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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꼬라지/핵핵거리는 에너지

북한 핵실험은 실패거나 위장

나는 북한이 지난 9일 발표했던 핵실험 성공 주장을 핵 전문가가 아닌 통계학자의 입장에서 강한 의심을 갖고 있다. 내가 이렇게 의문을 갖는 것은 과거 옛 소련이 실시했던 핵실험 데이터와 이번 데이터 사이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첨부한 그림은 1961~1972년 동안 옛 소련이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수행했던 19번의 핵실험 데이터로 그린 산점도이다. x축은 핵실험이 있었을 때 서방의 지진학자들이 측정한 진도 seismic magnitude 이고, y축은 냉전시대가 지난 후 소련이 공개한 핵폭발의 규모이다. 핵폭발의 규모는 단위가 킬로톤 Kiloton 이다. 이둘 사이의 관계를 모형화 할 수 있으면 진도를 측정하여 핵폭발의 규모를 추정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런 추론을 근거로 이를 모형화 하여 추정하였으며, 그 결과 다음과 같은 푹발규모에 대한 추정치를 얻었다.

1. 한국의 지자원의 진도 측정 결과인 3.9가 맞다면 폭발규모는 0.15킬로톤임. (신뢰수준 95%에서 최하 70톤 ~ 최고 350톤)
2. 일본의 측정결과인 4.2가 맞다면 폭발규모는 0.39킬로톤임.
3. 미국의 측정결과인 4.9가 맞다면 폭발규모는 3.47킬로톤임.

이제 몇가지 사항을 점검해보자.

나는 일단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측정한 한국의 측정치를 신뢰한다. 따라서 진도 3.9의 핵실험으로 간주할 때 폭발 규모는 0.15킬로톤으로 재래식 무기를 사용하는 것에 비해 그 위력은 강하지만 핵무기를 개발하는 목적에 전혀 맞는 수준의 폭발규모가 아니다.

두번째 문제는 과거 소련이 실험했던 수치를 기준으로 보면 가장 작은 진도가 4.8이었고 진도 5 이하의 실험이 2번 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따라서 나는 두 가지 가능성을 제시한다.
1. 실제 핵실험을 진행했으나 사실상 실패였을 가능성
2. 재래식 화약을 폭발시킨 위장 실험

어느 경우에 해당하는지는 공기중의 방사능 검출 결과를 보면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어느 경우든 북한의 핵개발에 우려할 만한 수준의 진척은 없었다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지금 한국 정부가 고민해야할 것은 핵실험 성공여부가 아니라 북한의 핵개발 욕망을 잠재우고 한반도 정세를 어떻게 평화적으로 해결해 나아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