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어느 꽃집에서 우리집으로 이사온 쟈스민이 노란색 예쁜꽃으로 우리 부부에게 즐거움을 주더니, 어느덧 봄기운을 받아 힘차게 자라오르고 있다.
처음에는 줄기 하나하나가 힘없이 갈 바를 모르고 헤매더니, 어느 순간 서로를 의지하고 지지하는 방법을 터득하여 이렇게 높이 힘차게 솟아오르고 있다.
그렇다.
힘없고 가난한 우리지만 이렇게 서로에게 의지가 되어주면서 우리는 또 다른 행복한 삶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렇게 솟아 오를 수 있다.
그것이 성경이 말하는 주를 믿는 자가 독수리 날개치며 오르듯 솟아 오른다는 말의 의미이리라.
쟈스민 한 그루가 도종환님의 담쟁이가 생각나게 한다.
담쟁이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 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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