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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World!/평화로운 세상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마시길-나이팅게일 선서식 격려사

나이팅게일 선서식 격려사

 

안녕하십니까?

 

먼저 오늘 선서식을 하는 학생 여러분께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또 제자들을 가르쳐 이 자리에 이르게 하신 교수님들의 노고에도 감사와 함께 축하드립니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나이팅게일을 존경하는 이유가 그녀는 그녀가 특별해서가 아니고 오히려 가장 인간적인 내면의 소리를 따라 행동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녀가 19세기 중반 아직 간호학이나 위생체계가 확실하지 않던 시절에 간호체계를 수립했다는 점은 전문 간호사가 될 여러분에게 의미 있는 역사적 사실이겠지요. 그러나 일반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그녀가 전쟁이라는 극한의 전쟁터에 자원하여 열악한 환경 속에서 간호사로 일했다는 점이 의미 있는 점일 것입니다. 그녀는 생명의 가치를 무엇보다도 소중하게 여기고 고난과 싸웠습니다. 당연히 다른 동료들이나 관계자들의 질투와 핍박, 그리고 괴롭힘이 없지 않았지요.

 

우리는 요 며칠 동안 한 농부의 죽음과 관련된 슬픈 소식을 들어야 했습니다. 저는 그 분이 어떤 일을 겪었고 왜 그래야 했는지를 말하려는 게 아닙니다. 또는 이 시대의 문제나 잘잘못을 따지려는 것도 아닙니다. 마지막 숨진 이후에 벌어진 일을 말하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한다는 한 대학병원의 담당교수가 발행한 사망진단서 말입니다. 나는 의료인이 아니어서 전문적인 지식은 없습니다만, 누가 봐도 상식적인 판단이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의료인들이 발표하거나 대답한 내용을 볼 때 내 상식이 틀린 것 같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사망진단서 작성을 지시한 의사는 다른 말을 합니다. 지금 우리는 지식이나 기술보다 양심과 책임감이 더 부족한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학생여러분, 여러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생명을 다루는 일에 종사하게 됩니다. 사람들은 생명을 다루는 사람들에게 갖는 기대가 있습니다. 그것은 의료인들이 사적인 이해관계에서 해방되어 오직 생명존중과 양심, 그리고 전문지식에 따라 공평하게 모든 환자를 대해줄 것이라는 기대입니다. 여러분은 (그 교수와 달리) 그런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여러분은 나이팅게일 선언문을 낭독하게 됩니다. 이 선서가 형식적으로 간호인이 되는 길을 시작하는 요식행위가 아니라 진정으로 생명존중의 정신을 마음속에 기리고 평생 그런 간호인으로 살아가겠다는 각오를 하는 자리가 되길 바랍니다.

 

그래서 여기 계시는 교수님들이나 제가 훗날 여러분이 훌륭한 간호인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거나 듣게 되었을 때 행복해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무엇보다 여러분의 대학생활이 보람도고 유익한 시간이 되고 또 앞날에 큰 발전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2016.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