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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책큰세상:아내가 쓴 책이야기

백두산 정계비의 비밀

백두산 정계비의 비밀

 

김병렬 글, 고광삼 그림, 사계절 출판.

 

원래는 우리 땅이었지만 일제시대에 중국에 빼앗겨 버린 땅 간도에 관한 슬픈 우리겨레 이야기이다.

함경도 돌골이라는 곳에 사는 심마니 영기는 잇따른 가뭄으로 살기가 너무 힘들어지자 호철네와 함께 두만강을 건넌다. 그리고 이들과 엇비슷하게 고생했던 조선 사람들이 간도에 정착하게 된다. 하지만 어렵게 삶의 터전을 마련했던 이들에게 “조선 사람은 간도를 떠나라.”고 청나라는 엄포를 내린다. 이 때 종식(영기의 아들)과 호철 아들 상해는 간도가 조선 땅이라는 증거를 찾기 위해 “백두산 정계비”의 탁본을 뜨러간다.

탁본에 나타난 그 정계비의 내용은 중국과 우리나라의 경계가 “서는 압록이 되고 동은 토문이 된다. 그러므로 이 두 물줄기의 분수령에 비석을 세워 기록한다.”는 내용이었다. 정계비의 비문내용으로 두 나라의 국경이 정해지는데, 종식의 육대조 할아버지 애순의 활약이 이 책 안에 흥미롭고 자세하게 써있다.

사실 나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두만강과 토문강의 지류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지 못했고, 심지어는 백두산이 모두 우리 땅인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40% 정도는 중국 손에 넘어갔다는 사실에 내가 참으로 부끄러웠다. 일제는 1909년 만주지방철도 부설권을 얻기 위해 중국과 간도협약을 맺어 간도를 중국에 넘겨 버렸다. 간도가 우리 땅이란 유일한 증거였던 ‘백두산 정계비’ 마저 1931년 7월 28일 일본에 의해 사라지고 말았다.

피땀으로 일구어 낸 우리 땅 간도, 그 속에서 벌어진 역사의 기록 속에는 힘없는 나라의 억울함이 절절하다. 고구려와 발해가 소수민족의 중국변방나라라는 중국의 망언이 떠도는 이때 우리 국민의 관심을 모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