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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World!/평화로운 세상

글로벌경제가 우리를 죄인으로 만듭니다.

경제가 글로벌화 된다는 말은 그것을 이해하는 방법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합니다. 보통 우리가 듣는 이야기는 시장의 글로벌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경제성장이나 수익확대에 긍정적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의 진짜 의미는 시장 이전에 생산의 글로벌화에 있습니다. 그리고 생산의 글로벌화에는 우리 눈에 보이는 그럴듯한 측면과 그 뒤에 숨어 우리를 알게 모르게 죄인으로 만드는 알맹이 현상이 있습니다.


알맹이 현상이란 부품조달의 글로벌화입니다. 세계 여기저기에서 생산된 부품을 조립하여 완성품을 만드는 생산체제가 바로 글로벌 경제의 숨은 뜻입니다. 글로벌 경제는 생산가가 저렴한 지역(모두는 아니지만 상당부분을)에서 부품을 조달하여 판매시장, 혹은 그 인근지역에서 조립한 다음 "Made in xxxxx"라고 붙여서 판매하는 방식으로 유지됩니다. 알맹이는 바로 부품조달에 있는데 보통은 뒷 단계만 강조되지요. 많은 자동차회사들이 미국에 조립공장을 갖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입니다.


[물론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적고 단순한 상품은 중국이나 인도처럼 아예 생산비가 저렴한 곳을 최종 생산지로 삼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나라를 생산기지로 삼는 데는 미래시장의 선점이라는 측면도 있기 때문에 꼭 생산비 때문에 그곳에서 생산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그런데 바로 이런 생산체제는 언제나 노예노동이 슬그머니 끼어들 가능성을 열어놓게 됩니다. 최종 생산이나 주요 원자재가 노예노동에 준하는 노동착취공장(sweat shop)에서 이루어진다면 국제 NGO들이 이를 알아채서 보이콧(구매거부) 계몽을 할 수 있습니다. 


널리 알려진 사례는 다이아몬드로 언젠가 영화 "Blood Diamond"로 만들어지기도 했지요. 이외에도 커피, 설탕, 초콜렛 같은 상품들이 있고, 공정무역(Fair Trade) 운동가들이 이런 상품의 생산에 깊이 간여하게 된 것입니다. 또 연금이나 기금이 이런 기업들에는 투자하지 않도록 촉구하는 사회책임투자(SRI) 운동도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부품이 그런 공장에서 생산된다면, 우리가 이를 알아채기 쉽지 않습니다. 이런 제품을 구입하는 우리는, 자신은 모르고 있지만, 노예로 부터 이익을 얻게 됩니다. 자동차, 전자, 의류 등 많은 상품들을 구입할 때마다 우리는 이런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글로벌 경제가 원치 않는 우리를, 노예로 부터 이익을 얻는 파렴치한 죄인으로 만드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