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 꼬라지?/Yellowstone여행

옐로우스톤 여행 2 - 보이시에서

자정을 2시간이나 넘긴 후에 겨우 친구집에 도착해서는 반겨주는 친구와 맥주를 한 잔 마시면서 반가운 마음을 나누고 나니 어느덧 4시가 되어버렸습니다. 뒤 늦게 잠자리에 드니 아침 10시가 되어 겨우 일어났습니다. 결국 아침을 친구 가족이 먹는 특별 건강식으로 간단히 먹고 다시 수다를 떨다가 오후 3시쯤 중국음식 뷔페를 먹으며 또 밀린 이야기들을 나누니 5시가 되어 갑니다.


친구는 우리가 오면 꼭 하겠다고 준비한 게 있다며 우리를 데리고 간 곳은 보이시를 관통하며 흐르는, 아니 보이시강 때문에 보이시가 만들어진 것이겠지만, 보이시강에서 래프팅을 하자고 합니다. 아무런 준비 없이 갔던 터라 반바지에 운동화를 신은 채로 래프팅에 도전했습니다. 그 친구에겐 아들만 하나 있고, 나 역시 막내 아들만 데리고 온지라 남자 넷이서 낄낄 거리기도 하고 환호성도 지르면서 1시간 반 동안 고무 보트 위에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엉뚱한 네명의 남자들은 누가 봐도 래프팅에 대한 준비가 전혀 없이 나선 것임을 한눈에 알 수 있었는데, 일가족으로 보이는 부부와 3명의 아이들과 탄 옆의 보트에서 30대 중반 쯤 되어보이는 백인 여성이 'Hey boys, watch out!'하고 소리를 칩니다. 우리는 강가의 바위에 부딪히기도 하고 물위로 낮게 드리운 나무가지와 전쟁을 하기도 하면서 계속 낄낄 거리고 있었기 때문에 걱정이 되었나 봅니다. 


아무튼 두 남자는 아들들 덕분에 'boys'에 포함된 게 또 한번 신나서 더욱 낄낄 거리며 장난을 멈추지 않습니다. 물론 늘씬한 미녀들이 비키니 차림으로 래프팅하는 보트들이 여기 저기 눈에 보입니다.


이 래프팅 코스는 사실 우리가 영화나 TV에서 보는 것 같은 난이도 높은 곳은 아니고 그저 고무 보트 타고 느긋하게 흘러 내려가는 강물에 몸을 의지하고 있다가 이따끔씩 나타나는 약간의 급류나 단차가 있는 암반지역을 통과하는 수준입니다. 


코스는 보이시강을 끼고 있는 Barber Park에서 시작해서 역시 보이시강가의 Ann Morrison Park에 이르는 7-8마일쯤 되는 구간입니다.  Ann Morrison Park은 보이시대학과 보이시 다운타운 인근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사막(초원이라는 의미의 prairie) 가운데 있는 도시여서 숨막히게 더웠으나(당일의 기온은 확인하지 못했고 그 전날 오후 4시 기온이 41도였습니다) 강물을 따라서 내려가는 우리는 시원했을 뿐 아니라 강물은 발을 담그고 가기 힘들 정도로 차가웠습니다. 강물의 기원이 록키산맥의 눈과 얼음이 녹아서 흘러온 물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지요.


이렇게 친구와 즐거운 해후를 즐긴 하루는 저녁식사를 인근 공원에서 삽겹살 파티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 했습니다. 미국의 공원에는 바비큐 시설 뿐 아니라 전기까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바비큐파티에는 그만이지요.


사진은 Ann Morrison Park에서 아내가 핸드폰의 카메라로 찍은 우리 일행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