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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꼬라지?/살면서 가끔...

소바 혹은 메밀국수

소바 혹은 메밀국수

광화문에서 재수를 하던 시절, 같은 반의 친구들과 점심을 먹으러 학원 밖으로 나온 적이 있다. 늘 학원 식당에서 라면만 먹었는데, 한 친구가 바람을 넣었고 여러명에 끼어 그렇게 나섰다. 광교 어디쯤이었을텐데, 메뉴판을 보니 가격이 나는 오면 안될 곳이었다.

가장 싼 메뉴가 소바였다. 그것이 무언지도 모르고 주문했다. 문제는 종업원이 소바는 두짝이 1인분인데 메뉴에는 한 짝의 가격을 적은 것이라고 했다. 곱하기 2의 가격을 보고 속으로 떨었지만 어떠겠는가? 자존심 때문에 주문을 했고, 비싼 돈을 지불했지만 그 나이의 나에게는 간에 기별도 가지 않는 양이었다.

내가 기억하는 은퇴 후의 아버지는 소바를 좋아하셨다. 그래서 여름이면 거의 매주 한번씩 소바집에 모시고 갔었다. 지금도 여름이면 외식할 때 제일 먼저 떠 올리는 메뉴 중에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