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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꼬라지/정치

안철수, 문국현, 이찬진

갑자기 안철수씨가 뉴스의 촛점이 되었다. 내가 볼 때 그가 뉴스를 타는 것은 순전히 후보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한 발언 때문이다. 소수를 제외하고는 이미 MB에게 확실하게 장악당한 언론의 입장에서 보수쪽에서 서울시장을 장악하지 못할바에야 확실한 야당보다는 어정쩡한 칼러의 후보를 선택하겠다는 속내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나는 안철수씨를 존경한다. 아니 그 전에 문국현사장이나 이찬진씨 역시 존경했다. 그들은 공통점을 갖는다. 정치인이 아니면서 자신의 영역에서 훌륭한 업적을 남겨 세상의 인기를 한몸에 받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치인이 되기 위한 준비과정(오래 시간 사회를 위해 활동하면서 언(말)과 행(실천)으로 자신의 정치적 색깔을 드러내는 과정)이 없이 정치에 나섰다가 패가망신했다는 점이다.

왜 그랬을까? 내 친구들 사이에 유명한 우스개소리가 있다. "세상에서 제일 나쁜 친구는 '너 같은 사람이 정치해야 나라에 희망이 있는데...'라고 말하며 정치하라고 부추기는 친구이다." 부추기는 자의 태반은 진정성을 갖는 자들이 아니다. 대부분 선거운동을 통해 돈을 벌거나 나중에 한몫 챙기겠다는 욕심에 찌든 자들이다. 이를 구분하지 못하면 패가망신한다.  

둘째는 내가 잘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구분하지 못한데서 온다. 이들은 모두 자기 영역에서 정말 뛰어난 업적을 남긴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 일이 바로 자신이 국가를 위해 민족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길이다.

그 길을 버리고 정치판에 나서는 것은 전자제품 잘 만든다고 자동차도 만들겠다고 나섰다가 쪽박 찬 삼성자동차와 같다. 한마디로 소모품 신세로 전락한다는 말이다. 이찬진씨의 과욕으로 한글과 컴퓨터가 풍전등화의 운명을 걸어왔지 않았던가? 

'모두 다 정치판에서 죽어 나가면 소는 누가 키우냐'. 나는 부디 준비되지 않은 유명인사들이 KBS사장 물망에 올랐던 강준만교수가 '내가 하는 일이 그렇게 하찮아 보이느냐'고 반문했던 정신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정치인들은 부추기는 짓을, 그리고 국민들은 그런 사람들을 지지한다고 여론조사에 응답하는 속 없는 짓들 좀 그만두라. 나라가 위태롭다. 

그리고 한마디 덧 붙인다면 나라의 좀 쓸만한 인재들이 정치판에 뛰어들 충동을 느낄 정도로 개판 정치를 바꾸지 못하는 민주당의 머릿 속이 정말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