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음악*사진&생각

4대강사업과 윤리적인 물사용


(사진: RMB출판사에서 2011년 간행한 Sandford와 Phare의 저서)

 

한국에서 계속 가뭄 소식이 들릴 때 이곳에서는 홍수를 걱정하며 지냈습니다. 홍수라고 해서 큰 피해를 입는 수준은 아니지만 여기저기 산책로가 물에 잠기고 심할 때는 일부 주택도 고립되는 일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길에는 사진과 같은 표지판을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겨우내 비가 내려도 수위가 낮았던 프레이저강은 범람의 조짐을 여기저기에서 보입니다.






사실 캐나다는 물에 관한 한 축복 받은 나라입니다. 겨울에는 거의 매일 비가 내리기 때문에 가뭄은 생각할 수 없습니다. 봄, 가을에도 제법 자주 비가 내립니다. 거의 비를 구경할 수 없는 여름이 문제인데, 겨우내 내렸던 비가 내륙이나 높은 산에는 눈으로 내려 쌓여 있다가 여름이 되면 녹아 내리기 때문에 역시 물 걱정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밀물 때가 되면 물이 차올라 위 사진처럼 홍수가 나는 것이지요. 뭐 홍수라고까지 할 것도 없지만.


그런데도 이 나라의 선각자들은 물걱정을 하면서 윤리적인 물사용을 주장합니다. 이 책의 저자들도 그런 사람들 가운데 일부입니다. 이책에서 일부를 발췌하여 소개한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역사적으로 모든 고대문명은 물이 풍부한 곳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물이 풍부했다고 해서 국가나 왕국 혹은 문명이 경제적으로 번성하고,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했던 것은 아닙니다. 국지적인 자원 약탈의 영향을 극복하지 못하거나 초기 번영의 결과로 나타난 인구 팽창에 따른 충격을 관리하지 못해서 몰락한 사회는 역사 속에 얼마든지 있다고 합니다. 우리의 4대강 사업이 꼭 이런 범주에 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실패했던 과거 사회의 한 징표가 자연의 설계를 부정하고 교묘하게 만들어진 수공학(水工學, water-engineering)에 더욱 의존하게 된 것이이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물을 좀 더 잘 관리하려고 노력하지만 실상은 더욱 높은 비용을 들여서 비상한 수단을 동원하여 그렇게 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역사가 우리에게 생존과 지속가능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가르쳐 주는 것은 환경, 경제, 사회, 정치적 환경을 광범위하게 변화시키는 현명한 물의 사용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특히 저자들은 우리가 아직 물을 무심코 사용하고 있어서 윤리관이 세워지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북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생각으로 부터 물 사용의 윤리를 수립해야 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책은 이를 기초로 몇가지 윤리적인 지침을 제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