부터 여러 차례 들었겠지만 다시 기억을 되살려봅시다.


에디슨, 그는 발전기와 전등 등 여러 가지 전기 장치들을 발명한 인류 최대의 발명가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가 학교 교육을 적게 받았다고 말합니다만 그것은 사실 왜곡된 것입니다. 그가 자라던 시절에 미국 어린이들은 평균 2년 정도의 학교교육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것보다는 오히려 그가 귀가 잘 들리지 않는 불구의 몸이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그는 불구의 몸으로 기발한 상상력을 실천에 옮기는 괴짜였습니다. 그가 처한 환경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행동으로 옮겼던 것이지요.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좌절하지 않았던 데 있습니다. 성실한 노력은 그가 괴짜로 끝나지 않았던 가장 중요한 원동력입니다.


오늘날 인터넷이 이렇게 보급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라우터라는 장비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장비는 다른 대학에 다니던 자기 애인과 통신을 하고 싶었던 한 대학생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요즘 어른들 생각대로라면 그 학생은 "비싼 돈 들여 학교 보냈더니 연애에만 빠져있는 한심한" 학생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연애를 위해 새로운 장비를 개발하는데 정력을 쏟은 괴짜였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필요를 채우기 위한 연구와 노력이 그를 결국 정보혁명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 되게 만든 셈입니다.


오늘날 여러분이 즐기는 팝 음악은 로큰롤(rock and roll)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 때까지는 오직 흑인들이 째즈 음악과 가스펠 송을 즐기고 있었고, 백인들은 그런 신나는 음악을 즐기지 못한 채 겨우 컨트리 뮤직이라고 하는 점잖은 음악에 매달려 있었지요. 이 때 등장한 가수가 바로 엘비스 프레슬리입니다. 그는 백인이면서 흑인 음악을 과감하게 받아들였던 것이지요. 당시 사람들의 눈에는 이런 엘비스가 "얼굴은 희멀건 녀석이 깜둥이 노래나 부르는 미친놈" 정도로 취급될 상황이었지만, 그는 그 괴짜의 길 걷기를 주저하지 않았고 결국 오늘날 여러분이 즐기는 다양한 음악의 시조가 되었습니다.


모두다 괴짜였지요. 만약 이들이 학교에서 선생님이, 어른들이 가르쳐 준 데로 만 달달달 외우면서 살았다면 이런 혁명적인 일을 이루어 낼 수 있었을까요? 이들이 만약 그냥 자신의 생각을 한 번쯤 저질러 보고 "안되면 말지" 하는 생각으로 그 일에 나섰더라도 이런 일을 이룰 수 있었을까요? 그들은 자신만의 기발한 생각을 행동으로 옮겼을 뿐 아니라 그것을 이루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던 것입니다. 바로 성실한 노력이 뒷받침되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나는 감히 여러분에게 말합니다. "성실한 괴짜가 세상을 바꾼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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