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라 꼬라지/경제

제로금리, 이대로 좋은가?

금리를 사실상 제로금리(기준금리 0.5%)에 묶어두고, 한은총재가 친절하게 빚투를 경고했다고 한다. 가소롭다. 일본처럼 아주 서서히 몰락하는 길을 선택하고 국민에게는 경고만 하면 된다는 것인가?

제로금리가 장기화되면 시장에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성실한 놈이 가장 바보다” 열심히 일해서 저축을 하면 모은 돈으로 더 나은 삶을 살게될 것이란 기대는 사라진다. 처음에는 과소비로 나타난다. 한동안 극성을 부렸던 명품소비가 그것이었고,학생들을 시커먼 롱패딩 열풍이 지배했던 것도, 좀더 자란 후에는 누구나 외제차 브랜드에 목숨걸던 것도 그 결과이다.

그런 돈이 흘러다녀 소위 유동성이 커진다. 유동성이 커지면 무조건 투기광풍이 부는 법이다. 이는 시장경제의 불문률이다. 처음에는 부자들만 투기에 뛰어들지만, 제로금리가 계속되고 부자들이 투기로 돈번다는 소문이 돌면 누구나 빚내서 한탕하는게 낫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정부는 정부대로 발권은행으로부터 차입을 겁내지 않는다. 국가채무비율이 웬만큼 높아봤자, 제로금리에서 문제될게 없다고 믿게되기 때문이다.

물론 이 돈이 기업의 투자로 흘러들어간다면 좋은데, 그렇지 않다는게 문제다. 발권으로 유동성이 더욱 커지면, 기업들도 본업이 아닌 투기에 돈을 부어넣는다. 한국 부동산의 70%이상이 법인소유라는 통계가 이를 보여준다. 이렇게 본업에 투자시기를 놓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한국경제는 골병이 든다. 경기부양책으로 재정을 투입하면 할수록 국가채무는 늘어나고 유동성은 커져서 투기만 증가하는 악순환. 원인은 바로 제로금리에 있다. 국가 및 가계부채가 증가하면 금리를 올리고 싶어도 못올린다. 모두가 부도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의 기본은 이것이다. 개인은 노력해서 번 돈을 저축으로 모으고 이를 기반으로 더 나은 경제생활을 누린다. 저축한 돈은 기업이 대출을 받아 투자에 사용하고 경제성장에 기여한다. 물론 이자율 이상의 수입이 가능한 일에만 투자하기 때문에 좀비기업이 나올 가능성이 낮아진다. 이 모든 과정에 금리가 역할을 해야 한다. 다시 자본주의의 기본으로 돌아가자.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97896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