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25년 가까이 부부로 살아가면서 이제야 깨닫는 것 하나가 있습니다.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하면서 그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부부가 뜨거운 사랑으로 살아갈 수 있는 날은 보통 결혼 후 처음 몇 달뿐입니다. 그 후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혼할 수 없어서, 아이 때문에 등등의 이유로 ‘할 수 없이 같이 산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요즘은 수명이 길어져 50년은 같이 살아야 하는데 이렇게 산다면 그것은 지옥에 다름 아니지요.
이렇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상대방을 배려하지 못하는데서 오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상대방의 기분을 배려해서 조심조심 하지만 조금 익숙해지면 다시 자신이 하고 싶은 데로 하고 싶고 그것이 갈등을 불러옵니다. 자신이 생각할 때는 사소한 문제인데, 상대방은 이해를 해주지 않아 갈등이 생긴다고 생각하면 말다툼이 되고 다툼이 잦아지면 ‘그만 헤어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요.
그런데 내가 살면서 되돌아보니 싸움이 그치거나 싸움 없이 넘어가는 시간들은 늘 아내가 참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지금 부부가 잘 지내는 것은 둘이 서로 미치도록 좋아하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많은 경우에는 둘 중 누군가가 다투고 싶은 마음을 참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싸움은 그치려면 누군가가 참아야 합니다. 그리고 싸움을 그쳐야 한다고 깨달은 사람이 먼저 참고 싸움을 그치면 상대방도 그것을 알아야 합니다. 아내가, 혹은 남편이 참고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렇게 살면 나이가 들어 비로소 부부가 아닌 친구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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