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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음악*사진&생각

좀머 씨 이야기, 그 우울한 인생

좀머 씨 이야기, 그 우울한 인생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유혜자 옮김, 열린책들

 

 

이 책은 한 소년이 어린 시절부터 자기가 자라온 과정에 보고 겪은 이야기를 독백하듯 서술하고 있다. 자기가 자라면서 겪게 되는 성장의 통과의례를 천진하게 풀어내면서 동시에 주변의 사람들이나 풍경을 함께 아름답게 풀어낸다. 물론 이야기의 중심은 좀머 씨라는 한 수수께끼 같은 인물이다. 그는 배낭 하나를 매고 늘 돌아다니기만 하다가 끝내는 죽는 한 기인으로 등장한다. 그리고 그를 통해 인생을 돌아본다. 어느덧 화자도 그런 삶으로 들어가기 시작한다.

 

24p. "그런데 정작 그가 어디를 그렇게 다니는 것인지? 그러한 끝없는 방랑의 목적이 무엇인지? 그리고 무엇 때문에 그가 그렇게 잰 걸음으로 하루에 열 둘, 열 넷, 혹은 열 여섯 시간까지 근방을 헤매고 다니는지,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었다."

- 우리 인생의 목적은 무엇인지? 무얼 위해 그렇게 일하는 것인지? 이에 비해 화자로 등장하는 소년은 모든 주변의 것에 호기심을 갖고 행복을 느끼는 어린 시절을 보내고 있다.

 

27~29pp. "이상한 일은 그에게 아무런 볼일이 없다는 것이었다. ...... 사람들이 ... 어디를 가느냐고 물으면 ...... 그 자리에서 멀리 사라져 버리곤 하였다."

- 끊임없이 일만하고 일 때문에 바쁘고 본인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한걸음 물러서 생각해 보면 그것이 무슨 쓸모가 있는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의 연속. 그 일이 행복한 사람은 얼마나 될까?

 

35~37pp. "그러다가 죽겠어요." - "그러니 나를 좀 제발 그냥 놔두시오! "

- 일중독증, 일을 그만두면 죽을까?

 

37p. 걸을 때의 모습은?

- 바로 눈앞의 이해만을 생각하며 우리는 정신없이 인생을 산다.

 

39~41pp. 밀폐공포증

- 우리의 공포는? 죽음. 그때 마주대하면 될 것을 우리는 잊으려고 일에 파묻히기도 한다.

 

47~ pp. 소녀 카롤리나와의 약속과 그 준비

- 주인공 소년의 꿈같은 생각과 삶이 행복으로 어른 좀머 씨의 몰입과 대비된다.

 

63~pp. 피아노선생님인 미스 풍켈과의 에피소드와 자살 충동

- 사람의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 그 이유를 알기 전에는 함부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 죽음(자살)조차 행복한 상상으로 바꿀 수 있었던 어린 시절.

- 그 자리에서 본 좀머 씨: 일에서 멈추는 것은 행복이면서 동시에 고통이 되는 인생. 지나친 경쟁의식(혹은 죽음) 속에 쫒기는 삶.

 

99~pp. 부인이 죽고 난 후의 좀머 씨: 사람들은 잠을 자지도 않고 집에도 들어오지도 않지만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다.

 

...... 그리고 화자도 점점 그런 나이로 성장해 간다.

나의 삶은, 독자 여러분의 삶은 어떤가? 어린 시절의 꿈과 행복은 어디로 실종되었는가? 그리고 우리는 또 무엇에 매여 이것들을 잃어 버렸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