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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와 미신/요한복음(John)

예수께서 마지막 만찬에서 하신 가르침: 사랑

요한복음 묵상이 거의 끝나가고 있습니다. 다음엔 이어서 히브리서를 묵상할 생각입니다. 이곳 윌러비교회의 지난 두 달 설교가 히브리서였기 때문에 다시 스스로 묵상해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요한복음을 묵상하던 중에 주님께서 마지막 만찬을 하시며 하신 말씀이 계속 내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요한복음13장에서 15장 사이에 걸쳐서 기록되어 있는 말씀입니다. 13장은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일로 부터 시작해서 가룟 유다의 배신을 예언하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리고 이어서 새 계명을 주시겠다고 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13:34~35]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


마지막 시간에 하신 가르침이 그 동안 반복해서 가르치셨던 '사랑하라'는 말씀이 또 반복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에게 그리고 교회에게 사랑보다 더 중요한 신앙고백은 없습니다. 이 말씀은 15장 12절에서도 또 반복됩니다.


[15:12~14] 내 계명은 곧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하는 이것이니라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나니 너희는 내가 명하는 대로 행하면 곧 나의 친구라


여기에서는 더욱 극적입니다. 예수님의 계명은 사랑하라는 것인데, 그 가르침대로 하면 우리가 곧 예수님의 친구가 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친구)를 위하여 가장 큰 사랑의 표시인 목숨을 버릴 것이고, 우리가 예수의 명대로 행하면 우리가 바로 예수께서 목숨을 내 주신 친구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15장에 오기 전에 14장은 또 이런 말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14:10~15] 나는 아버지 안에 거하고 아버지는 내 안에 계신 것을 네가 믿지 아니하느냐. 내가 너희에게 이르는 말은 스스로 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셔서 그의 일을 하시는 것이라. 내가 아버지 안에 거하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심을 믿으라. 그렇지 못하겠거든 행하는 그 일로 말미암아 나를 믿으라.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나를 믿는 자는 내가 하는 일을 그도 할 것이요 또한 그보다 큰 일도 하리니 이는 내가 아버지께로 감이라. 너희가 내 이름으로 무엇을 구하든지 내가 행하리니 이는 아버지로 하여금 아들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으시게 하려 함이라. 내 이름으로 무엇이든지 내게 구하면 내가 행하리라.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나의 계명을 지키리라


14장 15절은 예수님을 사랑하면 예수님의 계명을 지킬 것이라고 합니다. 종합해보면 예수님의 계명을 지키는 것은 바로 예수님을 사랑하는 증거요, 예수님의 친구인 증거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그 계명이 바로 서로 사랑하라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너무나 명백하고 너무나 단순하게 말씀하시고 있어 무언가 더 붙여야 하는 것 아니야? 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무언가 종교적인 게 필요할 것 같은데 아니면 좀 더 그럴싸하게 주를 섬기라고 해야 할 것 같은데, 다른 그 무엇도 예수님의 계명이 아니요 또 친구가 되는 다른 방법도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14장 10절은 예수께서 하신 일이 바로 하나님의 일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잘 보세요. 12절은 이어서 예수를 믿는 자마다 예수께서 하신 일을 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예수를 믿는다는 증거는 바로 예수께서 하시던 일을 하는데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더 큰 일을 행하기도 하는데, 그것은 주께서 하나님께로 가서 우리가 그 이름으로(in my name) 구하는 것을 주께서 친히 행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가 주의 이름으로 구하는 것이 이루어진다는 말은 우리가 필요한 것을 구했을 때 혹은 기적을 구했을 때 주께서 행하신다는 말이 아닙니다. 우리가 주의 일(즉 사랑하는 것)을 계속하고, 또 그것을 구했을 때 주께서 이를 이루신다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14장 21절은 또 다음과 같이 적고 있습니다.


[14:21] 나의 계명을 지키는 자라야 나를 사랑하는 자니 나를 사랑하는 자는 내 아버지께 사랑을 받을 것이요 나도 그를 사랑하여 그에게 나를 나타내리라


생각이 여기에 이르자 오랫 동안 내 안에 이해할 수 없었던 말씀 하나가 번개 치듯 내 머리속에서 이해되었습니다. 마태복음에 있는 말씀입니다. 서기관이나 사두개인, 율법학자 등이 주님을 시험하기 위해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고 있었지요.


[마태복음 22:35~40] 그 중의 한 율법사가 예수를 시험하여 묻되 선생님 율법 중에서 어느 계명이 크니이까?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이요, 둘째도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 두 계명이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이니라

 

나는 이 말씀을 읽을 때마다 왜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신 계명과 이웃을 사랑하라는 계명이 서로 같다고 하신 것일까, 깊은 의문에 빠졌었습니다. 물론 구약의 율법들(특히 십계명)을 묵상하면서 하나님을 섬기는 것과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같은 뜻임을 발견하기는 하였지만, 그래도 명쾌하게 그것 때문이라고 말할 수 없었는데, 바로 이 부분에서 주님이 직접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으신 것입니다.


또 요한복음 15장 7-8절은 우리가 주께 구하면 주께서 이루어주시는데 그것은 바로 우리가 주님의 제자인 것을 알게 하려고 하신다고 합니다.


이제 다시 정리해보면,


1. 우리가 예수를 사랑한다면 그의 계명을 실행해야 한다.

2. 그의 계명을 실행하면 우리는 예수의 제자요, 친구가 된다.

3. 그런데 예수가 주신 계명은 서로 사랑하라는 것이었다.

4. 예수는 율법을 완성하러 오셨는데 그 율법은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것과 이웃을 사랑하라는 것이다.

5. 이둘은 사실은 같은 것이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계명을 실천하는 것이 곧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인데, 그 계명이 바로 이웃을 사랑하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6. 우리가 바로 이를 주께 구하면 주께서 이루어 주신다.


주님의 가르침은 추상적이지 않습니다. 종교적이지도 않습니다. 지금 바로 내가 실천해야 할 가르침입니다. 말씀이 더욱 더 나를 깨우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