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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꼬라지?/살면서 가끔...

희망이 있느냐구요?-운동에 대한 단상

어느분이 무한도전과 운동을 비교하며 한탄하신 글을 읽었습니다. 무한도전이라니... 하고 약간 의아해하며 읽다가 마침 오늘 낮에 한 동료교수와 나눈 이야기가 생각나 몇자 적습니다.

무한도전의 모습은 일단 바른 이해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세상이 변해서 돈이 시키면 무슨 짓이든 하는 세상에서 그들의 모습은 전혀 존경스러울게 없다는 것이지요. 예를 들면 제가 우연히 한 유선방송에서 보고 기가 막혀 그날부로 유선방송 끊고 난시청 공중파만 보게 만든 프로가 있습니다. 우연히 채널돌리다 본 프로여서 제목도 모르지만 내용은 남자(이들은 무한도전 등 유명연애프로그램에 나오는 사람들도 많이 포함된 제법 유명한 연애인들입니다)들이 신체에 센서를 달고 있고 한국과 일본의 20대 요염한 아가씨들이 포르노마스코트복장을 하고 나와 온갖 애교로 남자를 유혹합니다. 남자에게 부착한 센서가 남자의 흥분을 감지하면 그 남자가 패하는 게임인것같았습니다. 돈만 주면 무슨짓이든 다하는 것이지요.

요즘 대학생들은 아무 생각이 없다는 의견도 있군요. 사실 오늘 동료교수와 나눈 이야기도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촛불집회에 초중고생은 있는데 대학생은 별로 없다며 한심하다는...
저는 이말에 제 생각을 이야기하면서 희망이 있습니다라고 강하게 이야기 했지요.
90년대에 소위 X세대라는 말이 유행했습니다. 과거 기준으로 보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애들이 나타났다는 의미였지요. 세대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세상이 변하면 사회구조에 따라 전혀 다른 인종들이 나타납니다. 민간정부가 선출된 이후에 나타난 X세대는 반정부 투쟁이 필요없으며 오직 한 아이만을 낳았던 시대의 산물로 오직 자기만을 아는 이기적인 세대들입니다. 도대체 왜 우리가 시대적 소명을 가져야 하고 사명감을 갖고 희생해야 하는가? 그들에겐 이해할 수없는 일이었지요.

마찬가지로 지금 대학생들은 지금 이 시대의 주류인 신자유주의 세력이 요구하는 무한경쟁에 매몰되어 정신을 못차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직 자기 공부만하고 있습니다. 오직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 그것밖에 없는줄 아는 것이지요. 그런데 사실 희망은 그 다음 세대 즉 지금의 초중학생들에게 있습니다. 이 시대가 아이들을 쥐어짜면 짤수록 그대로 당하면 자기들에겐 희망이 없어지는 대다수의 학생들은 서서히 이대로 살면 안된다고 깨닫게 되지요. 자아실현이나 자기성취가 무식한 학습경쟁이 아니라 자기가 만족할만한 일에서 찾을 수 있다고 깨닫고 그길로 나서게 될 것입니다. 그게 오늘 나타나는 촛불집회의 양상이지요. 그리고 국제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선 일부 청년들이 선구자들입니다. 그들에게서 이미 그런 전조가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오직 사명감과 시대적 소명으로 시작했던 우리 세대의 운동가들에 눈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만 이미 그렇게 혁명은 시작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