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10년
지난 대통령 선거가 시작되기 전부터 강남과 영남을 중심으로 잃어버린 10년이라는 구호가 만연했었습니다. 그 구호는 경제대통령을 뽑겠다는 국민의 어리석음을 자극하여 이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지요. 즉 경제대통령을 뽑는답시고 뽑아 놓은 대통령이 바로 현 대통령입니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볼 때 과연 지난 10년이 잃어버린 10년인지 아니면 우리가 현 대통령을 뽑는 순간, 과거 10년을 잃게 된 것인지 아리송하기만 합니다.
나는 최근 한 친구로부터 지난 30여 년 동안 우리나라의 무역수지 동향을 살펴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국가경제의 흐름을 살펴보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일단 경제의 호황여부는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가 얼마나 흑자이냐를 보고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돈이 많고 금융산업이 크게 발달한 나라들은 무역수지가 적자여도 돈장사로 돈을 벌기도 합니다만 우리나라는 아직 그런 처지가 아니지요.
그림에서 보듯이 지난 71년부터 우리나라의 무역수지를 보면 아직 산업화가 덜되었던 박대통령시절부터 시작하여 줄곧 만성 적자국가였습니다. 그러다가 전대통령 말기부터 노태우대통령 초기까지 잠깐 흑자를 기록했습니다만 금 새 적자에 빠져 김영삼대통령 임기 끝까지 적자국가 신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물론 김대통령 임기의 끝이 외환위기라는 점은 모두 잘 아실 것입니다.
그럼 강남의 부자들과 한나라당이 잃어버린 10년이라고 외쳤던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시절은 어땠을까요? 역시 그림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만, 10년 내내 엄청난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 기간에만 온전히 외국에서 돈을 벌어왔던 것입니다. 그러다가 이 대통령이 들어서기가 무섭게 다시 엄청난 적자국가(2008년 7월까지 83.5억 달러 적자)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현 대통령이 경제대통령이라고요?
맞습니다. 다만 국민경제를 위한 경제대통령이 아니라 종부세 무력화와 재산세 인상시도에서 드러났듯이 그들만의 경제대통령이지요.
잃어버린 10년이라고요?
천만에요. 지난 10년 동안 좋았던 과거를 잃어버린 것이 아니고, 현 대통령을 뽑는 순간 우리는 좋았던 지난 10년을 잃어버리고 다시 외환위기의 암흑기로 돌아가기 시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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