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종교와 미신/21세기의 기독교인

사무엘서에서 발견한 것-대통령의 가장 큰 책임은 국민을 평안하게 하는 것이다

성경의 사무엘서라는 책을 보면 이스라엘의 첫 왕 사울에 대한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나는 최근에 그 책을 읽다가 대통령의 가장 큰 책임은 국민을 평안하게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스라엘은 그 역사 초기부터 계속 블레셋이라는 부족과 전쟁을 해왔습니다.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더러 알고 있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바로 다윗이 이스라엘 사람이고 골리앗이 블레셋 사람입니다. 그런데 사울왕이 이 블레셋과 전쟁을 할 때였습니다. 이 시절만 해도 블레셋은 철기문명을 가지고 있었고, 이스라엘은 그렇지 못해서 이스라엘에는 칼을 가진 사람이 사울왕과 그 아들 요나단뿐이었습니다. 당연히 전쟁에 크게 불리했지요. 많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굴 같은 곳에 숨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요나단이 혼자서 적진에 들어가 적진을 흔들어 놓습니다. 덕분에 그 날에는 다시 전쟁을 해볼 만한 상황이 되고 전쟁에 나선 사울왕은 전쟁에 승리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 전쟁에 나설 때 그는 백성들에게 저녁, 즉 사울이 블레셋사람들에게 복수를 마칠 때까지 어떤 음식이라도 먹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그래서 백성들은 전쟁을 하면서 아무 음식을 먹지 못하여 저녁이 되자 너무 피곤하였습니다. 그 당시 상황이 얼마나 힘들었느냐 하면 요나단이 숲속에서 꿀을 발견하고 지팡이에 꿀을 찍어 먹은 것만으로도 눈이 번쩍 떠졌다고 합니다.

그렇게 피곤한 상황인데도 왕의 저주 때문에 백성들은 아무 것도 먹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러자 요나단은 만약 백성들이 음식을 먹으면서 전쟁을 했더라면 더 큰 승리를 했을 거라고 말하면서 가축들을 잡아먹게 합니다. 그러나 너무 배고픈 백성들은 그만 이스라엘의 신 여호와가 내렸던, '가축을 피 있는 채로 먹지 말라'는 명령을 어기게 됩니다.

여기서 두 가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만약 왕이 백성의 피곤함을 헤아려 전쟁을 하는 도중에 적절히 음식을 먹게 했더라면 첫째, 전쟁에서 더 큰 승리를 얻었을 것이며, 둘째, 신의 명령을 어기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물론 백성들은 덜 피곤한 상태에서 더 기쁜 마음으로 전쟁을 했겠지요.

이런 결과의 차이는 단 하나, 왕이 백성을 평안하게 해주기 위해 통치를 하느냐 아니면 자신의 감정과 목표를 위해 협박하는 통치를 하느냐 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그리고 나는 바로 이 출발점의 차이가 대통령의 통치행위 전반에 영향을 미쳐서 국민을 평안하게 하기도 하고 피곤하게 하기도 한다고 생각합니다. 쇠고기 파동에서 시작하여 언론장악을 위해 억지를 쓰는 등 역사를 전두환 시절로 되돌리려는 이명박 대통령을 보면서 평생 다윗에게 주눅 들어 살면서 비참한 왕으로 살아갔던 사울왕의 모습이 비쳐 보여 안타깝습니다. (2008. 7. 24)

'종교와 미신 > 21세기의 기독교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리스도인과 환경보호  (0) 2011.08.09
사죄드립니다.  (0) 2009.07.24
진짜 기독교인 지도자라면  (2) 2008.12.08
종교와 미신의 구별 1  (1) 2007.08.14
종교와 사회 그리고 희망  (2) 2007.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