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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와 미신/Willoughby Church

교회조직2



지난 글에 교회 조직에 대하여 쓰면서 사실 한국교회에서 오랫동안 느껴왔던 문제의식 하나를 던진적이 있습니다. 그것은 목사에게 안식을 주자는 것이었습니다. 장로가 교인들의 신앙을 돕고, 목사는 그 장로들을 훈련시킨다면, 일정한 시간이 흐른 다음에는 목사가 공부와 말씀준비에 좀더 집중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입니다. 또 교회가 조금 커서 교역자가 많다면 자기 영역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그것이 교회가 영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하는 방법이 될 수 있겠다는 것이지요.


오늘은 교회의 계급구조가 교회가 생명력 있게 움직이는데 장애가 된다는 문제의식을 털어놓으려고 합니다. 우선 윌로비교회가 최근에 시작한 일을 사례로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교회는 새가족교육 때 자기 소득의 몇%를 헌금할 것인가를 정하는 것이 교회재정운영이 도움이 된다고 하면서 연봉을 기준으로 1%에서 15%까지 헌금한다면 매주 얼마씩을 헌금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표를 작성하여 나누어줍니다. 그리고 평균적으로 5% 정도(십일조인 10%의 반 수준입니다)를 헌금하면 윌로비교회가 하는 선교, 구제, 교회운영 등에 사용하기에 충분하다고 말합니다. 그것이 헌금에 대하여 듣는 처음이자 마지막 말입니다. 그리고 가끔 특별한 목적의 헌금 안내가 주보에 실리기도 하는데 그것이 직접 광고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물론 목사가 말하는 경우는 아예 없습니다. 광고를 담당한 교인이 합니다.


그런데 윌로비교회 주보에 1달쯤 전부터 새로운 광고가 실리고 있습니다. 카운슬이 새로 승인한 사업으로 난민 가족을 돕기 위한 헌금안내입니다. 오늘 제가 전할 이야기의 핵심입니다. 


한 동안(기간은 정확하게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이교회에 소그룹 모임이 있었다고 합니다. 소그룹은 보통 교인중에서 소그룹 리더 역할을 자처하는 사람과 소그룹에 참여하겠다는 사람들이 담당자(이분도 교역자가 아닙니다)에게 신청하면 비슷한 목적을 가진 사람들끼리 구성해줍니다. 물론 리더가 주변에 소그룹을 같이 하자고 권유하여 여기에 호응한 교인들로 구성되기도 합니다. 


이그룹은 후자의 방식으로 만들어졌는데, 바로 난민 문제를 함께 공부하며 기도하는 모임이었습니다. 이 모임은 그 동안 교단의 난민지원 프로그램으로 부터 정보를 받기도 하고 스스로 다양한 경로로 난민문제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이 과정에 유엔 컨설턴트인 일본인의 방문을 받고 함께 대화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이들은 이 교회가 난민지원을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고 결정했습니다. 


이렇게 결정한 후에는 카운슬에 이 사업을 교회 사업으로 승인해달라고 신청합니다. 그리고 카운슬이 승인하면 정식 사업이 되어 교회 주보에 이 사업을 위한 특별헌금 광고도 실을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헌금에 대하여 매우 투명한 규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이사업은 처음 제안한 소그룹에 의해 진행됩니다. 이 소그룹의 뜻에 반하여서 장로나 다른 누군가가 지도감독하기 위해 추가되는 일은 없습니다. 장로(카운슬과 목회 장로)는 다른 역할을 하기 때문에 교회의 사업은 집사와 교인들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이것이 바로 분담과 협력을 전제로 한 팀사역입니다. 제가 그동안 출석한 교회들은 모두 장로교회였는데, 장로교회는 보통 교인 30명당 장로 1명을 세울 수 있습니다. 만약 장로가 목회장로라면 30명당 장로 한 사람이 필요합니다. 30명의 영적 지도를 담당해야 하니까요. 그러나 지금처럼 이역할이 목사에게 주어진다면 장로는 정말 쓸데 없이 많습니다. 그러니 모든 부서, 모든 사업 조직의 꼭대기에 보통 장로가 있고 자연스럽게 계급구조가 만들어집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교회에서 정년제로 운영되어 종종 구조적인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물론 이교회가 한국교회보다 다 좋은 것은 아닙니다. 이들도 한국교회의 기도열기를 배우려고 시도하고 있고(실제로 지난달부터 수요중보기도모임을 시작했습니다), 또 한국교회가 해외선교를 주도하고 있음을 고백하며, 한국교회를 인정하는 말을 합니다. 그러나 적어도 교회조직은 정말 우리가 배워야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특히 소그룹모임은 자기들이 좋아서 선택한 주제이기 때문에 깊이 있는 교제와 학습이 이루어지고, 그것이 신앙고백으로 이어질 때 교회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원동력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