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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꼬라지?/Vancouver, 2012

새가족 교육

이곳에 머무는 동안 이곳에서 출석하는 교회가 한국교회(정확히는 내가 한국에서 출석하는 서부중앙교회)와 다른 점을 소개하는 글을 쓰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동안 쓸 거리가 많이 밀려 있는데, 게으르고 일도 많고 해서 정리하지 못했습니다. 오늘은 새가족 교육에 대하여 간단히 적어보려고 합니다.


주보에 몇 주 동안 새가족 교육을 한다고 광고가 실렸길래 신청해 보았습니다. 이틀 동안 저녁에 두 시간 씩 교육을 합니다. 담당자는 어린이 담당교역자인 여성 목사인데, 지난번에 사진과 함께 소개했던 유아세례를 담당했던 바로 그 목사였습니다.


첫날은 1) 이 교회의 몇가지 중요한 신앙고백을 공개하였습니다. 이는 다른 교단의 신앙을 가진 사람들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거나 혹은 이단 여부에 대한 의문을 가진 사람을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2) 기본 신앙 교육(공교롭게도 나와 함께 교육받은 5명은 모두 기존 세례교인들이어서 간단히 확인만 했습니다)을 하였습니다. 3) 마지막으로 크리스쳔 리폼드 처치 교단에 대한 역사와 기독교사를 교단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설명합니다.


둘쨋날에는 1) 교단의 규모 등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교단이 하는 일을 중심으로 교단을 소개하였습니다. 특히 교단이 하는 일에 이 교회가 어떻게 참여하는지와 각 교인이 참여할 수 있는 일과 방법을 소개했습니다. 2) 신앙생활의 요소들에 대해 설명하고, 3) 이 교회의 조직이나 행정, 홈페이지 운영, 헌금에 관한 사항 등 교회 전반에 대한 이해를 제공하였습니다.


이 교육과정을 미치고 1달 쯤 뒤에 정식으로 우리를 이 교회의 일원(공동의회의 구성원)으로 받아 들이는 간단한 절차를 거치면 비로소 이 교회의 멤버쉽을 갖게 됩니다.


내가 이 과정에 참여하면서 느낀 점 등을 간단히 적으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이 교단의 뿌리가 캘빈으로부터 시작되고 그 캘빈이 메노나이트들을 종교탄압했던 장본인들임을 고백합니다. 그리고 개혁(reform)이란 바로 잘못을 끊임없이 계속 바로잡아가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또 교육시간의 상당 부분을 교단에 대한 설명으로 채울만큼 교단 중심의 운영방식을 보여주었습니다.


2) 새로운 멤버를 받아들이기 위해 진지한 절차를 거칠 뿐 아니라 처음부터 이교회가 어떤 교회인지를 다양한 각도에서 설명해줌으로써 새가족에게 이 교회에 들어올 것인지를 선택할 기회를 줍니다. 사실 새가족이 오면 처음에는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지속적으로 교회에 출석하면, 비로소 관심을 갖고 대해주는데 이때부터는 특정 교역자나 장로, 집사들 뿐 아니라 모든 교인이 다 말을 걸고 궁금해 하며 대화합니다. 즉 교회를 탐색하는 동안 자유롭게, 편하게 예배에 참석하면서 생각할 시간을 주다가 교회 일원이 될 것 같으면 비로소 적극적으로 친구가 되는 것이지요. 


또 새가족교육을 통해 교회의 일원이 되는데 필요한 신앙적, 행정적 안내를 해줌으로써 교회에 나오면서도 어리둥절하지 않도록 교육하는 것입니다. 새가족이 나타나면 처음부터 친밀한 행동으로 그 사람을 사로잡아버리는 한국교회와는 많이 다르지요. 그래서 내가 온 후에도 한국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3-4번 예배에 참석했지만 모두 한번 나온 뒤에 다시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3) 교육 자료가 다양하고 잘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교육자료는 교단이 발행하는 자료와 교회가 직접 제작한 자료가 있습니다.



4) 소그룹모임(우리나라의 구역모임과 유사하지만 구역과 달리 지역이 아닌 관심사나 필요에 따라 그룹을 나누고 있습니다)을 소개할 때는 원로 장로(다음에 쓰겠지만 장로도 3년 임기제여서 현재 장로가 아닙니다)가 한분 오셔서 소그룹을 처음 시작할 때의 상황과 운영과정 등을 설명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이 교회가 겪었던 어려움(분란)에 대해서도 설명합니다. 개혁이라는 정신을 잘 이해하고 있는 이들은 과거의 잘못을 감추지 않습니다.


다음에는 이 교회의 조직에 대해서 써 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