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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꼬라지?/살면서 가끔...

중국유학생과 있었던 해프닝

내 연구실 입구 게시판에 오래전에 티벳사태 관련 사진을 게시해 두고 있었습니다. 제목은 Free Tibet이라고 달았지요. 그곳엔 이라크전쟁 관련 사진(Shame on you, U.S.A.)과 미얀마 싸이클론 피해 관련 사진 등을 게시해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금요일 낮에 바쁘게 밖에 나가는 데 한 학생이 서서 무얼 적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돌아와 보니 중국유학생이 아래와 같은 글을 적어 놓았습니다. 그 학생의 한국어가 서툴어 약간 수정했습니다.

"중 한 일 삼국은 경제 고속발전했을 때 언제인가? 아십니까? 바로 독재했을 때이다. 일본은 100년 전에 군인들 독재했을 때 경제 발전이 되었고 한국은 80년대 군인독재했을 때 경제 빨리 발전이 되었다. 중국은 지금 독재하면서 경제 고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왜냐하면 중한일 세 개나라는 뿌리깊게 단단하게 계약한 계급관념이 있다. 중국은 빨리 발전하다가 세계 여러 나라의 질투를 느껴서 여론으로 중국에 공격이다. 중국의 정치를 간섭하지 마세요. 2008년 8월 8일에 중국의 실제로 강한 모습을 세계 여러 나라에게 보여주겠습니다. 여러분 기대하세요."

[저는 주말 곰곰히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중국유학생에게 무얼 가르쳐서 보내야 할까... 그러다가 이렇게 다시 글을 게시했습니다. 이런 글을 쓴 것은 그들이 한국에 와서 그저 전공만 엉터리 수준으로 배워가는 것으로는 배워야 할 것의 반도 못배운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민주주의와 자유를 배워가지 못한다면 너무 안타깝지 않습니까? 다만 A4한쪽 분량에 글씨는 크게 써야 했기 때문에 글 속에 약간의 비약이 있습니다.]


여기에 글을 남긴 중국학생에게

나도 중국을 사랑하고 중국이 세계 제일의 강대국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인의 자유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학생의 역사인식(歷史認識)에 문제가 있어 간단히 적습니다. 나와 생각이 다르다면 언제든지 내 연구실에 방문해 주십시오.

1. 한국과 일본의 경제발전이 군사독재시절 때에 이루어졌다는 의견에 대해

일본은 군사독재 때문에 아시아를 침략하는 전쟁을 일으켰고 그것 때문에 망했습니다. 경제발전의 결과가 이웃나라를 침략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중국과 한국은 모두 그 전쟁의 피해자들입니다. 그 후 일본과 한국이 외견상(外見上) 경제성장을 이룩한 것은 냉전시대 미국이 소련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실시한 경제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며, 한국의 80년대는 세계적으로 원자재가격이 폭락해 자원이 없는 한국의 가공공업이 돈을 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2. 중국도 군사독재 때문에 경제성장이 되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

너무 단순한 논리이지만, 한번 스스로 비교해 보십시오. 마오쩌둥(毛澤東) 시절의 중국과 덩샤오핑(鄧小平) 시절의 중국 중 언제 중국이 더 경제발전을 이룩했습니까? 그리고 어느 시절이 더 자유로운 나라였습니까? 지금 상하이(上海)나 다른 경제특구(經濟特區)와 내륙지방(內陸地方) 중 어느 곳이 더 잘 사는 중국입니까? 그리고 어느 곳이 더 자유롭습니까? 텐안먼(天安門)사태 이전과 이후 언제 더 경제가 빨리 성장했습니까?

3. 중국은, 일본이 아시아를 전쟁터로 만든 것과는 다른 모습으로 강대국이 되기를 바랍니다.

일본이 군사독재시절에 경제발전을 이룩했다면 중국도 경제성장을 이룩한 후엔 과거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아시아를 전쟁터로 만들고 싶습니까? 만약 티벳 사태를 중국의 경제성장을 위해 불가피하게 군사독재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한다면, 학생의 주장과 달리, 지금 중국은 빨리 발전해서 질투를 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두려움의 대상이어서 그러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맞습니다. 중국이 경제발전을 하게 되면 아시아를 티벳같은 전쟁터로 만들지도 모르니까요.

4. 나는 중국이 강대국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 그리고 중국이 강대국이 되었을 때 아시아가 좀 더 평화롭고 살기 좋은 곳이 되기를 바랍니다. 독재는 벌어들인 돈을 소수의 사람들이 독차지 못하게 재분배할 때에나 필요한 것입니다. 그것이 사회주의(社會主義)의 진정한 정신이지요. 그리고 사람의 생명이 걸린 문제를 말하는 것은 정치간섭이 아니라 인류보편(人類普遍)의 인권발언(人權發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