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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World!/짧은여행 긴여운:자유버마

버마(미얀마)를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버마(미얀마)를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한국에 돌아와서 캠페인 관련 업무를 마무리 한 후 보고회를 가졌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캠페인에 참여하셨고 그 분들께 결산보고를 하기 휘한 자리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나는 짧은 기간 동안 가서 보고 들은 버마(미얀마) 문제를 설명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버마문제

오늘은 그날 정리해서 말했던 내용을 중심으로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일종의 중간결산인 셈이지요. 아직 정리해볼 부분이 많이 남은 상태로 짧은 기간 동안 생각했던 것을 중간결론 삼아 미리 말하는 것입니다.

먼저 실태랄까,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점들을 정리해 보고 싶습니다. 우리가 방문했던 메솟지역은 인구가 15-16만 명쯤 된다고 합니다. 이중 버마 이주노동자가 10만 명이나 됩니다. 즉 버마 이주노동자를 고용하여 산업이 형성된 도시라는 뜻이지요. 이들 이주노동자들은 태국의 법정 최저임금의 반도 안 되는 급여를 받고 일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버마(미얀마) 내부에서는 실질 임금이 메솟지역보다 더 적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합법, 비합법적 수단으로 국경을 넘어와서 일하고 있는 것입니다. 즉 경제적인 문제라면 버마 내부가 더 심각하다는 것이지요.

버마 내부의 더 큰 문제라면, 메솟지역에 대규모 난민촌이 건설된 배경이기도 하지만, 소수민족에 대한 인종청소라고 합니다. 샨, 카레니, 몬, 칸, 아라칸 등 주요 소수민족들이 정글에서 강제 이주를 당하고 있습니다. 이들을 IDP(internally displaced people, 국내 강제이주민)라고 부르는 데 짐작할 수 있듯이 강제 이주가 정상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이들의 근거지를 습격하여 학살하는 인종청소 방식이어서 더욱 심각한 상태입니다. 다시 소개하지만 2008년 초쯤에 개봉되었던 <람보4>라는 영화에 이런 내용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곳에는 모든 종류의 문제가 다 있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의 노동착취문제, 이주노동자 자녀들과 난민촌의 교육 및 의료 문제, 내부에는 경제적 궁핍과 식량문제가 그리고 민주인사들에 대한 극도의 탄압이 있습니다. 더 근본적으로 삶의 희망이라는 절실한 문제가 있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내부의 소수민족들에겐 준 전쟁 상태에서의 생존이라는 처절한 문제가 있습니다.

민주화만이 이 모든 문제들을 해결하는 길

사실 내가 이곳에서 사람들을 만나며 돌아다니다가, 그리고 돌아와서 고민하면서 내린 결론은 하나였습니다. <민주화!> 민주화 되지 않고는 이 모든 문제의 해결 실마리를 찾을 수 없습니다. 아니 실마리를 찾겠다고 덤빌 엄두조차 낼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피스라디오 2차 캠페인을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민주화의 길은 요원해 보입니다. 버마는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들 대부분이 국경관리가 허술한 나라들이어서 민주인사들이 쉽게 해외로 망명하거나 잠입할 수 있습니다. 버마 내부에 남아서 지속적으로 활동하지 않기 때문에 늘 새로운 사람들이 나와서 운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조직적인 저항력이 키워지기 어렵다는 것이지요. 밖에서 여러 가지 희망을 만들어가고 있지만 그들 대부분이 내부가 민주화 되면 금의환향할 생각만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민주화 지원 외에 어떤 일을 해야 할까요? 지금 당장 죽어가고 있는 사람들, 희망을 잃은 채 방황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민주화 될 때까지 기다리라고 말하는 것 밖에는 없는 것일까요?

지금 할 수 있는 일들

몇 가지 지금 할 수 있는 일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주노동자, 난민들을 위한 교육을 지원하는 일입니다. 메솟지역에는 여러 개의 유치원과 학교들이 있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이 대부분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거리에 방치되어 폭력적인 문제아들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들을 학교로 불러 모아 기본적인 교육을 시킴으로써 당장에는 스스로 밥벌이를 할 수 있는 성인으로 기르고, 나아가서는 민주시민교육을 통해 바람직한 시민으로 성장하게 돕는 것입니다.

교육에는 몇 가지 다른 목표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뛰어난 학생들을 발굴하여 한국어를 가르친 후 한국의 의과대학에서 교육시킨 뒤 다시 그곳으로 보내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그곳의 의료문제를 함께 해결 할 수 있습니다. 또 민주화된 버마에서 민주시민으로서 자유버마의 뿌리를 튼튼하게 해 줄 수 있습니다.

자유버마감시자들(Free Burma Rangers)이 하는 일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인종청소의 희생자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정글을 헤치고 다니면서 구조하고 치료 및 교육하는 그들의 활동에 필요한 물품이나 비용, 정글 사람들에게 필요한 약품이나 공책, 연필 등을 공급하는 일입니다. 이렇듯 이 모든 문제들의 근본적인 해결할 실마리인 민주화 이전에도 당장 할 수 있는 일들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습니다.

성경에는 요나라는 사람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배를 타고 가다가 풍랑을 만나 버려져 큰 물고기 뱃속에 3일을 있었던 사람 이야기입니다. 그 이야기의 사소한 부분이지만, 풍랑을 만나자 뱃사람들이 승객들에게 각자 자신의 신에게 기도하라고 했다고 합니다. 지금 버마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말인지도 모릅니다. 종교가 무엇이든 이들의 구원을 기도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작은 일이라도 실천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