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나 도로보데스
‘모두가 도둑놈이다.’라는 뜻의 일본말입니다. 사실인지 여부는 확인해 보지 못했습니다만, 내가 1980년대 중반에 듣기로는 전두환 일가의 부정부패가 드러나자 일본의 한 신문에서 한국을 비하하면서 쓴 사설의 제목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요즘 자꾸 이 말이 생각납니다. 현대자동차 노조가 이번 노사협약에 장기근속 자녀의 입사시 가산점제도를 포함시키라고 요구했다는 소식 때문입니다.
얼마 전 외교통상부장관이 자기 딸을 외교부 공무원에 특별 채용하여 문제가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 외교통상부는 각종 FTA협정에서 협정문조차 제대로 번역하지 못했던 매우 비전문적인 집단인데, 그들이 일은 뭣같이 하면서 먹을 거만 챙겼던 셈입니다. 그래서 온 국민의 분노를 샀습니다.
북한의 김정일 정권은 호시탐탐 3대 세습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아직 구체적으로 실행에 옮긴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것은 아닙니다만, 그런 징후가 몇 번 포착되어 언론에 보도되곤 했습니다. 국민이 굶주려 죽어가는 모습을 보면 그 국민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자신의 권력을 내놓기라도 해야 할 텐데, 오히려 권력을 세습하려는 시도를 하는 것은 파렴치한 일입니다.
MB정부는 어떻습니까? 이건 국민 목숨이 그저 소모품일 뿐입니다. 국민과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인 한나라당이 차기 대권을 거머쥔다 해도 계속될 가능성 별로 높지 않은 4대강 사업을 임기 내에 해치우려고 속도전에 나섰고, 이 와중에 산재사고로 죽어가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닙니다. 세입자 강제철거로 많은 생명을 앗아갔던 용산재개발사업, 핵발전소사고로 온 세계가 떠들썩할 때도 외국의 핵발전소 기공식에 가는 등 도대체 밀어붙이는 것 외에 할 줄 아는 게 무엇이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지금 현대자동차노조가 그렇습니다. 가산점제도는, 이미 군복무자 가산점제도 논란에서 보았듯이, 지금처럼 극단적인 취업경쟁구도 아래에서는 아무리 작은 점수라도 당락을 결정하는 절대적인 힘이 됩니다. 그런데 그들이 정말 이런 혜택을 누릴 만큼 일을 잘해서 현대차가 돈을 많이 벌고 있는 것일까요? 현대차가 돈을 많이 버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비정규직과 하청업체 노동자의 낮은 임금 덕분입니다. 본인들은 높은 임금으로 자신들의 몫을 다 누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뜻있는 이들이 이런 노사협상안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지만 기아자동차나 GM도 하고 있는 일이라고 강변하면서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더 우스운 일은 정작 MB정부는 비록 표를 얻기 위해 시작했을 것으로 의심받고 있고 그나마도 흐지부지되고 있지만, 동반성장을 주장하며 하청기업을 배려하는 정책을 도입할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결국 노동자들은 더욱더 하청업체 노동자를 착취하고 보수정부가 오히려 하청업체를 도와주려는 정책을 펼치는 형세가 된 것이지요.
진보는 언제나 보수에 비해 도덕적 우월성을 유지해야 합니다. 이게 무너지면 진보가 지향하는 목표가 보수의 주장에 비해 더 나은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를 상실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비정규직 해소와 현대차의 이익 중 일정부분을 현대차노조가 직접 하청업체 노동자들에게 배분해주는 문제를 가지고 협상을 해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힘 있는 자가 힘없는 자를 착취하는 것을 정당화해서 사측이 강력한 공권력을 동원하여 노동자를 착취하는 것을 노조 스스로 정당화해주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나는 사실은 현대차노조가 이런 목표를 가지고, 다른 문제로 시끄럽게 만들어 시선을 빼앗은 뒤 진짜 목표를 달성하려는 것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그래서 내 우려가 쓸데없는 시간낭비이기를 바랍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정말 이 나라는 ‘민나 도로보데스’이기 때문입니다.
(2011.4.25)
‘모두가 도둑놈이다.’라는 뜻의 일본말입니다. 사실인지 여부는 확인해 보지 못했습니다만, 내가 1980년대 중반에 듣기로는 전두환 일가의 부정부패가 드러나자 일본의 한 신문에서 한국을 비하하면서 쓴 사설의 제목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요즘 자꾸 이 말이 생각납니다. 현대자동차 노조가 이번 노사협약에 장기근속 자녀의 입사시 가산점제도를 포함시키라고 요구했다는 소식 때문입니다.
얼마 전 외교통상부장관이 자기 딸을 외교부 공무원에 특별 채용하여 문제가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 외교통상부는 각종 FTA협정에서 협정문조차 제대로 번역하지 못했던 매우 비전문적인 집단인데, 그들이 일은 뭣같이 하면서 먹을 거만 챙겼던 셈입니다. 그래서 온 국민의 분노를 샀습니다.
북한의 김정일 정권은 호시탐탐 3대 세습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아직 구체적으로 실행에 옮긴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것은 아닙니다만, 그런 징후가 몇 번 포착되어 언론에 보도되곤 했습니다. 국민이 굶주려 죽어가는 모습을 보면 그 국민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자신의 권력을 내놓기라도 해야 할 텐데, 오히려 권력을 세습하려는 시도를 하는 것은 파렴치한 일입니다.
MB정부는 어떻습니까? 이건 국민 목숨이 그저 소모품일 뿐입니다. 국민과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인 한나라당이 차기 대권을 거머쥔다 해도 계속될 가능성 별로 높지 않은 4대강 사업을 임기 내에 해치우려고 속도전에 나섰고, 이 와중에 산재사고로 죽어가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닙니다. 세입자 강제철거로 많은 생명을 앗아갔던 용산재개발사업, 핵발전소사고로 온 세계가 떠들썩할 때도 외국의 핵발전소 기공식에 가는 등 도대체 밀어붙이는 것 외에 할 줄 아는 게 무엇이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지금 현대자동차노조가 그렇습니다. 가산점제도는, 이미 군복무자 가산점제도 논란에서 보았듯이, 지금처럼 극단적인 취업경쟁구도 아래에서는 아무리 작은 점수라도 당락을 결정하는 절대적인 힘이 됩니다. 그런데 그들이 정말 이런 혜택을 누릴 만큼 일을 잘해서 현대차가 돈을 많이 벌고 있는 것일까요? 현대차가 돈을 많이 버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비정규직과 하청업체 노동자의 낮은 임금 덕분입니다. 본인들은 높은 임금으로 자신들의 몫을 다 누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뜻있는 이들이 이런 노사협상안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지만 기아자동차나 GM도 하고 있는 일이라고 강변하면서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더 우스운 일은 정작 MB정부는 비록 표를 얻기 위해 시작했을 것으로 의심받고 있고 그나마도 흐지부지되고 있지만, 동반성장을 주장하며 하청기업을 배려하는 정책을 도입할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결국 노동자들은 더욱더 하청업체 노동자를 착취하고 보수정부가 오히려 하청업체를 도와주려는 정책을 펼치는 형세가 된 것이지요.
진보는 언제나 보수에 비해 도덕적 우월성을 유지해야 합니다. 이게 무너지면 진보가 지향하는 목표가 보수의 주장에 비해 더 나은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를 상실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비정규직 해소와 현대차의 이익 중 일정부분을 현대차노조가 직접 하청업체 노동자들에게 배분해주는 문제를 가지고 협상을 해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힘 있는 자가 힘없는 자를 착취하는 것을 정당화해서 사측이 강력한 공권력을 동원하여 노동자를 착취하는 것을 노조 스스로 정당화해주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나는 사실은 현대차노조가 이런 목표를 가지고, 다른 문제로 시끄럽게 만들어 시선을 빼앗은 뒤 진짜 목표를 달성하려는 것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그래서 내 우려가 쓸데없는 시간낭비이기를 바랍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정말 이 나라는 ‘민나 도로보데스’이기 때문입니다.
(201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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