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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꼬라지?/살면서 가끔...

바쁜 삶은 지혜를 빼앗아 간다

오세아니아지역의 원주민이 쓴 책에서 읽은 내용 가운데 노인들의 영혼이 먼 바다를 살피고 와서 폭풍우가 몰려올 것을 미리 알려주었다는 이야기 있었다. 그말을 다시 곰곰이 씹어보면 결국 그들이 영혼이라고 부르던 것이 지혜가 아닌가 싶다. 나는 여름철에 소나기가 오는리라는 것을 바람결에 실려오는 냄새로 알아내는 재주가 있다. 사실 재주랄 것도 없이 어려서 부터 오랜 세월 살아오면서 경험한 지혜일 뿐이다.


인디언 중의 한 부족은 빠르게 말을 달릴 때는 어느 정도 달린 후에 멈춰서서 자신이 달려온 길을 바라보곤 했다는 글을 읽은 적도 있다. 너무 빨리 달려 쫒아오지 못한 자신의 영혼을 기다리는 것이라고 했다. 결국 두 이야기를 이어보면 바쁘게 행동하며 사는 사람에겐 지혜가 깃들 시간이 없다는 뜻을 읽어낼 수 있다. 


무슨 심각한 이야기를 쓰려는 게 아니다. 내가 집에서 사무실까지 가려면 자동차를 40분여를 운전해야 한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요즘 너무 많은 일을 하다보니 몸이 지쳐있어서 보는 사람마다 내 눈에 피로가 가득하다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이 시간을 운전하면서도 중간에 졸음을 이기지 못해 길가에 차를 세우고 쉬는 일이 잦다. 5분만 쉬어야지 하면서 차를 세우고 있다가 문득 정신이 들어 시계를 보면 30분이 잠들어 있었음을 발견한다.


이렇게 살다보니 주말에 집에서 책을 보려고 집어 들어도 금새 졸고있다. 인디언의 지혜로운 말이 생각나는 이유이다. 너무 바쁘게 살면 책을 읽으며 성찰할 시간을 빼앗겨서 지혜조차 잃게 되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