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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꼬라지?/살면서 가끔...

인생 3부를 준비하며

언젠가 이곳에서 말했듯이 올해는 내게 정말 중요한 해입니다. 통계학자로서 볼 때 이미 평균수명이 80이상으로 늘어나서 인생은 3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처음 30년은 부모의 보살핌을 받으며 자신의 인생을 준비하는 기간이고, 다음 30년은 자신의 수고로 일하며, 자녀를 키우고 부모를 보살피는 기간입니다. 이 60년은 전적으로 그런 것은 아니지만, 다분히 생물학적인 인간으로서 종족을 유지하는 삶을 사는 셈입니다.


그러나 수명이 길어지면서 우리에게는 또 다른 30년(혹은 20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50의 중반을 향해 달려가는 지금 나는 그 30년을 생각하고 준비해야할 때입니다. 물론 사람마다 그리고 처한 환경마다 다 다르지만 적어도 나는 그렇습니다. 올해는 바로 그 방향을 결정하고 싶어서 가진 계획적인 안식년입니다.


많은 자기계발 전문가들도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만, 불행하게도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다음과 같은 성경 말씀이 생각나곤 합니다. 누가복음 12:18~20절에 있는 말씀이지요. 어느 부자이야기입니다.


"내 곳간을 헐고 더 크게 짓고 내 모든 곡식과 물건을 거기 쌓아 두리라  또 내가 내 영혼에게 이르되 영혼아 여러 해 쓸 물건을 많이 쌓아 두었으니 평안히 쉬고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자 하리라 하되  하나님은 이르시되 어리석은 자여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준비한 것이 누구의 것이 되겠느냐" 


온통 무엇을 준비해야 하고 무엇을 가져야 하고 등등 온통 자신이 오랫동안 누릴 수 있으려면 무얼해야한다는 이야기 뿐이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생물학적 본능에 충실한 내용 뿐입니다. 만약 우리가 생물학적인 본능을 유지하는데 이 시간을 보내야만 한다면 장수는 축복이 아니고 저주일지도 모릅니다. 갈수록 생물학적 능력은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우리에게 인생의 또 다른 3부를 주신 게 이것 때문만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이곳에 와서 여러 책을 읽고 강연을 듣고, 특히 윌러비교회 사람들과 교제하면서 내 머리 속에는 몇 가지 주제들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 교육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성경을 묵상하며, '하나님의 정의'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자
  • 북한주민(다른 나라의 난민을 포함)을 살리는 일에 지금처럼 후원금만 보내는 역할에서 무언가 좀 더 구체적인 일을 시작해야 한다.
  • 교회가 그리스도 안에서 변화된 사람들의 모임이 되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
  • "Economics of Enough" 지금의 주류 경제학은 사람을 죽이는 경제학이다. "그만하면 되었다"를 이야기하는 경제학이 필요하다.

  

오래전 대학생이었을 때 교수가 되기를 꿈꾸기 시작하면서 항상 하던 기도가 있었습니다. "하나님, 나는 지도자가 될 능력이 없습니다. 다만 좋은 지도자를 길러내는 밑거름이 될 수있도록 나를 인도해 주십시오" 그래서 가능하면 무슨무슨 장, 대표 이런 이름을 내 앞에 수식어로 붙이지 않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원칙은 바꾸고 싶지 않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며 올해를 보내고 있는데, 오늘은 특별히 북한주민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오늘도 윌러비 교회 예배를 드리는데 북한주민을 생각하니 찬양의 자유를 누리는 나의 복이 벅차서 계속 눈물이 납니다. 특히 오늘은 북한난민에 대해 발표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한국에 계시는 몇 분의 도움을 받아 슬라이드를 만들어 발표했습니다. 지난 번 글에도 이야기 했지만 이번 가을은 이들이 난민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예배기간입니다. 지난 주에는 아프리카의 한 나라에서 활동하고 돌아온 한 대학생이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내게 북한난민문제를 다루어 달라고 요청한 것입니다. 


발표를 마치고 돌아와서 생각해 보니 내가 어떻게 발표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짧은 영어 실력에다 발음은 엉터리인데, 메모한 내용을 읽다가 즉흥적으로 생각나는 말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예배 후에 내게 감사 표시를 하는 것으로 보아 아마 성령님께서 하실 말씀을 내 입술로 말씀하신 모양입니다. 그래서 내게 인사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캐나다에도 북한 난민이 100명 이상 있다. 그들을 기억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발표의 마지막에 이들에게 기도를 요청했습니다. 여러분에게도 같은 요청을 하기 위해 여기에 적습니다.


*북한의 그리스도인들이 힘든 시기에 지쳐 그들의 신앙을 포기하지 않도록
*북한의 지도자들이 사람의 생명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기를

*남한의 그리스도인들이 더욱 많이 북한주민돕기에 나설 수 있기를 - 남한의 국민소득이 아주 높지는 않지만 형제를 돕기에 충분히 부자이다.

*12월에 있을 남한의 대통령선거를 위해-가슴이 따뜻한 사람이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그래서 남한정부의 태도가 달라져야만 한다

*중국에 있는 북한 난민들과 그들의 협력자들을 위해 - 중국의 지도자들이 세계 초 강대국에 걸맞게 난민들에 대해 확고한 인도주의적 입장을 갖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