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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음악*사진&생각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마이클 샌델, 와이즈베리 출판,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정의란 무엇인가로 우리에게 친숙한 이름, 마이클 샌델이 우리 시대 시장경제가 안고 있는 걱정거리를 지적하고 토론을 제기하는 책이다. 물론 그가 제시하는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의 예 중에는 미국에서는 가능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한 것들도 많다. 예를 들어보면 이런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말 많던 황제감방이 이미 합법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교도소 감방 업그레이드 | 1박에 82달러

캘리포니아 주 산타아나 시를 포함한 일부 도시에서는 폭력범을 제외한 교도소 수감자들이 추가 비용을 지불하면 깨끗하고 조용하면서, 다른 죄수들과 동떨어진 개인 감방으로 옮길 수 있다.

샌델이 문제 삼고 있는 우리 시대의 시장경제란 거의 모든 것을 돈으로 사고팔 수 있는 거래 만능 시대이다.

우리는 거의 무엇이든 사고팔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지난 30여년을 거치면서 시장 및 시장가치가 유례없이 현대인의 삶을 지배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거래 만능 시대가 어떤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는 것일까?

 두 가지 이유를 생각해볼 수 있다. 바로 불평등과 부패다. 모든 것이 거래 대상인 사회에서 생활하기란 재산이 넉넉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더욱 힘들다. 따라서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많아질수록 우리가 부유한지 가난한지가 더욱 중요해진다. 좋은 것이라면 무엇이든 사고파는 세상에서는 돈이 모든 차별의 근원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 수십 년이 빈곤 가정과 중산층 가정에 특히 가혹했던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그동안 빈부 격차가 커졌을 뿐 아니라, 모든 것의 상품화로 인해 돈이 더욱 중요해지면서 불평등 때문에 발생하는 고통이 깊어지고 있다.

 모든 것을 거래 대상으로 삼기를 주저해야 하는 두 번째 이유는 설명하기가 더욱 어렵다. 두 번째 이유는 불평등과 공정성이 아니라 시장의 부패 성향에 관한 것이다. 삶 속에 나타나는 좋은 것에 가격을 매기는 행위는 그것을 오염시킬 수 있다. 시장이 단순히 재화를 분배하는 역할에만 머물지 않고, 교환되는 재화에 대해 어떤 태도를 드러내면서 부추기기 때문이다.”

 즉 그는 불평등과 부패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무엇이든 사고팔 수 있는 사회를 분석한다. 이런 관점으로 분석하는 이슈는 총 5개의 장으로 구성되는데, 이 다섯 가지는 아래와 같다.

 1. 새치기

2. 인센티브

3. 시장은 어떻게 도덕을 밀어내는가?

4. 삶과 죽음의 시장

5. 명명권

물론 <정의란 무엇인가?> 에서처럼 그는 구태여 자신이 결론을 내리고 독자들에게 따라오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찬반양론을 소개하면서, 우리에게 고민할 단초를 제시한다. 그러나 그가 미리 제시한 관점을 견지하면서 읽는다면, 우리는 쉽사리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비록 경계가 모호할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