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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음악*사진&생각

퍼스트무버 혹은 한국은 무엇으로 세상의 중심이 될 것인가?

퍼스트무버 혹은 한국은 무엇으로 세상의 중심이 될 것인가?

 

1. 나는 오래 전 한 때, 아시아의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이야기 하고 싶어서 영문 블로그를 운영했던 적이 있다. 군사독재의 어두움을 끝내 떨쳐버리고 경제성장을 이룩한 가장 모범적인 국가로 칭송되던 한국의 국민으로서, 무엇보다도 군사독재 하에서 학생시절을 보냈고 그 암담하고 우울했던 터널을 빠져나온 세대로서 그것은 어쩌면 소명이나 의무 같은 것이었다.(독자들은 그 시절 내 생각의 한 단면을 이 블로그의 짧은 여행 긴 여운시리즈에서 발견하실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2. 물론 그런 생각이 얼마나 허무한 것인가를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고 노무현 대통령 시절의 여당이 군사독재에 빌붙어 먹던 떨거지들과 별반 차이 없는 쓰레기들로 가득 차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그 여파로 이어진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아예 우리 수준을 일제 강점기가 시작되기 직전 수준의 미개국가로 전락시키는 것을 목격해버린 것이다. 그래서 지금 그 블로그는 사라졌다.

 

3. 그런 내가 요즘 그 시절의 꿈을 되살리고 싶어졌다. 아시아의 청년들에게 꿈을 주는 일 말이다. 무언가 다른 그림의 대한민국을 소망하기 시작했다. 다시 아시아의 청년들에게 대한민국이 꿈을 이루는 장소가 되길 희망한다. 그리고 한(대만 포함)의 청년들에게 그런 꿈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4. 얼마 전 우연히 들린 헌책방 알라딘에서 흥미로운 책을 하나 발견했다. 연세대를 설립했던 미국인 선교사 언더우드의 4세손 피터 언더우드가 한국사람의 자격으로 한국, 한국인, 한국경제에 대해 써내려간 책이다. 내가 이 책을 손에 잡은 이유는 그가 한국경제나 한국의 현실에 대해 풀어 나간 글의 내용이 지금 내가 한국경제, 한국기업에게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하고, 실제로 국내 기업의 사람들에게 하고 있는 이야기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을 발견해서 기쁘기도 했고 그는 어떻게 이야기하는지 참고하고 싶기도 했다.

 


5. 한국의 현실을 너무나 적나라하게 적은 책이다. 물론 우리 모두 잘 아는 내용들이지만 사실 이렇게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지적하면서 대안을 제시하는 책은 많지 않다. 이 책이 그렇게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은 저자가 오랫동안, 한국에 투자하려는 외국기업들에게 컨설팅을 제공하면서 쌓아온 내공 덕분일 것이다.

 

6. 이 책은 우리나라가 남들이 만들어 놓은 것을 재빨리 배워서 잘 만드는 패스트 팔로어 Fast Follower”로는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며, 이제 퍼스트 무버 First Mover”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나뿐 아니라 제법 많은 사람들이 같은 생각을 말하고 있다. 나 역시 내 전문분야의 잡지 두 곳에 같은 취지의 글을 실은 적이 있다. 요즘에는 특별히 그럼 어떻게 퍼스트 무버가 될 수 있을까 하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7. 그런데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내 머리 속에서 한 때 지워졌다가 다시 꾸기 시작한 꿈을 이야기하는 대목을 발견했다. 여러분도 이런 꿈을 꾸어보시지 않겠는가?

 

세계 각 나라의 창의적인 인재들이 한국이라는 나라에 꿈을 품고 구름처럼 모여들었으면 좋겠다. 한국이라는 나라가 인종과 언어, 문화의 장벽을 넘어서서 이 모든 인재들을 품을 수 있는 그릇이 돼주었으면 좋겠다. 불공정한 관행과 옛 세대의 벽에 막혀 꿈을 펴기 어려운 각국의 젊은이들이 기회의 땅한국에 집결했으면 좋겠다.”

 

이런 나라를 만들어 보고 싶지 않으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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