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종일 내리던 비가 그치고 저녁 노을과 함게 하늘이 열리는 모습)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나라들에 가면 가장 돋보이는 것 중 하나가 잘 만들어진 공공도서관과 그 시스템이다. 우리나라도 요즘 잘 만들어지고 있지만, 이곳도 좋은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선진국에 올 때면 늘 공공도서관부터 찾아서 등록을 하는게 좋다.
이곳의 도사관은 미국의 공공도서관에 비해 규모가 많이 열악했지만, 대신 브리티시 콜롬비아 주 내의 모든 공공도서관의 책을 대출할 수 있어서 그런 단점을 보완하고 있었다. 물론 미국과 마찬가지로 운전면허증 만으로 간단히 대출증을 만들 수 있었다. 그래서 한번 둘러보러 갔다가 그 자리에서 바로 읽고 싶은 책을 발견하여 대출증을 만들고 대출해서 집으로 가져왔다.
이곳 도서관이 잠시 나로 하여금 생각하게 만든게 두 가지 있다.
하나는 대출 제한수량(책, CD 등) 60개라는 점이다. 도대체 한번에 3주간 빌려주는 데 60개씩이나 빌려가서 다 읽을 수 있을까? 아내가 우리 아이들을 키울 때 시립도서관에서 일주일에 10권씩 책을 빌려다 읽혔는데, 그것은 세아이의 읽을 꺼리를 동시에 빌리느라 그랬고, 사실 대출 제한 때문에 아이들 모두의 대출증을 만들어 4사람의 대출증으로 빌려야 했다. 물론 대출기간도 1주에 불과했고... 그러나 암튼 3주 동안에 60개까지 대출을 요구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그렇게 만들었을 것이다. 빌리는 사람이나 빌려주는 도서관이나 둘 다 정말 대단하다.
두번째는 내게 대출증능 만들어주고, 대출해 준 여성이 한쪽 손이 오그라든 장애우였다는 점이다. 사실 그런 몸으로는 책을 나르는데 불편할 텐데, 북카트 등을 이용하여 얼마든지 업무를 처리할 수 있었다. 물론 이곳 사람들의 여유있는 태도 때문에 더욱 가능할 것이다. 편견이 없고 또 말 없이 기다리는 여유가 이런 현실을 가능하게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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