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조신문사 (MoeJoe News Press)
2월 10일 오후
오후 2시가 되어서야 비로소 오전 일정을 마치고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태국식 중국식당이었지만 콩 예가 우리 입맛에 맞는 메뉴들을 골라주어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식당 마당엔 이름 모를 열대 식물이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식사 후 3시경이 되어 방문한 곳은 1999년 1월에 설립된 모조신문사였습니다. 현재 버마사람들이 발행하는 신문은 4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가장 큰 신문은 이라와디(Irrawaddy)로 태국의 치앙마이에 근거지를 두고 있습니다. 치앙마이에는 이 외에도 미지마(Mizzima)라는 신문이 있습니다. 미지마는 인도에서도 발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방콕에는 새시대(The New Era)라는 신문이 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가 오늘 우리가 방문한 메솟의 모조신문사입니다.
모조는 버마 말로 번개라는 뜻인데, 모조신문사가 하는 일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월간 신문을 발행하여 국경지대 노동자들과 버마 내부에 보급합니다.
2) 웹페이지를 통해 뉴스를 전합니다.(http://www.binamojo.org) 이 사이트는 버마어로 된 뉴스만 제공합니다.
3) 비디오도 모아서 매월 영상뉴스를 발행하는데, 이들은 주로 메솟 상황을 촬영하고 버마 내부에서 촬영한 영상물을 받아 발행하기도 합니다.
4) 기록문서 도서관을 운영합니다.
우리가 방문했을 당시에 기록문서는 총 2,000권 정도라고 했습니다. 주요 보관 자료들은 버마 상황에 대한 다큐멘터리와 각종 책들로 책을 출판하기 위해 마마지출판사(Momagyi Press)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마마지라는 버마 말은 원래 나이 많은 언니라는 뜻으로 부모가 없으면 부모를 대신하는 맏이를 뜻한다고 합니다.
이 신문은 1999~2002년 까지는 해외자금이 지원되어 매월 5,000부를 발행하였으나 2002년 이후 재정지원이 줄어 해외에 거주하는 친구들의 지원에 의존하게 되면서 발행부수를 1,000부로 줄였다고 합니다. 이중 200부 정도를 버마 내부로 보내고 있습니다. 메솟에서는 직접 인편으로 배포하지만 버마 내부로 보내는 것은 비밀장소에 감추어 두면 내부 사람이 가져다가 나누어 보는 방법으로 배포중이라고 합니다.
버마 내부의 언론 상황에 대해 묻자 우리나라의 5공 시절이 생각나는 말들이 쏟아집니다. 버마 내의 모든 언론사는 군사정부인 SPDC의 선전물만을 출판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를 통제하는 방법은 직접통제 방식으로 검열관이 언론사에 상주하고 있으면서 검열하여 승인한 내용만 출판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부 사람들은 자신들이 직접 보도할 수 없는 뉴스를 작성하여 외부로 보내준답니다. 내부에서 이를 출판하였다가는 중형(7년형)에 처해진다니 정말 살벌한 상황이지요. 게다가 외부에서 언론 활동을 하다가 귀국하여 붙잡히면 무려 20년형에 처해진다고 합니다.
(윗쪽사진) 우리 일행이 모조신문사 사람들과 대화중입니다. (아래쪽사진) 가는 곳 어디서나 아웅산 수치여사의 사진을 볼 수 있고, 여전히 감옥에 있는 학생운동지도자 민코나잉의 사진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위 사진 속의 포스터에는 노벨상 수상자인 수치여사의 가택연금해제를 위해 당장 행동에 나서자는 구호가 적혀 있습니다.
(윗쪽사진) 모조신문의 1면 모습 (오른쪽사진) 발렌타인데이 기사의 각 문장 앞 글자로 탕쉐를 비난했던 기사를 소개하고 있는 모조신문
우리가 방문했을 때 최근에 발행한 신문을 보여주었는데 버마어로 되어 있어 내용을 이해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곳 기자의 설명으로 한 기사를 보았습니다(사진참조). 버마 내부의 한 신문이 발렌타인데이에 대한 기사를 실었는데 그 기사의 각 문장 첫 글자만 모아서 읽으면 독재자 탕쉐를 비난하는 내용이었다고 합니다. 사전 검열에는 통과되었으나 그 기사가 신문에 실리고 난 후에 비로소 눈치를 챈 군사정부에 의해 글쓴이는 구속되었습니다. 사진은 모조신문이 이를 옮겨 실은 것입니다.
과거 역사 속에서 민주화운동이나 인권운동의 뒤에는 언제나 언론이 있었습니다. 언론이 혹은 기자들이 자신을 희생하며 진실을 전할 때 비로소 국민이 바로 알고 의로운 행동에 나서게 됩니다. 그래서 더욱 이들의 피나는 노력이 하루 빨리 결실을 맺게 되기를 빌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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