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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음악*사진&생각

사랑의 승자 책 한권으로 좋아하는 사람 둘을 동시에 만날 수 있다면 참 행복한 글 읽기가 될 것이다. 그래서 옛 사람들이 독서의 즐거움에 대해 말했던 모양이다. 은, 오래 전에 읽었던 처럼, 바로 그런 책이었다. 이 책은 전 중앙일보 사진기자였던 저자가 기자시절 찍어두었던, 고 김대중 대통령의 빛바랜 사진들에 김대통령이 쓴 옥중서신과 자신이 인터뷰했던 내용 등을 인용하여 사진에 댓글을 붙인 사진첩이다. 김대중 대통령이야 모두들 잘 아는 분일 것이다. 그분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많다. 대부분 그분이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좋아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그 분을 좋아하게 된 것은 대통령이 된 다음이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나는 1997년 대선 당시 투표에 참가하지 않았다. 당시 대선구도에서 내가 표를 줄만한 후보는 .. 더보기
아미시의 은혜와 용서 아미시의 은혜와 용서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 (마6:12, 주기도문) “너희가 사람의 잘못을 용서하면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도 너희 잘못을 용서하시려니와 너희가 사람의 잘못을 용서하지 아니하면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 잘못을 용서하지 아니하시리라” (마 6:14-15)2006년 10월 2일, 미국 펜실베니아주 니켈 마인스에 있는 아미시 학교에 로버츠라고 하는 사람이 침입하여 여자 어린이 10명에게 총기를 난사하였고 이 일로 5명의 어린이가 죽고 5명이 크게 다친 사건이 있었다. 미국에서는 잊을 만하면 한 번씩 학교에 총기를 난사하는 사건이 있기 때문에 이 사건 역시 그런 사건의 하나로 지나칠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은 물론이고 세계가 이 사건은 그냥 .. 더보기
아아, 윤이상 독일에서 활약한 세계적인 작곡가 고 윤이상(1917~1995) 기념사업이 국가정보원의 제동으로 무산될 처지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경남 통영시와 통일부, 윤이상평화재단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북한에서 제작한 윤이상 흉상의 반입과 윤이상의 육필 악보 전시사업 등이 국정원의 개입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 (중략) ... 지난해 6월 인천항에 도착한 고인 흉상의 반입 신청을 통일부에 했으나, 통일부는 지금껏 승인을 보류하고 있다. ... (중략) ... 통일부 관계자도 “반입 승인과 관련해 관계기관 협의 과정에서 이견이 제시돼 반입 승인을 내주기 어렵게 됐다”며 사실상 국정원이 반대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또 윤이상의 육필 악보를 비롯해 동백림(동베를린) 사건 관련 자료를 ... (중략).. 더보기
아바타, 그리고 4대강??? 지난 주말 나도 드디어 아내와 함께 아바타를 보았다. 전 세계에서 돈을 긁어 모으는 그들에게 한푼 더 얹어준 것은 못내 아쉽지만 재미는 있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아바타의 진실(유명한 만화영화들의 짜집기라든가, 미국과 연결하여 보는 시각 등)에 대해 많은 말을 했지만 나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야릇한 생각을 하며 극장을 나섰다. 그것은 아내가 영화가 끝남과 동시에 내게 던진 말 때문이었다. "오늘의 교훈은?" "......" "모두 다 함께 전면적인 저항을 시작하자는 거잖아" "아, 그런가? 그렇담 4대강은 이제 막을 수 있는거야?" 더보기
새해 받은 특별한 연하장 살다보면 어떤 사람은 많이 친해지지 않았어도 알고 지낸다는 것만으로도 괜히 기분 좋은 사람이 있습니다. 내겐 오동명님(전 중앙일보 기자, 인터넷 검색해 보시면 누구인지 금방 확인할 수 있습니다)이 그렇습니다. 그분이 해마다 아주 특별한 연하장을 보내오십니다. 언젠가는 이곳에 소개하고 싶다고 생각하곤 했는데, 올해 연하장으로 받은 그림 한장을 올림니다. 그림이 특별한지 어떤지는 사실 그림 보는 눈이 까막눈이어서 잘 모릅니다. 그러나 내게 새해를 축하하기 위해 직접 손으로 그림을 그렸는데... 내겐 샤갈이나 고흐의 그림보다 더 끝내주는(^^) 그림입니다. 서귀포에 계신다고 합니다. 몇년전 서귀포를 여행하다가 어느 화가의 기념박물관을 들렸던 적이 있습니다. 오동명님이, 서귀포에서 그림을 그렸다던 우리나라를 대.. 더보기
1월 2일, 태백산 1일 밤에 태백으로 이동하여 다음날인 1월 2일 태백산에 올랐다. 겨울등반장비를 준비하지 못해 중간에 발길을 돌려야 했지만...이미 눈은 많이 쌓인 상태였고 하루 종일 눈이 내려 온통 잿빛이었다. 태백산 입구에는 얼음분수가 눈길을 끌었다. 여름에 온 태백과 겨울의 태백은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모자위에 내린 눈이 녹아서 흘러 내리다가 앞 머리카락에 매달려 고드름으로 변한 모습은 차마 사진에 담을 수 없었다.(^^) 더보기
2010년 첫날, 동해바다에서 12월 31일 전주에 아름답게 내린 눈을 뒤로 하고 춘천으로 갔다. 물론 춘천에서는 닭갈비를 먹지않으면 안되지?다음 날 아침 동해바다로 이동했다. 동해시의 추암 해수욕장.사실 동해시는 내가 석사학위를 마칠 무렵 인연을 맺을 뻔 했던 도시이다. 그곳에 있던 진폐연구소에서 연구원을 뽑는다는 공고가 났던 것이다. 진폐연구소는 탄광 광부의 폐에 석탄가루가 쌓이는 병인 진폐증을 연구하고 치료하던 곳이다. 젊은 날의 나는 그곳에서 그들을 위해 일한다면 보람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지원했으나 당시엔 아직 군대를 갔다오기 전이어서 군필 후 재응모해줄 것을 부탁하는 편지를 받았다.정작 제대 후엔 내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할 틈이 없이 오늘에 이르렀다. 더보기
착한커피 내가 커피를 즐겨마시는 것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내 생활의 반 정도를 보내는 연구실에서 마시는 양만해도 1년이면 원두 3Kg은 되는 것 같다.입맛도 까다로워서 이것 저것 골라 마셨는데, 언제부터서인가 착한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 착한커피는 우선 유기농 커피이다.그런데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커피를 생산하는 후진국 농민들에게 그 댓가가 정상적으로 지불되는 커피라는 점이다.사실 커피는 지금 지구상에서 가장 농민을 착취하는 식품이라고 한다. 생산자에게 너무 적은 돈을 지급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1) 어린이를 노동자로 혹사시키게 되고, 2) 토지약탈적농업(토지의 양분을 유지시키기 위해 관리하지 않아 척박해진 땅에 비료와 농약을 쳐서 억지로 수확하는 방식의 농업)을 할 수 밖에 없는 등부수적인 문제를 일으킨.. 더보기
진짜 나쁜 사람들 진짜 나쁜 사람들 2007년 1월 9일 박근혜, “참 나쁜 대통령이다. 대통령 눈에는 선거밖에 안 보이나” 2009년 8월 31일 박근혜(측근인 이정현 의원을 통해), “바람직하다는 게 박 전 대표의 오랜 생각” 이 두 가지 발언은 같은 내용인 4년 중임제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개헌논의에 대해 박근혜씨가 한 말입니다. 앞의 것은 노무현 대통령이 발언했을 때의 반응이고, 뒤에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발언했을 때의 반응입니다. 사실 이런 반전은 너무 흔해 일일이 거론하기도 힘듭니다. 이번에 청와대 특임장관으로 지명된 주호영 한나라당 의원은 참여정부 시절 인사(예: 박시환 대법관인사청문회)가 있을 때 툭하면 코드인사라고 비난하였지만 정작 이명박정부의 고소영 편중인사에 대해서, 특히 자신의 장관임명에 대해서는 한.. 더보기
디아스포라 기행 노대통령의 자살로 생긴 상처에 딱지가 생기기도 전에 들린 김대중대통령의 서거 소식은 이 여름을 참 견디기 힘든 잔인한 계절로 만들었습니다. 가장 허전한 것은 내게 살아있는 대통령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상실감이었습니다. 비록 그분들이 현직에 있을 때 나는 그분들과 다른 가치관과 정책을 주장하기도 했습니다만 그래도 마음으로 대통령임을 인정할 수 있었던 분들은 그들뿐이었기 때문입니다.그 잔인한 여름에 나는 예술작품을 소재로 삼은 소설과 여행기를 몇 권 읽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재일조선인 서경식교수가 쓴 [디아스포라 기행]입니다. [추방당한 자의 시선]이라는 부제가 붙은 책으로 에서 출판하였지요. 서경식 교수는 내가 오래 전부터 이름을 알고 있던 분입니다. 책속의 저자 소개를 보면 1951년에 일본 교.. 더보기
오늘 눈물을 흘리지 않는 자는 오늘,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만남에 감격의 눈물을 흘리지 않는 자는 단군의 자손이 아니다. 독재국가의 냄새가 아직 좀 남아있단들 어쩌랴.우리도 그 긴 터널을 빠져나온 지 겨우 10년여.어느 국가 정상들의 만남이 이보다 더 감격스러우랴어느 형제간의 만남이 이보다 더 예절바르랴 오직 분단이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긴 한숨을 가슴에 묻고 죽어간 사람들,가슴이 속으로 썩어 문드러진 사람들이어디 한 둘이랴. 오직 통일이라는 말 한 마디에 긴 젊음을 어둠의 터널에서 보낸 자,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진 젊은이,아 그리고 홧병에 내장을 다 태워버린 자,또 어디 한 둘이던가? 우리 젊음의 긴 담보가 해제되는 날,이날눈물을 흘리지 않는 자는 결단코 이 땅을 사랑하지 않는 자이다. 2000. 6. 13. 더보기
세월은 소라도 닳게 하는데... 얼마전 학생들의 봄엠티를 따라서 변산에 갔다가 바닷가에서 찍은 사진 한장입니다. 소라 껍질이 오랜 세월 파도에 쓸려 닳고 닳아 모난 데라곤 하나도 남지 않았었지요. 그것을 사진 찍으며 내 인생을 생각했습니다. 아마 사람만이 세월이 흘러도 모난 데가 닳아 없어지지 않는 유일한 동물인가보다...라구요. 더보기
이라크, 평화 이라크, 평화지난 연말, 국회는 슬그머니 이라크파병연장 동의안을 가결했습니다. 저는 이 과정에서 두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하나는 이 사실이 전혀 뉴스거리가 되지 못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이라크파병연장 반대를 선거공약으로 내세웠던 신당의 의원들조차 모두 반대에 투표하지는 않았다는 점입니다.첫 번째 현상은 노무현정부의 반복되는 말장난으로 이라크파병이 이미 식상한 주제가 된 데다 이명박씨에게 줄서기에 바쁜 언론들 탓이 겹쳐진 때문이라고 추측됩니다. 두 번째 현상은 신당의 정체성이 여전히 모호한 집단이라는 의미이겠지요. 뭐, 상관없습니다. 세상은 원래 그런 것 아니던가요. 몇 가지를 빼면 가장 우파적인 정책(특히 경제정책)을 썼던 노무현정부의 경제실패가 우파의 실패가 아닌 좌파의 실패로 규정.. 더보기
당신은 비를 본적이 있는가? Have You Ever Seen The Rain (듣고 싶으신 분은 아래부분을 마우스 우측버튼으로 클릭하여 새창으로 열기를 하십시오) http://www.youtube.com/watch?v=TS9_ipu9GKw 이 노래는 그룹 CCR이 불렀던 노래이다. 이곡에서 the rain(비)은 미군이 베트남전쟁 당시에 투하했던 고엽제를 말한다. 대부분 알고 계시듯이 고엽제는 이후 베트남 뿐 아니라, 미군들 자신과 한국군들에 이르기까지 심각한 후유증을 남겼다. CCR은 이를 고발하는 노래를 불렀던 것이다. 물론 한국군은 그후 피해보상을 전해 받지 못하고 있다. 용병이었으니까... 말이다. Some one told me long ago There's a calm before the storm, I know; It'.. 더보기
남쪽으로 튀어 지난 여름 나는 소설책을 몇 권 읽었다. 여름이라고 계속 비만 내려서 할일없이 책을 읽은 것인데... 이 때 읽은 책 중에 일본 소설가의 책이 있었다. 남쪽으로 튀어, 오쿠다 히데오, 은행나무 발행Southbound, Okuda Hideo 라는 책이었다. 이 책 속에 이런 말이 있었다. 오랫동안 운동을 한다고 껍죽거리면서 늘 마음 한쪽에 모셔두었던 말인데 어쩜... 내마음을 이렇게도 잘 드러내주다니... "혁명은 운동으로는 안 일어나. 한 사람 한 사람 마음속으로 일으키는 것이라고!" "집단은 어차피 집단이라고, 부르주아지도 프롤레타리아도 집단이 되면 다 똑 같아. 권력을 탐하고 그것을 못 지켜서 안달이지!" 더보기
명성이란... 나는 요즘 딸 아이가 읽고 소개해 준 책을 한 권 읽고 있다.릴케가 쓴 조각가 로뎅에 관한 평론이다.이 책에서 릴케는 초입 부분에서 이렇게 적고 있다. "명성이란 새로운 이름 주변으로 몰려드는 모든 오해들의 총합이다." 나는 이글을 읽으면서 무릎을 쳤다. 정말 그렇지 아니한가? 더보기
한국 현대사의 길잡이 리영희 아마 내 나이 또래의 사람들 중에는 , 등 리영희의 책을 읽었던 사람이 좀 있을 것이다. 국민학교에서 고등학교에 이르는 이념공장에서 오직 친미, 반공만이 유일한 선이라 배우고, 미국이 하는 일에 조금이라도 의심의 눈길을 보내거나 사회주의에 대해 무조건적인 적대감정을 가져야 한다는데 대해 조금이라도 의심을 갖는 사람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해선 안 된다고 배웠던 학생들이 그 후 처음 리영희의 글들을 접했을 때의 충격은 적지 않았으리라. 그 리영희의 인생을 라고 할 수 있는 것은 강준만 만이 생각해낼 수 있는 재치일 것이다. 자료조사를 통해 한 사람을 철저히 고증하고, 그 사람에 대한 인물평을 쓰는 것으로 유명한 강준만이 이번에는 리영희에게 그렇게 정력을 쏟아 부었다. 강준만은 이 책에서 지난 현대사를 시대별로.. 더보기
제대로 된 문화가 아니라면 따르려 애쓰지 말게 제대로 된 문화가 아니라면 따르려 애쓰지 말게 - 이라크 전투병파병 등 한두 가지 논쟁에 숨긴 의미 뛰어넘기 - 저는 최근 한 책을 읽었습니다. 모리 슈워츠라는 한 노교수가 죽기 몇 달 전에야 비로소 십수 년 전의 옛 제자 미치 앨봄을 만나서 화요일마다 나눈 대화를 바탕으로 쓰인 책입니다. 모리는 루게릭 병에 걸려 글자 그대로 하루하루 차츰 죽어가는 사람이었습니다. 이 글의 제목은 그 책의 한 구절에서 따온 것이지요. 제가 이라크 전투병파병, 부안 핵폐기장, 민주당의 분당사태, 노대통령의 지도력, 송두율교수 문제 등 우리 사회의 굵직한 현안들이 산적한 이 때에 느닷없이 평범한 한 베스트셀러를 들고 나온 것은 우리들의 가치관을 한번 쯤 짚어 보자는 의미입니다. 이런 작업을 통해 슬그머니 한두 가지 문제들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