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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꼬라지/정치

천도라구요? 나 미쳐...

천도라구요? 나 미쳐...

요즘 또 한바탕 골 때리는 뉴스에 몸살을 앓는다.

신행정수도 건설이 천도이니 국민투표가 필요하단다. 그것도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원장이 한 말이니 ‘때는 지금이다’ 한나라당과 수구언론들 신바람 났다. 그게 골 때린다는 말은 이미 특별법이 제정된 후인데 어쩌자는 것이냐, 혹은 총선 전에는 선거 전략상 동의해 주었다가 이제 총선 끝났으니 국민투표하자고 얼굴 싹 바꾸고 나오는 한나라당의 행태가 ‘꼴 사납다’ 정도의 말이 아니다.

천도.
이 말 속에 담긴 의미를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천도가 무엇인가? 글자그대로는 그저 도읍지를 옮기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역사 속에서 천도란 곧 국가의 주인이 바뀌는 것을 의미했다. 그래서 묘청 등이 서경천도를 주장하다가 실패하자 반란을 일으켰고, 몽고의 침략을 받았을 때는 그때까지의 몽고에 굴복하던 자세를 버리고 항전의 의미로 강화천도를 감행했다. 물론 나라가 바뀔 때 마다 천도가 있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지금의 행정수도 이전은 무엇인가? 현재의 서울의 과포화 상태는 수없이 많은 문제를 만들어내고 있으니 그저 행정기구를 다른 곳으로 옮겨서 문제의 일부를 희석시켜 보자는 것 아닌가? 물론 거기에 국가의 균형발전이라는 목표가 있다. 글자그대로의 천도 즉 도읍지를 옮기는 의미에도 못 미친다는 말이다. 민주국가 3권 분립의 나머지 두 축인 사법, 입법은 그대로 서울에 남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신행정수도 건설을 천도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국가의 주인이 바뀐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다면 이제까지 이 나라의 주인은 누구였는가? 영남사람들? 기득권을 누리고 있는 서울의 강남사람들? 17대 국회에서 처음 다수당의 자리를 열우당에 내준 한나라당? 오호라 그런 의미에서 주인이 바뀐 게로군.

미친 소리 말라.
이 나라의 헌법에도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했다. 나라의 주인은 이전에도 이후에도 계속 국민에게 있다. 집권자나 수도의 주민들에게 있다는 말이 아니다. 그런데도 천도 운운하는 자들에게 말한다.

꿈 깨라!
대한민국은 너희들이 것이 아니었고 앞으로도 영원히 너희들의 것이 아니다.

끝으로 민노당에게 부탁한다. 제발 말로만 진보라고 하지 말고 진짜 진보가 무엇인지 공부 좀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