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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산업/자동차 굴러굴러

한국지엠의 운명은 또 어떨까?

최근  한국지엠 사장이 군산을 방문해서 그저 그런 답을 했다고 몇 분이 허탈해 하는 글을 쓴 것을 읽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10월에 받았으나 바빠서 읽지 않았던 미국 와튼스쿨의 경영대학원에서 보내오는 정기 레터에 지엠의 CFO(재무담당최고경영자)와 와튼스쿨의 자동차산업 전문가 맥더피의 대담 내용이 있더군요. 요지는 이렇습니다


1. 지엠은 모델 라인을 완전히 정비하여 곧 신모델들을 연속적으로 세계시장에 투입할 수 있다. 이를 위해 2년 동안 자본투자를 2배 늘렸다. 이는 미래를 위한 투자이다.

2. 오펠이 지난 14년 동안 연속적자를 보인 것은 생산능력은 과잉인데, 수요는 낮기 때문이다. 유럽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 근본적인 비즈니스 재구축(restructuring)이 필요하다. 그래서 오펠은 공장이나 생산직이 아닌 사무직과 스텝진 그리고 경영직에서 인원 감축을 실시한다.(이점은 한국지엠에서 사무직 대상 명퇴신청을 받았던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3. 피아트의 회장 Sergio는 근본적인 조치로 합의에 기초한 유럽에서 생산설비 감축을 주장하지만, VW은 필요 없다고 반응했다.

4. 오펠의 회생전략은 새 모델 투입과 이를 판매하는데 있다. 이를 위해 Adam이라는 city car와 Mokka라는 소형 SUV를 준비하고 있다.(정정: 아담은 소형차이고 모카는 한국모델명 트랙스의 유럽모델명입니다)

5. 지엠이 중국에서 성공한 요인은 최초 진출자 잇점과 상하이지엠과의 상호이익적인 유대관계 때문이다.

마지막 부분(5)이 좀 거슬리는 부분입니다. 제가 만났던 상하이지엠 관계자들은 한국지엠 덕분에 성공했다고 말하면서 계속 한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또 지엠이 최초 진출자가 아닙니다. 이미 오래전 폭스바겐이 진출해 있었고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도 몇 개 진출해 있었습니다.


게다가 이 분이 일관되게 자동차업체의 성공은 상품성에 있다고 했고 또 이를 위해 전적으로 노력한다고 했으면서도 정작 중국지엠의 성공요인을 언급하면서 상품성에 대한 언급이 빠져 있습니다. 중국에서 팔리는 차는 거의 대부분이 한국지엠이 개발한 모델들입니다.


문제는 1950년대 이래 지엠의 9명의 최고경영자 중 7명이 재무부문출신입니다. 따라서 이분이 차기 CEO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인식 수준으로 볼 때 한국지엠은 역할과 기능에 관계 없이 찬밥 신세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은 것 같습니다.물론 이런 인식은 지엠 자체의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않을 뿐 아니라 지엠 먹튀 가능성을 높이는 일이기도 해서 걱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