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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음악*사진&생각

하나님은 크리스쳔이 아니다


아마 한국의 보수적인 신앙인들이 읽으면 오해하고 비난할 사람들이 많을 것 같지만, 나는 이 책에서 많은 지혜를 얻었습니다. 그래서 기회가 있으면 읽어 보시라고 소개합니다. 


래 전부터 남아공의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데스몬드 투투 성공회 주교의 책을 읽고 싶었습니다. 읽고 싶은 책은 원래 "Made for Goodness"라는 책인데, 이 책은 우리나라에도 번역되어 있다(선하게 태어난 우리데스몬드 M. 투투 음포 A. 투투 지음, 장택수 옮김, 나무생각 펴냄)고 해서 나중에 귀국하면 쉽게 번역된 책으로 읽으려고 미루어 두고 대신 이 책을 집어들었습니다.


이 책은 투투가 오랫동안 여기 저기서 강연하거나 혹은 즉흥적으로 기자회견을 했던 글들을 주제별로 재 분류하여 정리한 모음입니다. 그리고 이 책의 제목이 시사하듯이 하나님은 크리스쳔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크고 위대하시며, 더 포괄적인 분이심을 설명하는 글들이 맨 앞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나는 이 책의 1/10쯤을 차지하는 바로 이 부분을 읽고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내가 고민하던 주제들이 바로 투투가 이미 고민하고 나름대로 답을 했던 것들이더군요. 위대한 사람들은 우리보다 앞서서 같은 고민을 하고 답을 구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누구나 갖는 질문이기도 하지만, 그리스도 이전 시대의 사람들, 혹은 그 후라 하더라도 예수님을 모르고 죽은 사람들에게 구원은 있는가 하는 질문 말입니다. 우선 그는 어떤 사람이 믿는 종교는 자기 의지보다는 오히려 그가 태어난 곳의 종교가 결정할 확률이 매우 높다는 현실을 지적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태어난 사람은 평생 그 종교 이외의 종교에 대해서는 자세히 들을 기회조차 없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그리스도를 모르고 죽은 그에게 과연 어떤 죄를 물어서 구원의 대상에서 배제할 수 있는걸까요? 법을 모르는 자에게 그 법을 기초로 심판할 수 있을까요? 세상의 법이 아니라 하나님의 법일 때 문제가 간단하지 않습니다.


투투는 성경의 여러 곳에서 여기에 대한 답을 구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배제주의자(exclusivist)들의 주장에 문제가 있음을 성경을 통해 설명합니다. 물론 그는 단호하게 모든 종교는 절대로 같을 수 없음을 천명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구원의 방법을 직접 알고 있는 유일한 기쁨을 직접 누리는 존재들이라는 것도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