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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World!/짧은여행 긴여운:자유버마

피스라디오 전달식

피스라디오 전달식
2월 10일 저녁

영치우노동자연합을 방문을 급하게 마치고 5시 30분 우리 일행은 급하게 숙소를 겸하고 있는 DPNS사무실로 돌아왔습니다. 이날 저녁 6시부터 피스라디오 전달식이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 비해 지나치게 더운 날씨에다 가는 곳마다 냉방이 되는 곳은 전혀 없기 때문에 더욱 지친 몸으로 DPNS 사무실에 돌아온 우리는 당황했습니다. 우리의 희망은 조촐하게 기념사진을 찍는 정도였습니다. 한국에서 모금에 참여하신 분들에게 결과를 알려드릴 최소한의 자료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미 모여들기 시작한 사람들은 대규모 행사임을 직감하게 했습니다.

이날 진행순서는 개회사에 이어 DPNS의 린 총무가 버마어로 경과보고를 하고 이어서 시민행동의 오 처장이 한국어로 경과보고를 했습니다. 물론 콩-예가 버마어로 통역을 했습니다. 이어서 버마의 각 조직을 대표해서 3사람이 연설을 했습니다.

첫 번째 강연에 나선 이는 카렌족을 대표한 한 청년이었습니다. 그는 현재 정글 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카렌족에 대한 군사정부의 학살을 증언했습니다. 군인들은 밀림 속 카렌족 마을을 습격해서 성인남성은 다 죽이고 오직 여자들과 아이들만 남겨둔 채 논과 마을을 불태워 없앤다고 했습니다. 심지어 이들은 폐허화한 마을 주변에 지뢰를 설치함으로써 마을 주민들이 다시 돌아오는 것을 막는 영민함까지 보인다고 합니다. 영상자료는 고문, 강간은 물론이고 인종청소가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들은 피난처에서 조차 어린이들을 교육하기 위한 임시학교를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미래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일을 하는 단체는 나중에 소개할 자유버마순찰대(Free Burma Rangers)라는 조직입니다. 그는 지금 자기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약품과 음식이며, 밀림 속 소수민족들이 희망을 유지하기 위해 라디오가 매우 요긴하다고 했습니다.

두 번째 강연자는 빈민자녀를 위한 학교를 운영 중인 분이었는데, 그는 라디오를 보내준 한국 사람들이 너무 고맙다는 인사로 말을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피스라디오 캠페인을 반긴다고 하면서 이 라디오를 통해 버마 사람들이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이렇게 정보를 얻은 사람의 입을 통해 이웃 사람들에게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세 번째 강연자는 2007년 9월 민주화시위 이후 메솟으로 탈출해 정착한 아웅-웨이라는 분으로 유명한 시인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1988년 시위에도 참여했고, 2007년 시위에도 참여했는데, 1988년 시위 때는 대부분의 시민들이 라디오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처음 1,000명의 시위대가 모였으나 이 사실이 라디오를 통해 알려지자 시위군중은 순식간에 10,000명으로 불었다고 합니다. 2007년 시위 때는 인터넷과 TV가 있었지만 모두 쇼 프로그램만 보여주고 있어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자신은 버마를 탈출할 때 오직 사전 1권과 라디오만 들고 나왔다고 했습니다.

이어서 라디오 배포에 참여할 각 단체에 라디오를 나누어 드렸습니다. 배포에 참여할 단체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옆에 적힌 주소는 제가 확인 가능한 수준에서 기록한 그 단체의 공식 홈페이지 주소입니다. 워낙 부족이 많은 나라이다 보니 단체도 다양합니다.

1. Karen Youth  Organization (KYO): http://www.akyp.org.au/kyo.html
2. All Kachin Students and Youth Union(AKSYU): http://www.aksyu.com/
3. All Arakan Students' and Youths' Congress (AASYC)
4. Kayan New Generation Youth (KNGY)
5. Mon Youth Progressive Organization (MYPO): http://mypo31.blogspot.com/
6. Zomi Students and Youth Organization (ZSYO)
7. Palaung Youth Network Group(PYNG)
8. Tavoyan Youth Organization (TYO)
9. Democratic Party for a New Society  (DPNS): http://www.dpns.org/
10. All Burma Student's Democratic Front (ABSDF): http://absdf8888.org/
11. National League for Democracy-(Liberated Area, Youth)(NLD_LA, Youth)
12. BLSO(Burma Labour Solidarity Organization): http://www.burmasolidarity.org/
13. YCOWO(Yaung Chi Oo Workers Organization)
14. JACBA(Joint Action Committee for Burma Affairs)
15. HRDP(Human Resourse Development Program)

내 기억이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만 HRDP소속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 한 젊은 여성에게 라디오 상자를 건네줄 때였습니다. 저는 너무 가슴 아파 잠시 망연했습니다. 그곳에 자리한 많은 사람들이 대부분 음식을 충분히 먹지 못하고 자란 탓인지 체구도 작고 매우 마른 몸매였는데, 이 여성은 제가 한 손으로 가볍게 들 수 있는 라디오 상자를 두 손으로 받고도 제대로 들지 못해 제가 계속 함께 들고 있어야 했습니다.

이후 우리는 우리가 시민행동이 한국에서 제작하여 가지고 간 영상을 모면서 버마 음식으로 식사를 했습니다. 그러나 8시 30분이 되자 모두들 서둘러 돌아갔습니다. 이들의 설명에 의하면 이들이 밤늦게 돌아다니다가 태국 경찰에 붙잡히면 200Baht의 벌금을 내야 한답니다. 불법체류이기 때문에 무조건 체포해서 과거에는 버마로 추방했으나, 요즘은 국제사회가 정치적 망명에 준하는 보호를 요구하기 때문에 대신 벌금을 받고 풀어준답니다. 그러다 보니 태국 경찰에게 이들은 좋은 사냥감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이날 저녁 전달식 풍경은 시민행동의 피스라디오 공식 홈페이지에서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www.peaceradi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